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적자.. 휴대폰 왕국 노키아의 몰락

이인묵 기자 2011. 7. 23.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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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5570억원 순손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이 결정타애플·삼성전자에 밀려 3위로 "하반기에도 나아지기 힘들 것"

점유율 40%를 자랑하던 세계 최대 휴대전화 회사 노키아가 15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핀란드 경제의 상징적 아이콘이던 노키아의 몰락에 국가 경제마저 흔들리고 있다. 노키아의 비관적인 실적은 하반기에도 호전될 기미가 별로 없다. 20년 이상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 왕국'이 순식간에 허물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추락하는 노키아…스마트폰시장 3위로 밀려

노키아는 올 2분기에 3억6800만유로(55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1분기 흑자(4억3900만유로)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줄어든 92억9000만(14조600억원)유로에 그쳤다. 올 1분기와 비교하면 11% 감소해 추락세가 가파르다.

노키아는 지난 2009년 3분기에도 일시적으로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다. 자회사인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지멘스 네트워크'가 대규모 손실을 입은 것이 본사의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됐기 때문이었다. 당시에도 휴대전화 부문은 굳건히 버텨 다음 분기에 곧장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적자는 지난 2009년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 노키아의 밑바탕인 휴대전화사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Elop) 최고경영자는 지난 5월 투자설명회 때만 해도 "실적이 좋지 않아도 손익분기점은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공수표가 됐다.

2008년까지만 해도 노키아는 세계 시장에서 40%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다. 삼림과 호수밖에 없던 북유럽의 변방 국가 핀란드는 노키아의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IT산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됐다.

하지만 최근 노키아는 2~3년 사이에 스마트폰 위주로 급변하는 시장을 따라잡지 못해 급속도로 몰락하고 있다. 기업 법인세 납부액의 22%를 차지했던 노키아의 추락으로 핀란드 전체 경제까지 흔들릴 지경이다.

스마트폰시장에서 노키아는 애플· 삼성전자 에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노키아가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껍고 무거우며 기능이 단순한 노키아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아이폰4' '갤럭시S 2'처럼 세련된 고성능 제품과 경쟁이 되지 않았다.

엘롭 CEO는 이날 실적 발표회장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며 부진한 실적을 극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시 휴대폰업계의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MS와 손잡았지만 전망은 불투명

문제는 노키아의 사정이 하반기에도 나아지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출시한 스마트폰 'N9'는 2주일 만에 가격을 15%나 내릴 정도로 판매가 부진하다. 노키아는 기능이 떨어지는 자사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 (MS)의 윈도폰 OS를 채용하기로 했다.

이 제품은 연말에나 등장할 예정이다. 그때까지는 구형 제품을 계속 팔아야 한다. 윈도폰 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이미 시장을 선점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나 애플 아이폰과 경쟁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윈도폰의 시장점유율은 현재 5.6%밖에 안 된다.

미국 시장 분석기관 IDC의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연구원은 "노키아는 모든 영역에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윈도폰이 노키아의 희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미 시기가 늦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키아와 손잡은 MS는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 173억7000만달러(18조2600억원), 순이익 58억7000만달러(6조1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 30% 늘어났다. 하지만 MS의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윈도' 운영체제(OS) 부문은 매출이 47억4000만달러(4조9800억원)로 작년보다 1% 줄었다. 애플 의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의 인기에 따라 일반 PC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MS 역시 스마트폰 OS 같은 모바일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노키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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