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세션맨을 향한 스포트라이트

고현실 2011. 6. 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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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의 스케치북' 100회 특집 '더 뮤지션'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오랫동안 꿈꿔왔고 주인공이 되는 시간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연주자들의 마음을 알고 귀한 무대를 마련해 준 유희열 씨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50)는 감격에 겨운 듯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다 겨우 말을 꺼냈다.

떨리는 목소리에서 함께 무대에 선 이들과 관객을 향한 고마움이 그대로 묻어났다.

지난 31일 저녁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100회 특집 제4부 '더 뮤지션(The Musician)' 녹화가 진행됐다.

'뮤지션'이란 호칭을 받은 이날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국내 최고의 세션맨들.

함춘호를 비롯해 베이시스트 신현권, 드러머 배수연, 색소폰 김원용, 건반 김효국 등 30년 넘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연주를 하던 이들이 이날만큼은 무대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역시 세션으로 음악을 시작한 MC 유희열은 "오늘은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은 무대다. 순간순간마다 기념사진 찍는 기분이다"라고 거듭 말하며 감격해 했다.

이날 무대는 세션맨들이 함께 공연하고 싶은 가수들의 무대로 꾸며졌다.

세션맨들의 선택을 받은 가수들은 '한달음에 달려와' 무대에 섰다.

맨 처음 무대를 연 김건모는 모처럼 '형님'들 사이에서 막내 역할을 하게 돼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아이유, 윤종신, 한영애, 화요비 등도 하나같이 선택받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김원용이 청한 가수 최백호는 후배 가수 이적과 '낭만에 대하여'와 '다행이다'를 열창하며 세대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세희 PD의 말처럼 가수들은 이날 조연에 불과했다.

스포트라이트는 평소 무대 뒤를 지키던 세션맨들을 번갈아 비췄고 악기만 잡던 그들의 손에 마이크도 쥐어졌다.

유희열은 마이크와 조명을 낯설어하는 이들에게 연신 '마이크를 입에 대셔야 목소리가 들린다. 악기에 댄 마이크만 신경 쓰지 마시라'고 애정 어린 당부를 했다.

유희열이 소감을 묻자 신현권은 "30년 넘게 베이스를 쳤지만 아직도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답변, 세션맨들이 손에서 악기를 놓을 수 없는 이유를 짐작케 했다.

이날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아코디언의 거장' 심성락(74)과 함춘호, 하림의 합동 공연이었다.

'애수의 소야곡'으로 문을 연 이들의 공연은 영화 '인어공주'에 삽입된 '마이 마더 머메이드'(My Mother Mermaid)로 이어지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심성락의 연주는 미세한 떨림과 여운이 남는 울림으로 50여년간 그가 최고의 아코디언 연주자로 이름을 날린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 10월 음악 인생을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9개월간 아코디언을 잡지 않았다는 심성락은 "젊은 분들 앞에서 연주하게 돼 감격스럽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감격에 겨운 소감을 전하는 그를 보며 유희열은 젖은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심성락은 "다시 음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던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

가수 없이 세션맨들의 합동 연주로 막을 올린 이날 공연은 역시 세션맨들의 힘찬 연주로 대미를 장식했다.

2시간 넘게 이어진 공연은 제작진이 자신만만하게 '더 뮤지션'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설명하기 충분했다.

'더 뮤지션' 특집은 3일 밤 12시5분 방송된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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