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감독이 임찬규를 '마무리'라 하지 않는 이유

2011. 6. 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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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광민 기자] LG 트윈스 박종훈(52) 감독은 기자들을 만나면 "우리 팀에 마무리가 없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막내' 임찬규(19)가 현재 LG 마무리 투수다. 그러나 박 감독은 그의 어깨에 짐을 덜어주기 위해서 결코 마무리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박종훈 감독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넥센전이 우천으로 연기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마무리를 마무리라고 부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임찬규는 신인이다. 아직 어린 친구에게 부담감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에 마무리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LG는 올 시즌 개막 때 마무리로 김광수(30)를 낙점했다. 김광수는 지난 시즌 후반기 오카모토 신야를 대신해 뒷문을 지켜 7세이브를 거뒀다. 150km에 이르는 직구, 낙차 큰 커브, 카운트를 잡는 슬라이더, 결정구로 구사할 수 있는 포크볼까지 지녔기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김광수는 시즌 초 6세이브를 올렸지만 2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지난 5월 14일 2군으로 내려갔다.

박종훈 감독은 김광수를 대신해 마무리로 신인 임찬규를 올렸다. 임찬규는 패전처리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이후 꾸준히 좋은 공을 던지며 필승조로 승격됐다가 곧바로 마무리까지 맡게 됐다. 5월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한 타자를 범타로 잡아내며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이후 임찬규는 마무리를 맡아 23일 현재 30경기에 출장 6승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 중이다. 신인이지만 마무리투수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임찬규가 지난 17일 잠실 SK전에서 9회 팀이 4-1로 앞성 상황에 등판해 4타자 연속 볼넷을 포함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1피안타 5사사구를 내주며 5실점(5자책)으로 무너졌다. 마무리투수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수는 있지만 임찬규는 4타자 연속 볼넷, 밀어내기로만 3실점을 한 것은 역대 최초에 가까웠기 때문에 마무리 투수로서 위기론이 솔솔 나오기도 했다.

박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모든 것은 내가 잘못했기 때문이다. 최계훈 투수 코치가 교체를 하자고 했지만 내가 버티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임찬규까지 무너지면 답이 없었다"라며 "찬규가 많이 힘들 것이다. 그러나 잘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감독은 20일 휴식날 잠실구장에 나와 임찬규를 만나 "프로야구는 아마야구와 다르다. 또 과거와 다르다. 지금 정말 잘 하고 있다. 17일 경기는 가슴에 담아두지 말고 훌훌 털어버려라. 자신감 잃지 말아라. 뒤돌아 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격려했다.

임찬규 역시 박 감독의 따뜻한 한 마디에 "감독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았다. 기분도 좋아졌다"라며 "모든 걸 잊고 다시 시작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물론 임찬규가 앞으로 등판해 팀 승리를 계속해서 지켜내야 마무리 투수를 맡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LG 마무리는 임찬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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