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Ⅰ] [우리 동네 착한 사람들] 새싹지킴이 자원봉사단
"최근 초등학교에 학교보안관까지 만들어지는 등 아이들 치안문제가 계속되는 화두 아닙니까. 저희가 가진 무술·경호 능력을 나눠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기쁩니다."
지난 3일 오후 7시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진2동 '새싹지킴이 중앙연수원'에서 만난 이무상(43) '새싹지킴이 자원봉사단' 단장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희망인데, 누구도 폭력이나 범죄로부터 상처받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인 거죠. 허허."
무술 유단자이자 전문 경호인으로 구성된 새싹지킴이 자원봉사단은 지난 2008년 4월부터 성남시 관내 초등학교를 순찰하며 '학교 지킴이' 역할을 해왔다. 매일 오후 12시부터 3시 30분까지 아이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근처와 공원 등지를 순찰하고, 교통 지도를 한다. 처음엔 16명이 4개조로 나눠 관내 4개 학교를 맡았으나, 지금은 단원이 200명으로 늘어 매일 고정 멤버 25명이 7개 학교로 출동해 학교 주변을 지키고 있다.
이들이 자발적으로 학교지킴이 활동에 나선 이유는 2007년 겨울 이웃집 아저씨에게 무참하게 살해된 혜진이 예슬이 사건 때문이었다. "동네에서 안타까운 사건을 당한 그 아이들을 보며, 초등학생들의 안전이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이 단장은 경호인 선후배들을 모아 봉사단을 꾸렸다. "우리가 가진 능력을 베풀어 지역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자"는 이 단장의 뜻에 경호인들은 동조하며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대부분 현직에서 일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꼭 봉사활동에 나왔다.
처음에는 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다. 보통 사람보다 덩치가 큰 이들의 외모만을 보고 "저 사람들 깡패 아니냐" "뭔가 다른 이해관계가 있어 이런 일에 나서는 거 아니냐"고 경계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봉사단은 나름의 자구책을 내놓았다. 어린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지난 2010년 8월 '새싹 지킴이'란 귀여운 이름을 짓고, 새싹지킴이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순찰을 하기 시작했다.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학교 앞에서 자신들의 하굣길을 지켜주는 아저씨들을 보며 아이들이 먼저 마음을 열었다. 멀리서 달려와 "아저씨,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꾸벅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한두 번 하고 말겠지' 했던 학부모들도 봉사단의 '진심'을 알고부터는 "이렇게 든든한 청년들이 중학교·고등학교 불량 청소년들로부터 아이들을 도와주니까 정말 안심이 된다"며 새싹지킴이 봉사단을 응원해주고 있다. 커피나 물을 갖다주며 "수고한다"고 격려하는 지역 주민들도 있다고 한다.
봉사단원 김진욱(37)씨는 "두살 된 딸이 있다 보니 성폭행 등 여아 대상 범죄가 남일 같지 않아 학교에 가서 더 신경을 써 순찰을 돌게 된다"며 "'아저씨들 덕분에 언니·오빠들이 돈을 뺏거나 괴롭히지 않는다'는 아이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새싹지킴이 자원봉사단은 오는 5월 새싹지킴이 중앙연수원을 열고, 이번에는 청소년 호신술 무료 교육에 나선다. 초등부와 청소년부 단원 각각 150명씩 총 300명을 모집해 태권도, 검도, 경호무술, 아동범죄 예방법 등을 1년 과정으로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이현옥(46) 새싹지킴이 중앙연수원장은 "아이들이 위험에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이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며 "실습 교육은 물론 납치, 성추행 등 범죄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이론교육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새싹지킴이 호신술 무료교육 대상자는 9일부터 20일까지 신청받는다. www.childrenguard.com(031)721-3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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