[라이브인터뷰]STX 이신형, '빵과 코'에 대해 입을 열다
[포모스 최민숙 기자]이신형, "앞으로도 에이스로 불리고 싶어요"
이번 라이브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STX의 테란 이신형이다.'STX 이신형'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e스포츠 팬이라면 십중팔구 이신형을 말 없고 안정적인 스타일의 테란 선수로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이신형이 안정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이 맞고, 말수가 많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다는 아니었다.

평소 경기가 끝난 뒤 이신형의 승자 인터뷰를 할 때면 으레 "조금만 더 크게" 내지는 "너무 짧은데 한 마디 더"라는 주문이 빠지지 않는다. 내심 이신형의 인터뷰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이신형은 그런 기우를 말끔하게 걷어내고 인터뷰 내내 크고 작은 웃음을 선사했다.
프로리그 10-11시즌은 '혁명가' 김택용(SK텔레콤)이 주름잡은 시기다. 아울러 '택뱅리쌍'의 다른 세 선수까지, 이들은 지난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시즌의 주인공이었다. 여기에 그들의 사이를 비집고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준 선수가 있다. 이번 라이브인터뷰의 주인공, STX 이신형이다.
- 라이브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됐는데,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해요.▶ 인터뷰 한다는 사실을 방금 들어서 약간 긴장이 되고…원래 한 숨 자려고 했는데 인터뷰를 하러 나오게 됐어요. 뭐라고 해야 되죠? 음…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내서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된 것 같은데 놀랍기도 하네요. 말을 잘 못하지만 오늘 인터뷰 열심히 잘 해보겠습니다.
- 인터뷰를 하게 된 소감만 말하지 말고, 자기 소개도 해주세요(웃음).▶ 아아(웃음). 안녕하세요, STX 소울 테란, 아직 에이스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이신형입니다. 라이브인터뷰를 하게 돼 많이 떨리지만 최선을 다할게요.
눈 떠보니 '에이스'

16세의 이신형, 데뷔전에서 승리했을 당시이신형은 2008년에 데뷔했다. 공식전 데뷔는 2008년 12월 16일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시즌 STX와 CJ의 경기에서였다. 난생 처음 프로리그 경기에 나선 이신형은 진영화(CJ)를 이겼다. 2008년에 치른 단 한번의 공식전에서 승리한 것.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이신형은 해를 거듭할수록 좀 더 여러 번의 출전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많다고 할 수는 없는 숫자였다. 이신형은 데뷔 이후 2년간 프로리그에 16번 나왔을 뿐이다.
8승 8패, 정확히 5할의 승률을 기록했던 이신형이 어쩌다가 한 번씩 경기에 나오는 신인에서 주목 받는 선수로 올라설 수 있게 된 것은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시즌부터였다. "왜 이렇게 자주 나오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출전 횟수가 부쩍 늘었다.
숫자로만 봐도 이신형의 위치가 이전과 사뭇 달라진 것을 알 수 있다. 50회 이상의 출전, 60%가 넘는 승률. 이신형은 지금까지 자신의 프로게이머 생활 사상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STX 지탱하던 기둥인 '브레인' 김윤환과 '곡예사' 김구현이 부진한 틈을 이신형이 메웠고, "STX 에이스는 이제 이신형"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돌았다.
- 10-11시즌을 통해 STX 에이스 자리를 꿰찼는데, 갑자기 성적이 급상승한 비결은 뭔가요?▶ 제 자신의 변화가 있었다기보다는 7전제의 덕을 본 것 같아요. 출전 기회가 많아져서 1라운드 때부터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게 됐으니까요. 프로리그 시작할 때부터 경기가 잘 풀리더라고요.시즌 시작 전부터 팀 내부평가전에서 성적이 잘 나왔고, 실력이 있는 상태에서 운도 따라주니까 잘 된 것 같아요. 또 제 스타일도 성적 상승에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잘하는 '택뱅리쌍'급 선수들에게는 약하지만, 비슷한 선수들에게는 거의 안 지거든요.
- 정말 잘한다고 인정하는 선수는 누구인지 궁금해져요.▶ '택리쌍'으로 불리는 김택용, 이영호(KT), 이제동 선수에게 제가 많이 졌어요. 송병구(삼성전자) 선수와는 한 번도 경기를 안 해봐서 잘 모르겠네요. 그 외에도 전태양 선수나 팀의 에이스인 선수들에게 많이 졌고요.
- 지난 시즌 프로리그 에이스 결정전이 부담스럽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승률이 괜찮더라고요.▶ 에이스 결정전은 항상 뭔가를 준비해서 나갔는데 그게 최고의 시나리오로 잘 통했어요. 운이 많이 따랐죠. 엄청 긴장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짧은 시간 안에 끝낸 적이 많았고요. 스스로 연습 경기가 만족스러우면 자신있게 경기를 할 수 있죠.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연봉도 올랐다고.- 이번에 재계약을 완료했는데 연봉도 올랐을 것 같군요. 마음에 드는 수준인가요?▶ 이번에 팀 성적이 좋다고는 할 수 없어서 전체적으로 삭감됐어요. 저는 당연히 올랐죠. 확 오르진 않았고 무난한 정도에요. 별로 돈에 욕심도 없긴 한데 그래도 집에 보태주려면 저나 팀이나 잘해서 연봉이 오르는 게 좋겠죠. 다음 시즌이 포인트인 것 같아요. 다음에도 잘해야 그래도 억대 비슷하게 가지 않을까 해요.원래 필요할 때 용돈을 타서 썼는데 이제 한 달에 30만원으로 고정됐어요. 이번에 헬스 비용으로 쓴 것 외에는 돈을 쓴 적이 없네요. 바깥에 나갈 일이 없거든요. 윤환이 형은 어디로 나가는지 모르겠지만 휴일만 되면 바로 사라져요. 나갈 일이 많아서 그런가 옷을 자주 사는 편이고요."
- 그렇다면 다음 시즌 연봉 상승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우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고(웃음) 게임도 상당히 잘 되고 있어요.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은데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면 좋겠어요. 코 큰 사람들이 게임을 잘 하잖아요(웃음). 그래서 자신감은 많이 없지만 저도 잘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다음 시즌에도 에이스라는 말을 계속 들을 수 있도록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 자신의 코에 만족을 한다는 뜻인가요?▶ 외모적으로는 코가 큰 게 싫어요. 김택용 선수는 코가 크다는 말을 듣지만 뭔가 괜찮은 것 같은데 저는 코 밖에 안 보이는 것 같아요.
프로리그 성적이 놀랍도록 상승했지만, 이신형이 아직 자신을 가리켜 "팀 내 테란 에이스인 것은 맞는데 STX 에이스는 아니에요"라고 손사래 치는 이유도 여기 있었다. 이신형은 이런 에이스들을 넘어서야 진정한 팀의 에이스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 다들 STX 에이스는 이신형이라고 하는데 본인만 극구 부인하고 있어요.▶ 10-11시즌에 잘했다고 많은 분들이 '에이스다, 에이스다' 해주셔서 좋기는 한데 그와 비례해서 부담이 많이 생겼어요. 제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도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다음에도 잘한다면 그때는 저도 에이스라고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다른 팀 에이스들에게 패배를 많이 당한 이유가 뭘까요?▶ 머리가 단순해 이상한 플레이를 잘 못해서 도박적인 수를 쓰기보다는 순수 실력으로 붙다 보니 많이 지는 것 같아요. 변칙적인 것보다는 미련하게 한 가지만 고집하는 스타일이 저와 잘 맞아요. 그래도 지난 시즌 에이스 결정전 성적은 꽤 괜찮았어요. 요즘 실력이 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는 다른 팀 에이스들을 실력으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vs 프로토스전, 부종전에서 해답을 찾다?

부종전의 달인 김정우- 하긴 프로리그에서 늘 안정적인 스타일의 운영을 선보였죠. 상당히 수비적이기도 하고요.▶ 데뷔 초부터 지난 시즌까지 스타일에 변화 없이 언제나 정석을 추구했어요. 그런데 최근에 연습하면서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일주일 전쯤부터 프로토스전은 공격적으로 하는 게 좋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보통 프로게이머들은 정말 어려운 상대와 맞붙거나 또는 이겼을 때 뭔가 깨달음이 온다고 한다. 이신형에게 찾아온 변화의 계기는 뜬금없게도 '부종전'이었다. 시즌 중에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현재 비시즌 기간이라 CJ나 삼성전자 선수들과 배틀넷에서 연습을 자주 한다고.
이신형은 "김정우 선수와 부종전을 했는데 새로운 운영법을 배웠는데 아주 유용해요"라고 소개했다. 그럼 김정우의 플레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냐고 하자, 이신형은 "아니요. 그대로 베껴서 해요"라고 말했다. 너무나 솔직한 대답이었다.
- 저그 선수에게 테란 운영법을 배우다니 꽤 독특해요.▶ 제가 프로토스를 했는데 김정우 선수의 테란에게 졌어요. 부종족을 잘 하는 선수로 알려져 있는데 진짜 잘하시더라고요. 김정우 선수에게 새로운 운영법을 하나 배워서 최근에 그걸로 상당히 많이 이겼어요.
- 김정우가 은퇴를 했다가 다시 선수로 복귀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정우형이 다른 팀이랑 주종으로는 게임을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실력을 가늠해볼 수는 없지만 원래 잘하셨으니까 돌아오셔서도 잘하실 것 같아요. 예전에 많이 졌는데 지금도 쉽지는 않겠지만 다음 시즌에 경기에서 만난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저그전에는 자신 있거든요.
- 그렇다면 가장 좋아하는 종족전도 저그전이겠네요.▶ 네, 저그전을 가장 좋아해요. 그런데 연습 때와 달리 방송에서는 프로토스전이 더 쉬워요. 제가 경기 때마다 긴장을 많이 하는데, 긴장을 하면 바이오닉 컨트롤이 잘 안돼요. 프로토스전은 메카닉이라 긴장을 해도 유닛이 쉽게 죽지 않아 괜찮은 것 같아요(웃음). 연습할 때나 방송에서나 제일 싫어하는 것이 동족전이에요. 유닛 간 상성이 없어서 어려워요. 신기하게 많이 이기기는 하지만요.
끊어내고 싶은 애증의 이름, '빵'

이신형은 좋은 의미의 별명이 생기길 바라고 있다사실 이신형이 처음 화제가 된 것은 좋은 성적 때문이 아니었다. 이신형은 STX의 에이스로 알려지기 전 무명의 선수일 당시, 개인리그에서 김택용을 탈락시킨 뒤 얻은 '빵셔틀'이라는 별명으로 존재를 알렸다. 이 별명은 언제나 이신형을 따라다녔다. '빵셔틀'에서 파생된 '빵신형'이라는 별명이 점점 퍼지면서 '이신형이 STX에서 빵을 사다 나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빵'과 관련된 별명이 생기기 전에는 보거스를 닮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이신형은 "보거스를 닮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 '빵셔틀'에서 최근 '일진'이 됐는데, 이런 별명들을 어떻게 생각해요?▶ '빵셔틀'이라는 별명이 예전에 네이트 MSL 32강 최종전에서 김택용 선수를 꺾으면서 생긴 걸로 기억해요. 그 경기 때문에 안티팬들이 많이 생겼는데, 그 분들이 저를 그렇게 부르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 별명 때문에 제 프로게이머 인생의 절반은 실패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아요.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그런 별명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지내요. 일진도 괜찮기는 한데 안 좋은 이미지와 결부된 단어라 썩 좋진 않아요. 팬 분들이 좋은 걸로 잘 지어주시면 좋겠어요.
- 실제로 팀원들에게 빵을 사다 준 적이 있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있어요.▶ 아뇨, 없어요. 말로 형들이 시킨 적은 있어도 실제로 사다 주지 않았거든요. 특히 (김)윤중이 형이 그 별명으로 저를 부르곤 했어요.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티를 냈더니 더 이상 놀리지 않더라고요. 별명 때문에 원래 좋아하지도 않던 빵이 더 싫어졌죠. 그래도 먹기는 먹어요.
- 빵 별명과 관련된 악플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기분이 좋을 수는 없겠지만요.▶ 네이버에 이신형을 치면 연관 검색어에 빵셔틀이 떠요. 악플에 신경을 안 쓸 수는 없지만 참고 살아야죠. 그래도 악플을 보면 저도 모르게 몸이 뜨거워져요(웃음).
STX 폭로전, 김윤환과 김윤중

김윤환, '신형아, 너 지금 내 얘기 하고 있니?'이신형에게 팀원들에 대해 묻자 자신과 김성현이 천적관계라는 '자폭'을 비롯해 폭로가 줄을 이었다. "윤중이 형이 방송에서는 이영호(KT) 선수를 이기는 등 잘하는 것 같지만 내부평가전 성적은 별로 좋지 않아요. 그리고 원래 장난기가 있기는 한데 방송에 나갈 땐 그걸 의식하고 일부러 더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네요."
팀의 맏형인 김윤환이 "최근 헬스장에서 잘난척을 한다"는 제보도 있었다. "요즘 팀에서 운동을 많이 하고 헬스장도 다니는데 다들 헬스의 입문자 수준이에요. 윤환이 형은 예전부터 헬스를 했는데 은근히 힘이 있더라고요. 잘난 척을 많이 하는 것이 단점이긴 해도 알려주는 대로 배우고 있어요."
STX는 축구와 탁구, 배드민턴 등 각종 운동과 헬스를 병행하며 선수들의 체력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그렇다면 그 효과는 어떨까.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오전에 계속 운동을 하니까 막상 연습을 할 때는 힘들어서 피곤해도 몸이 좋아지는 게 느껴지거든요."라는 것이 이신형의 대답이다.
- 김성현이 거의 천적 수준으로 본인을 잘 이긴다던데 사실이에요?▶ 많이 졌던 탓에 시작도 하기 전에 정신적으로 지고 들어가니까 더 많이 졌나 봐요. 그래도 천적까지는 아니고 최근에 5:5로 맞춰가고 있어요. 성현이 형 스타일이 상당히 수비적인데 제가 테테전은 공격하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성현이 형이 제 공격패턴을 꿰뚫고 있어서 그 동안 못 이겼나봐요.
- 다른 선수들과 연습할 때 성적은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요.▶ 저희 팀 선수들은 다 이겨요. 특히 저그전은 거의 안 지고요. 그런데 대근이 형은 좀 달라요. 보통 저그들이 쓰는 빌드를 안 쓰고 5드론이나 오버풀처럼 극단적인 빌드를 연습 때도 잘 하거든요. 심리전도 안 통하고요. '안 하겠지' 라고 생각할 때마다 어떻게 알고 5드론을 하더라고요(웃음). 참 이상한 스타일이에요.
얌전하기로 소문난 STX 선수들은 다른 팀과 달리 팀 컬러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이신형도 예외가 아니었다. 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저희 팀이 색깔이 없다고 평가 받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선수들은 STX도 고유의 팀 특성을 만들어가려고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차기 시즌에는 멋있는 모습으로 찾아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대근이 형이 세리머니를 많이 하겠다고 하니 저도 옆에서 조금씩 거들어서 팀 컬러를 만들어나가도록 할게요."
한 지붕, 7남매

이신형은 7남매 중 넘버 2!가족경제에 한 몫을 보태고 있는 이신형은, 근래 보기 드문 대가족의 맏아들이다. 이신형은 위로 누나가 한 명 있고, 아래로 동생이 5명이나 있는 7남매 중 서열 2위다. 동생이 5명이지만 이신형은 "딱히 동생들이 많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누나와는 한 살 차이가 나는데 지난 해 서울대에 입학했어요." 정말, 요즘 '카더라 통신'은 척척 들어맞는다. 소문으로만 듣던 '이신형의 서울대 누나'는 '트루'인 것으로 판명됐다. 동생들도 전부 공부를 꽤 잘하는 편이라고 한다. 정작 본인만 '공부 머리'를 이어받지 못했다고.
"초등학생 때까지는 자유롭게 놀고 중학생 때부터 아버지가 진로를 지도해주시는데 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하시는 편이에요." 목사인 아버지를 둔 이신형은 자유로운 가풍 속에서 프로게이머의 꿈을 키웠다. "저는 항상 공부를 못했어요. 저는 낙오자에요(웃음)."
공부에는 뜻이 없었지만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는 이신형이 동생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형이다. "바로 아래 남동생과 2살 차이가 나는데, 교내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편이래요. 형이 저라고 말은 한다는데 그렇게 자랑할 정도인지는 의문이에요."
"초등학생 때 이후로는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어요."꽤 충격적이다. 초등학생 때 여자친구를 만날 만큼 조숙했던 것도 그렇고, 그 때 말고는 지금까지 연애를 안 해봤다는 것도 그렇다. "연애에 관심은 있는데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니까 체념했어요. 프로게이머 하면서는 만날 시간도 없고 또 이성친구보다 자기 계발이 먼저인 것 같아요."
'프로게이머로서 성적을 내는 것이 이성친구보다 더 중요하다'고 이신형이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안 만나는 것도 있지만 못 만나는 것도 있죠"라고 솔직하게 인정할 것은 하면서 슬쩍 '공주의 남자에 나오는 문채원이 이상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그렇지만 심하게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웃음).
알고 보면 엘리트 프로게이머

이신형의 프로게이머 인생 시작은 김은동 감독의 혜안 덕분STX는 프로게임단 중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어린 팀으로 알려져 있다. 이신형 역시 상당히 어린 나이에 데뷔했고 지금도 19세로 연소한 편.
- 프로게이머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원래 초등생 시절부터 게임을 많이 했어요. 공부로는 미래가 어둡기도 하고 재미도 없어서 뭔가 해야 한다면 게임 쪽으로 나가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처음에는 집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할 환경이 아니어서 하루에 3시간씩 PC 방에서 연습을 했어요. 그러다가 삼촌이 컴퓨터와 스타크래프트 CD를 사주셔서 그때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매달렸습니다.전주에 살고 있었는데 대구에서 열리는 e-Fun 2007대회에 전라북도 대표로 선발돼 나갔어요. 김은동 감독님이 저에게 명함을 주시는 행운이 찾아왔고, STX에 입단하게 된 거죠. 나름 프로게이머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것 같아요.
당시 이신형은 15살 중학생이었는데 발군의 실력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 틈에서 2위를 차지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될 성 부른 나무의 떡잎을 알아본 김은동 감독의 혜안은 정확했다.
- 세 종족 중 테란을 선택한 이유는요?▶ 종족을 몇 십 번이고 계속 바꾸다가 그냥 테란으로 했어요. 이유는 기억이 안 나지만 괜찮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스타일에 잘 맞는데다 제일 좋은 종족을 고른 것 같아 후회는 없습니다.
- 개인리그에서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이번에 MSL에서 잘해보려고 했는데…스타리그는 상당히 어렵더라고요. 맵이 어렵고, 부스도 저랑 안 맞아요. 개인리그보다는 프로리그가 우선시하고 있는데 실력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개인리그에도 올라가게 될 것 같아요.
- 공군에 입대할 예정인 김구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구현이 형이 지난 시즌 기대만큼의 성적을 못 냈잖아요. 절정의 기량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팀 내에서 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공군 입대를 결정했더라고요. 이왕 가게 됐으니 공군에서 잘 지내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경기에서 만날 수도 있는데 구현이 형은 속업 셔틀과 리버 견제가 특기라 제가 좀 싫어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래도 제가 이기겠죠(웃음)?
실력이 상승하면서 팬미팅에 대한 욕심도 부쩍 생겼다. "저희 팀이 지난 시즌 팬미팅에서 간단한 게임도 하고 그러는데 팬 분들이 좋아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그렇게 재미있어 보이지 않았어요(웃음). 웅진이나 CJ처럼 저희 팀도 장소를 빌려서 팬미팅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만일 그런 팬미팅 자리가 생기면, 팬 분들이 시키는 걸 다 할 자신 있어요."

팀이 우승하는 그 날까지 파이팅!더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이신형은 "벌써 인터뷰가 끝난 것이냐"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 좋은 별명 얘기 때문에 약간 슬프기는 한데 그런 이미지가 빨리 없어지면 좋겠어요. 제 인터뷰 내공이 부족해서 스스로 평가를 하자면 한 50점 정도인 것 같아요. 그래도 좋게 봐주세요."
열아홉 살의 나이보다 어딘지 어른스러워 보이는 그답게 미래에 대한 생각도 빼놓지 않았다. "지금은 일이 잘 풀리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10년 후를 생각하면…불안하긴 하거든요. 하지만 현재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고민을 하기 보다는 일단 프로게이머 생활에 집중하자고 결론을 내렸어요. 나중에 뭘 하든 잘 될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요. 지금은 STX가 우승하는 것이 제 첫 번째 소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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