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심층수 시장 경쟁 2라운드

송창섭 기자 2011. 5. 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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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해양심층수 돈 된다".. 수입생수업체에 도전장

CJ제일제당은 최근 일본지사로부터 해양심층수 미네워터 500㎖짜리 12만 병을 보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금액으로 치면 1억원 수준이지만 해양심층수 시장에서 처음 이 정도 수출이 이뤄졌다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 게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본 도호쿠지역 강진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 일본 수요가 늘면서 생수시장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체를 보이던 해양심층수 시장도 최근 국내 수요가 조금씩 늘고, 일본·중국 등 수출 판로가 확대되면서 덩달아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대일본 수출량 증가는 관련 업계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국내에서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생수를 생산하는 곳은 파나블루, 워터비스, 강원심층수, 글로벌심층수 등 4곳이며 이들 업체 중 해외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파나블루, 강원심층수, 글로벌심층수 등 3곳이다. 이형길 글로벌심층수 관리팀장은 "현재 1차 컨테이너 1대분이 일본 세관을 통과 중인데 금액으로 치면 1억원가량 된다"면서 "이번 기회를 토대로 일본 시장에서 한국 해양심층수의 맛을 확실하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전 사태 이후 일본 수출량 증가

일본은 수돗물을 그대로 병에 담아도 해외 수출이 가능할 정도로 정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녹차 등을 수돗물로 끓여 마시는 가구가 많아 생수시장이 우리에 비해 크지 않다. 후생노동성의 검사 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내수시장 규모도 크지 않아 우리 업체들로선 수출에 별다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왔던 곳이 바로 일본이었다. 그러나 대지진 이후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제주삼다수, 석수와 퓨리스 등 대형 생수업체들의 3월 한 달 수출된 양만 2435톤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808톤)과 비교해 3배이상 증가했다. 해양심층수 수출량이 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수출 물량을 늘리려는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해양심층수는 심해에서 끌어올린 해수를 식용으로 정제한 후 여기에 탄산, 비타민, 이온 등의 성분을 첨가하는 방식인 데 비해 우리는 담수된 물에 미네랄 만 섞기 때문에 훨씬 건강에 좋다"면서 "이 같은 효능이 일본에 전해지면서 우리나라 해양심층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하수 상태가 좋지 못한 중국은 상류층을 중심으로 해양심층수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으며 물 부족 상태가 심각한 중동지역에서도 주문요청이 증가하는 추세다. 워터비스는 지난해 중국에 2만5000병, 일본에 5만5000병을 수출했다.

외국계 프리미엄 생수와 경쟁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양심층수는 총 10여 가지다. 4곳의 취수시설에서 자체 브랜드로 판매되는 제품은 슈어(파나블루), 몸에좋은물(워터비스), 천년동안(강원심층수), 딥스(글로벌심층수)며 블루마린(롯데음료), 아쿠아 블루(진로 석수와 퓨리스), 동해바다 1032m(광동제약)는 워터비스, 미네워터(CJ)는 파나블루에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해양심층수의 국내 시장 규모는 4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생수시장이 5000억원인 걸 감안할 때 시장 점유율이 8%를 채 넘지 못한다. 그러나 판매신장 속도는 빠르다. 생수시장이 연간 12%씩 성장하는 데 비해 해양심층수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지난해 생수시장보다 두 배 많은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 생수시장은 2조5000억원 규모로 이 중 일반 생수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조5000억원, 수입 생수가 8000억원, 해양심층수가 1400억원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2006년 이후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일반 생수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관련 업체의 마케팅과 웰빙 트렌드 영향으로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 효자종목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인구 1인당 강수량이 세계 평균의 8분의 1에 불과해 지하수, 암반수 등 일반 생수가 점차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 해수 담수화 과정을 거친 해양심층수나 빙설 등을 녹인 수입 생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국내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최근 와서는 에비앙, 페리에, 휘슬러 등 수입 제품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CJ미네워터의 경우 헬스 & 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에서 지난 1~2월 누적 판매실적이 1만 병, 1100만원 정도 매출을 기록해 에비앙(6000병, 700만원)을 처음 넘어섰다. CJ제일제당 CJ미네워터 브랜드 매니저 한현우 대리는 "20대 여성층 사이 패션아이템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가 조금씩 늘고 있다"면서 "앞으로 영화관, 편의점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체 브랜드로 판매 중인 파나블루, 워터비스 등은 소매 판매와 대리점 판매를 병행하고 있다. 특히 강남 등 일부 부유층 지역에서 해양심층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게 업체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만 파나블루 팀장은 "전국 소매대리점 19곳 4000가구에 해양심층수를 공급하고 있는데 1년 단위 재계약률이 80~90%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현재 파나블루는 10리터짜리 팩(워터바) 4통을 공급하면서 전용기계 값까지 포함해 임대비로 매달 100만원씩 받고 있다. 이 팀장은 "보통 하루 8시간을 근무해 연간 2000만 병을 생산했는데 최근 수요가 늘면서 교대근무를 통해 생산량을 3배가량 늘렸다"면서 "초기지만 지금처럼 판매량이 유지된다면 올해 90억~100억원의 매출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양심층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와서는 관련 제품군도 늘고 있다. 마시는 물뿐만 아니라 소금, 간수(두부 제조에 사용되는 물) 등도 해양심층수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파나블루는 금복주 참아일랜드와 대선주조 시원(소주)과 LG오휘 화장품, 아기물티슈, 피죤, 보디클렌저를 만드는 데 해양심층수를 공급하고 있다.

워터비스는 지난해까지 해양심층수로 만든 화장품 '아이어트리'를 제작, 판매했다. 강원심층수는 해양심층수로 재배한 배추와 해양심층수 소금, 물로 담근 '천년동안 김치'를 지난해 20톤가량 판매했다. 이 회사 남외숙 대리는 "5㎏짜리 제품을 온라인을 통해 5만원에 판매했는데 물건이 순식간에 절판됐다"면서 "일반 김치에 비해 정갈하고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강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글로벌심층수는 작년 10월부터 속초 척산온천 내 타라소테라피 센터에 해양심층수를 공급하고 있다. 대한제분 자회사인 대한싸이로가 100% 출자해 만든 글로벌심층수는 앞으로 해양심층수를 자체 리조트, 타라소테라피 센터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강원도 동해 해봉과 울릉군은 수산물 보관, 유통 등에 해양심층수를 활용하고 있다. 이 방식은 생선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주·화장품·두부에 해양심층수 사용

블루골드로 불리는 해양심층수에 대한 대기업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울릉도에 공장을 둔 파나블루는 지난 2008년 SK가스가 지분 80%를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정수, 제염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2009년에는 회사명을 울릉미네랄에서 지금의 파나블루로 변경했고 제2공장도 울릉도에 지었다. 파나블루는 국내 최대인 해저 1500m에서 물을 끌어올려 정제 과정을 거쳐 병입, 판매되고 있다.

워터비스는 군인공제회가 최대 주주로 해저 1032m에서 물을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단일 생산량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강원심층수는 대교그룹이 강원도, 고성군, 일본 KIBI 시스템 등과 합작해 지난 2008년 11월 설립됐다. 강원심층수는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해양레저사업, 테마파크, 담수화 시스템 구축 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제분은 자회사 대한싸이로가 출자해 지난 2007년 설립됐다. 대한싸이로는 대한제분의 양곡 하역, 저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물론 시장이 지금보다 커지기 위해서는 판매망 확충, 가격 인하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반 생수와 가격차를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물을 돈 주고 사 먹는 데 인색한 우리 국민정서상 일반 생수와 해양심층수 간 가격차가 2배가량 벌어진 것은 시장 확대의 가장 큰 장애물로 자리 잡고 있다. 3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롯데음료의 해양심층수 블루마린은 현재 500㎖페트병이 개당 1300원, 1.8㎖ 페트병은 개당 23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참고로 농심 제주삼다수는 500㎖ 페트병이 개당 750원, 롯데아이시스는 700원이다. 특정편의점, 드러그 스토어 등에 한정돼 있는 판매망을 대형마트, 백화점, 전 편의점 등으로 확대시키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Tip | 해양심층수란

해저 200미터 이하 바닷물…일본 첫 상용화 성공

●● 해양심층수란 햇빛, 달빛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상 깊은 곳에 있는 바닷물이다. 수온이 항상 2℃ 이하를 유지하기 때문에 유기물이나 세균 등이 거의 없으며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 인체에 필수적인 무기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해양심층수는 그린란드 부근에서 생성돼 바닷물의 흐름에 따라 지구를 순환하는 것으로 보통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데 10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원래 해양심층수는 1970년대 후반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미국이 대체에너지 개발 차원에서 연구에 들어간 것으로 이를 상품화시킨 것은 일본이다.

지난 1976년부터 해양심층수 연구에 들어간 일본은 1989년 고치 현 무로토 시에서 세계 최초로 해양심층수를 취수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생수, 혼합음료, 전통주, 맥주, 소주를 만드는 데 해양심층수를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 타라소테라피 등의 피부미용 분야와 해양심층수 산소방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해양심층수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노르웨이, 대만 등 5개 나라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은 해양심층수 시장 규모가 지난 2006년 136억 엔을 기록했다.

'블루골드'(Blue-Gold)라 불리는 해양심층수는 국내에서 강원도,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동해안에서만 취수가 가능하다. 경북 울진 아래로는 서울, 수도권과 거리가 너무 멀어 채산성이 떨어진다. 중화학공업단지와 연계돼 있어 관련 시설을 개발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해양심층수는 일본, 미국 하와이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는 물에 비해 저온 안정성이 높아 세계 해양학계에서는 동해를 가리켜 '천혜의 심층수 해역'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Tip | 해양심층수의 효능

아토피·피부미용 등에 탁월한 효과

●● 해양심층수에는 마그네슘을 비롯해 칼슘, 칼륨, 나트륨, 아연, 동, 셀렌, 망간 등 인체에 필요한 70여 종의 미네랄 성분이 녹아 있다. 다양한 임상실험 결과, 해양심층수는 건강, 미용, 아토피 치료 등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현대인들은 자연상태에서 미네랄을 섭취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해양심층수다. 의학계에서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 성인인구의 80%가 미네랄 결핍상태인 것으로 추정한다. 생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도다. 경도란 물 안에 미네랄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로 숫자가 높을수록 미네랄 함유량이 많다는 뜻이다. 시중에 파는 생수의 경도는 30~40인 데 비해 해양심층수는 가장 경도가 낮은 것이 워터비스의 몸에좋은물과 강원심층수의 천년동안으로 80이다. 워터비스의 몸에좋은물은 경도 80 외에도 150, 300짜리를 함께 생산하고 있다. 가장 경도가 높은 물은 파나블루의 슈어로 200이다. 경도가 높으면 물맛은 비리고 짭짤하다. 해양심층수가 일반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도 미네랄 함유량이 많기 때문이다. 몸에 좋은 물이 맛이 없다고 할까. 참고로 또 다른 프리미엄 생수인 빙하수 에비앙의 경도는 290이며, 화산암반수 피지워터는 11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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