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또 자살..요즘 군대에 무슨일이
최근 해병대 2사단에서 총기사건이 발생하고 장병 1명이 자살한데 이어 이번에는 해병대 1사단에서 장병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10일 오후 10시22분쯤 경북 포항시 해병대 1사단 부대 내 한 목욕탕에서 이 부대에 복무 중인 정모(19) 일병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 장병이 발견했다. 부대 내 생활관 인근에 있는 이 목욕탕은 시설이 낙후돼 장병들이 평소 사용하지 않았으며 동료 장병들은 취침 점호를 하기 전 정 일병이 보이지 않아서 찾아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정 일병이 복무하는 내무반에는 자신이 수첩에 직접 쓴 1장 분량의 유서가 있었다"며 "유서에는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말과 자신의 신병을 비관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대책반을 구성해 조사에 나선 해병대측은 일단 정 일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동료 장병들을 상대로 가혹행위 때문에 자살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또 정 일병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유가족과 협의 후 시신을 부검하고 유서도 공개하기로 했다. 정 일병은 지난해 연말 입대해 올해 초 이곳으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해병대 공식사이트 자유게시판에는 해병대에 아들을 입소시킨 부모들의 "아들 걱정에 잠이 안온다"는 내용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11일 해병대 공식 사이트 '대한민국 해병대' 자유게시판은 4명이 숨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직후 자식을 해병대에 보낸 부모들의 근심 어린 글들로 도배되고 있다.
입대 장병들의 훈련 내용, 신병부대배치, 장병사진 등을 볼 수 있고 인터넷 편지를 작성할 수 있는 이 사이트는 해병대 신병 교육이 이뤄지는 6주 동안 입대 장병들의 부모가 자식들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사흘 전에 해병 1145기로 입대한 훈련병의 아버지 정종길씨는 게시판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추잡스럽고 비열한 악습이 해병대의 전통이라니 말문이 막힌다"고 글을 올렸다. 해병대 1136기 이병을 둔 어머니 이영신씨는 "아들이 백령도에 근무하고 있는데 해병대 사고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밤잠을 못 자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자유게시판이 입대장병들에 대한 걱정의 글로 넘쳐나자 해병대는 지난 7일 '입영장병 가족과의 대화' 게시판을 따로 마련했다.
박정경기자 verite@, 대구 = 박천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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