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동영상 왜 끊기나 했더니..
KT, 가입자 모르게 데이터 전송속도 제한 드러나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 논란 한층 가열될듯
#. KT 스마트폰 가입자 김모씨는 최근 집에서 3G(3세대) 데이터 통신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려져 동영상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속도측정 애플리케이션으로 속도를 확인하자 같은 KT 가입자인 아내는 정상적으로 나왔지만 김씨의 스마트폰은 10분의 1 수준인 0.2Mbps에 불과했다.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KT 직원은 "3개월 동안 기본료 절반을 감면해주겠다"고 말했다.
KT가 스마트폰 가입자 몰래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KT가 일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3G 데이터 통신의 속도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일부 스마트폰 가입자 사이에서 KT가 데이터 전송속도를 인위적으로 제한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은 있었으나 사실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는 "10일에 걸쳐 데이터 사용량과 전송속도를 측정한 결과 매일 사용량이 75메가바이트(MB)를 넘어가면 속도가 급격히 저하됐다"며 "사전에 속도를 제한한다는 통보도 없었고 아내의 스마트폰은 정상적으로 작동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이 같은 사실을 항의하자 KT는 기본료 감면을 제시했고 이후로는 하루 사용량 75MB를 넘어서도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인위적인 속도제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국내 통신 3사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약관에 따르면 데이터 전송속도 제한은 해당 기지국의 통신량이 급증해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때만 가능하다. 또 속도를 제한하기 전에 미리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속도 제한 사실을 알려야 한다.
하지만 KT는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해당 고객의 데이터 통신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은 기지국에 데이터가 몰리면서 느려진 것이지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한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본료를 감면해주기로 한 것도 고객 편의 차원에서 제공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위적인 전송속도 제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1월 39만명에 불과했던 KT 스마트폰 가입자는 올해 6월 525만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데이터 사용량도 205TB(테라바이트)에서 3,121TB로 급증했다. 특히 상위 10%의 가입자가 90%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등 가입자 간 편차도 극심하다. 지난달 KT의 한 가입자는 500GB의 데이터를 사용하기도 했다. 일반 요금제로 환산하면 2,600여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를 둘러싼 논란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현재 통신 3사는 내부적으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가입자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통신사가 자율적으로 도입한 제도인 만큼 전적으로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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