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마켓 진입..코스피 바닥 확인 안됐다


기대감이 절망으로 돌아서는 순간은 찰나였다. 경기 하락 위험이 있다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고백'은 주 초반 주춤했던 곰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가 됐다. 새벽 뉴욕 증시가 하락하면서 아시아 증시가 하락했고 아시아 증시 하락이 다시 뉴욕 유럽 증시에 반영되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시장이 완전한 '베어마켓'(bear marketㆍ본격적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예측이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주식시장은 베어마켓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베어마켓의 일반적인 정의는 증시가 전 고점 대비 20% 하락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장을 말한다. FTSE 세계지수는 22일 5월 최고점 대비 현재 23% 하락한 상황이다.
경제통신사 블룸버그 역시 23일 오전 전 세계 주식시장의 베어마켓 진입을 알렸다. 블룸버그는 MSCI 세계지수가 5월 2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으며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이미 13일에 고점 대비 20% 하락해 베어마켓에 진입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투자의 대가들이 바라보는 전망도 어둡다. '헤지펀드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미국 CNBC와 인터뷰하면 미국 경제가 이미 더블딥에 빠졌다고 진단을 내렸다. 상품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짐 로저스도 재정 적자가 지붕 끝까지 치솟은 현재 상황은 정부가 구제에 나설 수 있었던 2008년보다 더 심각하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할리우드 영화와 같은 극적인 결과를 기다리던 낙관론자들은 시장의 연이은 폭락에 자취를 감췄다. 이제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은 '천장'이 아닌 '바닥'에 있다. 코스피 1900이라는 박스권 천장을 부수고 올라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1700을 지켜오던 바닥에 구멍이 뚫리면서 새로운 바닥이 어디가 될지를 지켜보는 시선으로 바뀌었다. 코스피는 지난달 9일 장중 1684를 기록한 이후 1700선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으나 이날 10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연중 최저치인 1697을 기록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코스피가 1700 아래로 내려간 만큼 저점이 한 단계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강등이나 그리스 디폴트 위기도 사실은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지금의 본질은 글로벌 경기 둔화"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이 이 본질을 건드렸고 시장이 여기에 본격적으로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종우 센터장은 "시장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부분이 좋지 않으면 시장의 힘은 지속적으로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8월 중순에 닥쳤던 저점을 막을 수 있을까가 관건이지만 당장 이 저점을 지켜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바닥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 유럽이 금융위기로 갈 거라는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며 "시장을 살릴 수 있는 해법은 빠른 정책 대응이지만 유럽은 2008년 위기가 터졌을 때 재빠르게 대응했던 미국식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위기를 촉발시킨 주체와 해결을 해야 하는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디폴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남유럽이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카드를 자국이 아닌 독일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결 속도와 의지 측면에서 과거 미국 사례와는 다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에는 문제의 근원이 유럽에 있고 미국과는 별개로 인식돼 왔는데,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통해 유럽의 문제가 미국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시인으로 해석돼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새롭게 불거진 악재가 없어 1700선은 아직 저가매수의 기회로 보는 측면이 있을 수는 있으나 이 선이 붕괴된 이상 시장은 더 깊은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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