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지빠귀 '꾹꾹' 소리 뜻 다람쥐 '벌레 간식' 메뉴 관찰하니 다 알겠네



[한겨레] 되지빠귀·다람쥐 서식 특성
관찰로 알아낸 생태 보고서
영국의 과학 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2008년 12월 이듬해인 2009년을 맞는 흥미로운 기획을 선보였다. 갈릴레오와 다윈 중에서 누가 더 인류의 세계관을 뒤흔들어 놓았는지를 인터넷으로 투표해보자는 내용이었다. 2009년은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인 동시에 갈릴레오가 태양과 달을 관찰한 지 400년이 되던 해였다.
두 과학자의 위대한 업적은 대부분 관찰을 통해 나왔다. 다윈은 22살 때 비글호를 타고 다니며 각종 생물들을 관찰해 생물이 진화한다는 진화론을 폈다. 갈릴레오는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태양과 달을 관찰해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는 지동설을 이야기했다.
사물을 자세히 보는 관찰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결론을 얻을 때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끈기도 필수적이다. 또 결과물을 해석할 수 있는 논리력과 창의력도 중요하다.
<둠벙마을 되지빠귀 아이들>과 <다람쥐>는 어린이에게 이런 관찰의 힘을 보여주는 생태학습서다. <둠벙마을 되지빠귀 아이들>은 경기도 성남시 영장산에 있는 작은 물웅덩이인 둠벙 근처 나무에 둥지를 튼 되지빠귀 가족을 3년 동안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전문가의 세밀화와 지은이가 찍은 사진과 동영상이 다채롭게 구성됐다.
지은이는 새들이 놀라지 않게 풀숲에 위장막을 치고, 최대한 새들이 생활하는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새들의 생태를 관찰했다. 겉보기엔 다 같은 새 울음소리도 관찰하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다르게 우는지 알게 된다. 아빠 되지빠귀가 먹이를 잡아 놓고 엄마 되지빠귀를 부를 때는 '삐비르 삐르비지'라고 울고, 새끼들에게 먹이를 줄 때는 '꾹꾹' 하고 운다. 되지빠귀가 천적인 까치와 고양이의 위협 속에서 새끼들을 보호하며 키우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되지빠귀를 비롯해 오목눈이·동박새 등 다른 새들의 울음소리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다람쥐> 역시 관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일본 교토 조선인학교 교사인 지은이는 우리가 숲에 가면 흔히 만날 수 있는 다람쥐를 관찰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다람쥐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다람쥐는 나무에 살지 않는다. 다람쥐는 주로 땅에 굴을 파놓고 산다. 나무에는 먹이를 찾거나 위험할 때 올라간다. 또 도토리만 먹는 것이 아니라 벌레와 개구리를 먹는다. 심지어 작은 뱀까지 잡아먹는 잡식성이다. 나무에 사는 것이 청설모이고, 다람쥐는 주로 땅에 산다. 청설모는 다람쥐보다 덩치가 크기 때문에 외래종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한반도 고유종이다.
한국 다람쥐와 일본 다람쥐도 서로 다르다. 한국 다람쥐는 물을 마실 때 고개를 숙이고 혀로 핥아 먹지만 일본 다람쥐는 물을 머금고 고개를 든다. 한국 사람들이 밥그릇을 상 위에 주로 고정해 놓고 먹는 반면 일본 사람들은 밥그릇을 손에 들고 먹는 것과 비슷하다. 일본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지만 한국 다람쥐는 겨울잠을 자지 않는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이미지 보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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