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바리·옷에 불붙이기.. '해병대 악습' 폭로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의 공범으로 체포된 정모(20) 이병은 구타 및 가혹행위 등 선임병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해병대 내에서 가혹행위 등 악습이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진술과 폭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7일 군 수사당국에 따르면 정 이병은 A병장, B상병, C상병 등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이병은 A병장이 "병장은 하느님과 동격이다. 성경책은 읽지 말라"며 성경책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성기를 불태워버리겠다"며 살충제를 전투복 지퍼 부분에 뿌린 뒤 불을 붙이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B상병은 이유없이 상황실에 3시간 정도 앉혀 놓거나 소염진통제를 목과 얼굴에 바르고, 만지거나 씻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C상병은 자신보다 다른 선임병을 더 좋아한다고 답했다는 이유로 10~20차례 어깨와 가슴 부위를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전역 장병 등에 따르면 강제로 음식을 먹게 하는 일명 '악기바리' 등 해병대 특유의 가혹행위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호봉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을 규정해 놓은 이른바 '인계사항'도 존재했다. 예를 들면 '이병은 잘 때에도 주먹을 펴서는 안 된다', '일병 1호봉이 되어서야 자기 물건을 쓸 수 있다', '화장실도 호봉에 따라 규정칸을 사용해야 한다' 식이다.
한 병사는 "선임들이 과자 5봉지를 던져놓고 시간 안에 다 먹으라고 해 입천장이 벗겨졌고 먹지 못하면 발로 차이는 등 구타를 당했다"며 "신고를 하면 기수열외를 당하고 전출간다고 해도 반복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참는다"고 전했다. 인권위가 직권조사한 부대에는 지난해만 고막천공 30여건, 늑골 골절, 정강이 타박상으로 인한 250여건의 진료가 이뤄졌다. 당시 담당 의무관은 "이런 진료는 대부분 구타에 의해 발생한다"고 진술했다.
장석범·윤정아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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