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아일스] "청용 부상, 끔찍해서 영원히 잊지 못해"

배진경 입력 2011. 8. 1. 12:47 수정 2011. 8. 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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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청용이 부상을 당하는 장면은 여전히 내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소리 역시 영원히 귀에 쟁쟁할 것만 같다.

사우스 웨일즈의 뉴포트에서 흥겨운 친선전이 25분쯤 지나는 시점이었다. 이청용은 예전처럼 빠른 템포의 축구 스타일을 선보이는데 온 신경을 쓰고 있었다.

뉴포트가 프리미어리그 팀인 볼턴보다 4단계 아래의 리그에 위치해 있더라도 경기를 꽤 잘 풀어갔다. 몇 번 대단한 골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1-2로 뒤지고 있는 게 불운한 것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바로 그 때 사건이 벌어졌다.

나이젤 리오-코커가 사이드 라인 앞 쪽에 있는 이청용에게 공을 패스했고, 레프트 윙으로 자리를 옮겼던 이청용은 피치 중앙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청용의 돌진은 톰 밀러의 멍청하기 이를 데 없는 '모험'으로 이내 끝이 나고 말았다.

유튜브에서 그 장면을 되돌려 보면, 21세의 톰 밀러가 막기에는 이청용이 매우 빨랐다는 게 명확해 보인다. (덕분에 톰 밀러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사람 중 한 명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비디오 클립에 나타나지 않은 게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저격수의 총이 장전되는 듯한 끔찍한 소리였다. 톰 밀러의 스터드가 이청용의 다리에 닿아 달가닥 소리를 냈고, 곧이어 다리는 부러져 두 쪽으로 나뉘었다.

필자는 그런 소리를 예전에 딱 한 번 들은 적이 있다. 학교에 다녔던 시절 내가 유소년 축구 선수로 활약하던 때였다. 한 꼬맹이가 철거덕 소리를 내며 누군가와 부딪혔고, 그 때문에 그 아이의 다리는 나뭇가지처럼 부러지고 말았다. 이청용의 부상장면을 보면서 갑작스레 그 당시의 일이 떠올랐다.

이청용은 움직이지 않았다. 필자가 앉아 있던 기자석은 부상 현장에서 약 9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지만, 이청용을 둘러싼 선수들의 반응을 보면서 뭔가 매우, 매우 좋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필자는 요즘 볼턴이 경기를 하는 날이면 팬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트위터를 매우 널리 사용한다. 하지만 그날, 내가 목격한 그 장면을 정확히 전달할, 적절한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이청용은 10분이 지나서야 들것에 실려 안전하게 나갔다. 그는 산소마스크로 호흡한 채 선수입장 터널로 다시 들어갔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몇 분 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서울 시간으로는 한밤중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도대체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알고 싶어하는 메시지들이 날아들었다.

필자는 이청용을 따라 선수 입장 터널까지 갔다. 안전요원들이 길을 막았다. 하지만 볼턴 물리치료사 중 한 명이 나를 알아 봤는데 그의 얼굴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다. 이청용의 다리가 부러졌는지를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하프 타임 때, 좋지 않은 소식을 접한 채 걸어 들어온 오언 코일 감독은 분명 아픈 사람처럼 보였다. 그는 믿지 못하겠다는 듯 머리를 흔들었다.

우리 모두는 최악의 소식이 전해지지 않기를 빌었다. 하지만 같은 날 밤 11시, 나는 볼턴 홍보팀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공식 입장이 발표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청용이 다시 뛰는 것을 보려면 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다음 시즌을 통째로 날려 먹는 것일 뿐 아니라 한국의 월드컵 예선에도 참여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볼턴 선수들은 경기 후 필자에게 이청용에 바치는 위로의 말을 건넸고, 부상을 털고 최고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랐다. 그들의 말은 당장은 단지 자그마한 위로의 말일 뿐이지만, 이청용의 부상 회복에 커다란 힘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로서는 이청용과 그의 가족에게 진심 어린 위로만을 전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친선전 직전에 이청용의 팀 동료인 나이젤 리오-코커가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지금 현재 상황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말이다. 그가 한 말은 이렇다. "역경의 시간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 하지만 강인한 사람은 영원하다."

글=마크 아일스('볼턴뉴스' 축구팀장)

번역=이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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