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켠김에 왕까지'의 '만능 게임맨' 허완욱을 만나다

[포모스 강영훈 기자]게임의, 게임에 의한, 게임을 위한 라이프스타일을 엿보다
'켠 김에 왕까지'에서 옵저버 역할을 맡고 있는 허완욱 씨.'켠 김에 왕까지'(이하 켠왕)는 말 그대로 게임을 시작한 김에 마지막 판의 최종보스까지 클리어햐 끝이 나는 리얼 게임 버라이어티 쇼다. 오로지 게임 전문 채널에서만 가능할 수 밖에 없는 포맷과 빵빵 터지는 빅재미 보다는 출연자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듯 오랜 녹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 인간적인 잔재미로 보는 이들을 빠져 들게 만드는 프로다.

오랜 녹화 시간 때문에 주인공 격인 허준을 비롯해 여러 게스트들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비중이 굉장히 높거나 혹은 현저히 낮다. 하지만 '켠왕'의 진정한 애청자라면 이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등장하며 출연자들 못지 않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악마의 옵저버' 허완욱 씨다.
포모스에서 모처럼 만난 'e사람'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켠왕'에서 출연자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게임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쉽게 도와주지는 않는 얄미운 캐릭터다. 게임 선정에서부터 기획, 연출, 출연까지 전방위로 켠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허완욱 씨를 만나기 위해 직접 분당의 스튜디오까지 찾아가 봤다.
▶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게임 마니아, 켠김에 왕까지의 핵심 인물!

'켠왕'에서 그가 맡은 것은 게임 해결사지만 출연자들의 성격을 이끌어 내는 역할도 있다.허완욱 씨는 자타가 공인하는 게임 마니아다. 무려 5살 때부터 '재믹스'라는 게임기를 붙들고 게임에 푹 빠졌다는 그는 '켠왕'이라는 프로그램을 탄생시키는데 크게 일조한 인물이며, 실제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과시하는 존재다.
원래는 게임의 선정 및 세팅, 출연진에 대한 조언을 담당하고 있으나 게임을 굉장히 잘 알고, 또 잘 하는 입장에서 서서히 출연자들의 생사(?)를 쥐락펴락 하는 인물로 진화한 것. 허준에게 목조르기를 당한다든지 힌트를 얻기 위해 게스트들이 그에게 애걸하는 모습을 보면 그의 존재감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평가는 '치사하다', '사악하다'이긴 했지만.
-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온게임넷의 옵저버 하면 조진용 씨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텐데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건지 궁금하다.
"기본적으로 하는 일들은 비슷하다. 온게임넷에 있으면서 던전앤파이터, 아바, 카스 온라인, 스페설 포스 등등의 리그를 맡았었고, 야외로 ENG촬영을 나갈 때도 함께 간다. 기술적인 부분부터 시작해서 화면 녹화까지 다양한 일을 하고 있고 켠왕을 중심으로 일하고 있긴 하지만 박종남 피디랑 '새벽에서 황혼까지' 라는 프로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은 중단된 상태지만."
옆에 있던 나형은 피디가 "우리 제작진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바로 허완욱"이라며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다 안다"고 귀뜸했다. 또한 분명히 조진용 옵저버도 예전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음지에 있는 사람"이라 말했었는데 사실은 거기가 양지였고 자신이 있는 곳이 음지라니 뭔가 감춰진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찾은 그에 대한 자료를 간단히 소개한다.

엔하위키에 올라와 있는 허완욱 씨에 대한 설명.나중에 확인한 결과 위 내용에는 사실과 크게 다른 내용이 없었다. 또 그 밖에 코스프레에 얽힌 추억이 많다든지, 집안에 게임기와 게임 타이틀이 쌓여 있다든지, 에바의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티셔츠를 소중하게 여기며 입고 다닌다든지 하는 것들도 실제로 확인했다.
▶ 게임 좋아하냐고요? 하다가 병원에 실려갈 정도였죠

녹화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 게임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은데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병원에 실려간 적도 있었다. 내가 비디오 게임을 할 때 온라인 게임을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자기네 집에 엄청난 게 있다는 거다. 그게 바로 '삼국지3'였다. 그 친구네가 보신탕 집을 했었는데 처음에는 밥도 잘 먹고 게임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콜라만 마시면서 게임을 하게 되더라. 그러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었는데 눈을 떠 보니 병원이었다."
- 게임 하다가 실신이라니. 믿기 힘든 이야기다.
"병명이 아마 급성 영양실조인가 그랬던 것 같다. 중요한 건 링거 맞고 하루 만에 퇴원해서 친구네 집에 돌아갔더니 집에 모니터가 없어졌는데 친구 어머니가 갖다 버리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친구랑 둘이 돈 모아서 모니터를 샀던 기억이 난다."
- 하긴 집에 놀러 온 아들 친구가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게임을 했으니 어떤 어머니가 모니터를 안 버리겠나. 부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다.
"우리 어머니도 내가 게임 하는 걸 별로 안 좋아 하셨는데 중학교 때 '세가 새턴'이라는 게임기를 부순 적이 있다. 그 때도 항의하는 의미에서 단식 투쟁에 들어간 적이 있다. 결국 나중에는 포기하시더라."
이 때,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듣고 있던 나형은 피디가 "군대 얘기도 있잖아. 그것도 얘기해"라고 던지자 허완욱 씨의 무용담은 계속됐다.
"GBA SP라고 휴대용 게임기 최초로 백라이트 기능이 됐던 물건이 있었는데 군대에 있을 때 백일휴가 나왔다가 그걸 사서 들어갔다. 내무실에서 몰래 새벽 2시부터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어드밴스를 하기도 했다. 군대에서도 힘을 줬던 것이 게임이었고 여태까지 게임을 해 오면서 후회한 적은 없다. 여자친구도 있다. 모니터에서 안 나와서 좀 그런데 뭐 사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말도 잘 듣고 정말 좋은 친구다."

아! 나의 여신님의 주인공 베르단디. 허완욱 씨의 첫사랑이라고.그의 충격적인 얘기는 계속됐다. 자신의 첫 사랑은 '아! 나의 여신님'의 '베르단디' 였다며 수줍게 고백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성인에 출연했던 '오덕페이트'가 오버랩 되기도 했지만 게임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코스프레에도 식견이 높은 그의'마니아를 넘어선 전문가'로서의 미덕일 뿐이다. & #160;
참, 게임기와 타이틀이 가득한 집 안이 가장 좋다는 그는 집 안에서 노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면서도 프라모델 만들기나 야구 관람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젊은이이기도 하다. 부디 오해 마시라.
▶ 록맨, 두근두근 메모리얼, 프린세스 메이커2

위에서부터 록맨, 두근두근 메모리얼, 프린세스 메이커2의 이미지.게임으로 점철된 인생, 그렇다면 게임광 허완욱 씨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뭘까? 문득 궁금해졌다.
- 가장 좋아하는 게임이 뭘지 궁금하다.
"록맨이다. 인생이 들어있는 게임이라고 해야 할까. 쭉 해보면 '이게 바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구나'라는 점을 느끼게 되고 곧 이어서 '목숨보다 소중한 게 에너지'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게임 자체가 포기할 만큼은 아닌데 극악의 난이도인 것은 맞다. & #160; 이상하게 작은 실수로 계속 그르치는 경우가 생기고 어느 순간 똑 같은 패턴으로 계속 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 해탈을 하게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엔딩을 보게 되는 거지. 그런 식으로 몰입하게 해 주는 게임이 좋다."
"또 내가 한창 록맨을 좋아했을 때는 세이브가 안 돼서 패스워드를 넣고 게임을 이어가는 시스템이었다. 판을 깰 때마다 소중한 암호를 쪽지에 적어 놨는데 어느 날 어머니가 쓰레기인 줄 알고 치우셨던 거다. 그 때의 상실감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잠시 회상)"
"아, 켠왕을 하면서 했던 게임 중에서는 '두근두근 메모리얼'이 좋았다.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인데 여자친구한테 고백 받는 시나리오라서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었다. 또 명작인 프린세스 메이커2를 했던 것도 인상 깊었다. 왕이 있는 게임이 아니라서 여왕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였는데 마지막에 화가가 된 거다. 이틀 동안 패닉에 빠져 있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명장의 붓'을 안 팔아서 예술 수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화가가 된 거더라. 결국 혼자서 다시 여왕으로 키웠다."
▶ 게임 연출가로서 가진 앞으로의 목표와 바람

옵저버실에서 포즈를 취한 허완욱 씨. 에바 프린팅의 티셔츠를 입고 있다.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그가 가진 비전과 미래에 대해 들어 보기로 했다. "나도 커서 삼촌처럼 게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고 묻는 어린 조카들에게 "그렇게 되고 싶으면 공부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답변한다는 허완욱 씨. 역시 사악하다. 그렇다면 실제로 옵저버, 아니 게임 연출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경우는 게임을 만들려고 했었고 아는 형들과 사업을 하려고 했다가 여자저차 해서 온게임넷에 들어오게 된 케이스다. 그래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만족한다. 일단은 일하면서 게임을 해도 회사에서 뭐라고 안 해서 좋은 직업 아닌가. 하지만 '게임을 잘 하니까 게임연출을 할래요' 라고 하는 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프로게이머를 해야겠지. 게임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 게임을 어떻게 방송으로 내보내고 사람들과 이어줄 것인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분석을 잘 할 줄 알아야 하고 컴퓨터를 잘 다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 역시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해서 이런 것들을 잘 안다기 보다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실제로 그런 사업을 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이걸 만들려고 했던 사람은 왜 이걸 재미있다고 생각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했던 것이 컸다."
"지금 갖고 있는 '게임 연출가'라는 직업 자체가 신규 직업이라서 이 직업에 대한 뭔가를 스스로 만들고 싶다.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로 만들고 싶은 거다. 게임이라도 우리를 거쳐가야 잘 보여질 수 있다는 믿음을 주게끔 만들고 싶다. 아무리 봐도 e스포츠든 뭐든 게임에 관련된 산업이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고 결국 게임을 떠올렸을 때 옆에 없으면 안 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kangzuck@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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