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솔 "김혜수·이영애처럼 내면 가득한 배우 되고파" (인터뷰②)


[TV리포트 박진영 기자] 하염없이 내리던 비가 그치고 잠시 해가 반짝 떠올랐던 어느 날, 강예솔(29·본명 임일규)은 화사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나섰다. SBS TV '당신이 잠든 사이'에서 오신혜 역을 맡고 있는 강예솔은 "지금은 드라마 속에서 지방으로 여행을 가 있는 상황이라 저 또한 친구들과 태국으로 여행 다녀왔어요"라며 배시시 웃음 지었다.
마주 앉기 전까지만 해도 혹시 낯을 가리지 않을까 싶어 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기우였음을 알게 됐다. 경험이 많고 생각이 많은 만큼 상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의 범위가 넓다는 사실을 그녀가 다시 한 번 일깨워 줬다.
◆ 우연을 넘어 운명 같은 배우로의 길
2006년 미스춘향 진 출신인 강예솔은 발레, 태권도, 검도까지 섭렵할 정도로 재능이 많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배우가 되려면 모든 것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아버지의 애정이 깔려 있었다.
강예솔은 "남동생은 운동선수, 저는 미스코리아를 시키는 것이 아버지의 꿈이었어요"라고 말하고는 거듭 아버지의 생각이었음을 강조했다. 계원예고를 가게 된 것도 아버지의 뜻이었다고. 연합고사를 보기 싫어 예고 시험을 보게 됐다던 강예솔은 "1학년 땐 아무 생각 없이 지냈는데 2, 3학년이 되니까 연기가 어려웠어요. 연극은 발성, 호흡도 좋아야 하는데 제게는 그런 부분이 부족했거든요. 그래서 대학에 가서는 영화 이론 공부를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기자로서의 길은 거짓말처럼 아주 우연히 찾아왔다. 드라마 제작사 오디션을 보러 간다는 친구를 따라가게 된 것. 그런데 감독의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강예솔이었다. 졸업을 앞두고 교생 실습을 나가야 하는 상황임을 설명했음에도 대본을 건네주며 연기를 해보라고 권한 이가 바로 SBS TV '귀엽거나 미치거나'의 조유진 PD였다.
"감독님에게 제안을 받고 마음이 점점 커졌어요. '한 번 해볼까?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처음 소속사에 들어가서는 소송도 하고 역경이 참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제 스스로 다져졌던 것 같아요. 꼭 해내고 말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제 안에 저도 모르는 열정과 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처음에는 몰랐던 것이 정말 많았다는 강예솔에겐 미스춘향대회도 그 중 하나였다. 그 당시만 해도 국내에 미인대회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고 한다. 미스춘향이 되기 위해 나선 참가자들 대부분이 여러 미인대회를 거쳤기 때문에 노하우가 쌓여 있었다고.
"다들 춘향대회라 판소리와 한국 무용을 하는데 저는 검도를 했거든요. 그 모습을 심사위원들이 더 신선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지금은 이게 운명인가 싶어요. 생각지도 못했던 이 길이 어떻게 보면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져 있던 길이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고등학교 때 어렵다고 싫어하고 거부했던 것 이면에 하고 싶었던 마음이 강했던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생각도 점점 바뀌고 하고 싶은 것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녀는 춘향대회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오정해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5월, 감기 기운이 있어 열이 나던 상태였는데 한복을 입어 정말 더웠다고. 결국 가수들이 나와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는 동안 강예솔은 기절을 하게 됐고 대회장은 난리가 나고야 말았다.
"그 때 오정해 선배님이 저에게 '일어나라. 안 일어나면 네가 이 대회 다 물어내야 한다'고 하신 말을 들었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눈이 번쩍 떠지는 거에요. 가능성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하라는 말씀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말 덕분에 끝까지 이 악물고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분명 아찔했을 사건을 이제는 "재미있는 일"이라고 소개하는 강예솔의 얼굴과 목소리에 생기가 가득했다.

◆ 닮고 싶은 '이영애'…친한 동생 '박민영'
조심히 이상형이 누구냐고 물어보자 돌아오는 답은 평범했다. 외모보다는 능력을 중시한다는 조금은 판에 박힌 대답. 하지만 조금이라도 강예솔과 대화를 나눠본 사람이라면 이 말이 보이기 위해 내놓는 답이 아니라는 것 쯤은 단박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진지했다.
"자기 분야에서 1등이었으면 좋겠어요. 여자나 남자나 자기가 가진 에너지와 일에 대한 열정을 보였을 때 멋있다고 생각해요. 전 외모는 오히려 강호동씨 같이 듬직한 분이 좋아요. 그렇지만 외모는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이 있는 사람은 뭔가 다른 것 같아요"
그러면서 그녀는 김혜수와 송승헌을 '멋진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지나가다가 김혜수 선배님을 잠깐 봤는데 생각보다 체구가 작으시더라고요. 그런데 그냥 지나가는데도 포스가 느껴졌어요. '이 아우라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송승헌 선배님과는 같은 사무실이라 종종 뵈었는데,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기가 있는 바탕은 외모뿐만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멋스러움과 열정인 거 같다고 느꼈어요. 그런 것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내면을 다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아직까지 자신은 신인이라 배울 것이 많다고 말하는 강예솔의 롤모델은 바로 이영애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지금까지 연기자의 길을 걸어온 이영애의 모습을 닮고 싶은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또한 '마프' 때 만난 김태희에 대해서는 "정말 예뻐서 깜짝 놀랐어요. 요정 같았어요. 그리고 현장에서 정말 설이처럼 밝았어요"라고 감탄을 했다. 그리고 함께 악역을 했던 박예진에 대해서도 "정말 멋있어요. 연기도 열정적으로 하고, 뒤에서 품어 나오는 포스도 대단해요. 저의 동경의 대상이세요"라며 존경을 표했다.
그런 그녀가 친한 연예인으로 박민영을 꼽았다. 2009년 SBS TV '자명고'를 통해 만나게 된 박민영은 강예솔에게 귀엽고 예쁜 동생이다. "정말 귀여워요. 게다가 워낙 열심히 하는 아이에요. 욕심도 많고 배울 점도 참 많은 멋있는 동생이자 선배님이시죠" 요즘 워낙 바빠서 전화통화도 잘 못했다던 강예솔은 이 기회에 연락을 해봐야겠다며 또 활짝 웃음 지었다.
◆한 단계식 발전하고 싶은 아름다운 靑春
강예솔은 욕심이 많다. 배우로서의 욕심도 분명 많지만, 한 사람으로서 채워나가야 하는 내면적인 부분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했다.
"좋은 기회가 된다면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어요. 제가 조금 밖에 알지 못해도 가르치다보면 제가 더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남에게 베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상명대학교 영화과에서 교직이수를 하던 중에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동국대학교에 편입을 했다. 소속사와 일이 있어서 계속 휴학을 하다 보니 아직도 대학생이라고 쑥스러워하던 강예솔은 연기 공부를 위해 대학원도 갈 생각이라고. 그녀는 열정 가득한 어린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며 참 행복해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단계를 밟아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연기도 아직 잘 못하고, 모르는 것 투성인데 큰 역할을 맡는 건 민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 배우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그럴수록 저를 더 누르고 있어요. 한 발자국씩, 한 계단씩 가자. 쉽게 올라가면 쉽게 내려온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강예솔은 스스로를 "하나씩 채워나가고 싶은 욕심에 하얀 도화지라고 하고 싶다"고 말하고는 "아, 식상하다"며 웃음 지었다. "오디션에서 어떤 감독님이 '비행기는 뜨는 것이 어렵지 착륙할 때는 쉽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비행기는 천천히 떠서 제일 높은 곳으로 가잖아요. 제일 높은 곳은 아니더라도 갈 수 있는 곳까지는 가고 싶어요. 아, 이것도 식상하네요.(웃음) 하지만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 말이에요"
그렇다면 현재 강예솔 비행기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그녀는 "이제 막 활주로에서 바퀴가 약간 접힌 상태"라고 말하고는 "늦지 않았나, 라는 조급함은 없어진 것 같아요. 자신감이 좀 생겨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진지하게 덧붙였다.
"통일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들고, 일반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잖아요. 작품을 하면서 고개를 숙여야 하는 건 맞는데 어떻게 보면 연기하는데 있어서 여유가 생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정말 필요한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경험치 못한 것을 다 해본 것이 다 재산이 된 듯해요.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하지만요(웃음)"

박진영 기자 neat24@tvreport.co.kr/ 사진=이새롬 기자 saeroml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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