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 '과학자의 서재' 펴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책을 쓰면서 참 부담스러웠어요. 제가 아직 60세도 안 됐고, 나름대로는 스스로 굉장히 젊은 줄 알고 살고 있는데 벌써 이렇게 인생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되나 싶어서요." 세계적 권위를 지닌 자연과학자이자 30여 권 책을 번역ㆍ저술한 작가인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57). 최근 '과학자의 서재'(명진출판 펴냄)라는 책을 펴낸 그와 지난 4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과학자의 서재'는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의 인생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며 그의 '인생을 바꾼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일본의 저술가 다치바나 다카시가 쓴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같은 책을 쓰고 싶었어요. 제가 그동안 읽은 책을 쭉 모아서 '나도 이런 책을 읽어왔다'고 쓰려고 했죠. 그런데 출판사와 얘기를 나누며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제 인생 이야기 위주의 책이 돼 버렸어요. 써놓고 보니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어떤 책이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왔는지 얘기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책에서 그는 "방황은 실패가 아니라 자기답게 사는 길을 찾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제가 굉장한 엘리트이고 승승장구하며 살아온 사람인 줄 알아요. 하지만 저는 뜻밖에 방황을 많이 했고, 뒤늦게 온 기회를 잘 운영해서 살았을 뿐이거든요. (제 이야기를 통해) 젊은 사람들에게 '생각보다 인생은 길다' '살다보면 기회는 꼭 온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그는 책을 쓰는 동안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몰래 들춰 보기도 했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하는 '방황'에는 몇 가지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첫째는 "방황은 하되 방탕하거나 타락하지 말 것". 둘째는 "언제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그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독서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재벌(財閥)'이라는 말에서 착안해 스스로를 '책벌(冊閥)'이라고 부르는 최 교수다운 말이다.
"다행히 책을 계속 읽고 있었다는 게 방황의 끝에 저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문을 열 수 있게 해준 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아영 기자] ▶ [화보] 2011 미스코리아, 차원이 다른 그녀들의 `S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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