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살레 대통령, 몰라보게 수척

2011. 7. 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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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우디서 첫 TV 인터뷰

반정부 세력 공격받은 뒤 건재 드러내려 했지만…

지난달 3일, 반정부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아온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69·사진) 대통령이 입원 이후 한 달 여 만인 7일 처음으로 텔레비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예멘 국영 텔레비전 방송이 사전에 녹화해 이날 방영한 인터뷰였다.

몰라볼 만큼 수척해진 살레는 얼굴에 화상 흔적이 남아 있고, 붕대로 감싼 팔과 손은 긴 소매의 흰색 상의로 가린 모습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정치세력과 권력을 나눠가질 수 있다"면서도 "모든 예멘 국민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그는 "예멘 국민들은 국가 안보와 안정, 자유와 민주주의를 해치려는 도전에 저항해 맞설 것"이며 "도전에는 도전으로 응수하겠다"고 말했다. 반정부 투쟁 세력은 모두 테러리스트 집단이라고 비난해온 기존 인식을 재확인한 셈이다.

살레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된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해 1200여명의 사망자를 냈으나, 인근 아랍국가들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2013년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며 협상과 권력 이양을 거부해왔다. 살레는 "자신이 '사고'로 입은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여덟 차례가 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며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과 관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지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자신의 귀국 여부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예멘의 반정부 세력은 살레의 이번 연설이 항상 해오던 수준이며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예멘의 반정부 활동가 하산 자이드는 <에이피>(AP) 통신에 "살레의 (텔레비전) 등장은 그가 예멘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란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며 "우리는 예멘이 소말리아처럼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권력이양을 위한 과도위원회를 신속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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