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송지선 자살, 삐뚤어진 넷심·팬심이 부른 비극

이석무 2011. 5. 2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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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야구를 사랑한 아리따운 여자 아나운서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故 송지선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는 23일 오후 1시45분경 투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불과 몇 주전까지 밝은 모습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스포츠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송지선 아나운서가 왜 이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표면적으로는 두산 베어스 투수 임태훈과 관련된 스캔들과 그 와의 연애를 두고 벌어진 진실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안타까운 사건의 발단은 그의 손끝에서 나온 트위터 글이었다. 송지선 아나운서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겼고 결국 119구조대까지 출동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곧이어 임태훈과의 관계를 폭로하는 글이 공개되면서 사태는 급속도로 꼬이고 말았다. 송지선 아나운서는 당시 자신이 쓴 글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이는 30살도 안된 젊은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벅찬 것이었다. 물론 송지선 아나운서가 인터넷과 트위터상에서 자신과 관련한 글들을 올리면서 논란의 확대를 스스로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심경을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을 통해서라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팬 또는 네티즌이라는 가면 속에 숨어서 공격을 퍼부은 대중들의 야만성이다.

처음 스캔들이 불거졌을때 송지선 아나운서의 트위터와 미니홈피는 그야말로 난도질을 당했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비난과 욕설도 쏟아졌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임태훈이 나서는 경기에서 이같은 스캔들을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자랑스러운듯 펼치기도 했다. 미디어들도 이같은 스캔들 루머를 흥미거리로만 다뤘을 뿐이다. 일부 TV프로그램에선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조롱의 대상으로 삼기까지 했다.

이번 일을 통해 인터넷, 트위터 등에서 무책임하게 던지는 말들이, 삐뚤어진 팬심이 당사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새삼 확인됐다.

사실 이 같은 불상사는 이미 수 년전부터 반복되고 있다. 탤런트 최진실의 자살이나 래퍼 타블로의 학력 논란 등에서도 크게 문제가 됐던 부분이다. 하지만 그 때와 비교해 상황이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위험한 지경까지 이르고 있다.

단지 개인 문제로 고민하던 한 여성의 불행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왜 그가 그토록 궁지에 몰려야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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