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권총 쏴 학생 체벌한 '위험한' 교사

도 넘은 학생체벌 학교현장…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 탄력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

최근 교사의 과도한 체벌로 학생들의 인권이 침해받는 현장이 적발됐다. SBS는 16일 < 8시 뉴스 > 를 통해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벌을 준다면서 '모의 권총'으로 학생들을 쏜 일을 보도했다.

SBS 뉴스는 "BB탄 총, 떠들면 쏴요. 많이 아파요, 그거. 여자애도 울었어요, 한 명"이라는 한 학생의 말을 빌려 이 일의 진상을 전했다. 또한 "가스로 BB탄을 발사하는 이 모의권총은 스프링식 보다 위력이 강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 학생은 총을 맞고 멍이 들기도 했다"고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모의권총을 발사한 해당 교사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지금 간염이거든요. 몸 상태가 안 좋으니까 제가 일어나서 (떠드는 아이가 있는) 거기까지 가서 제지할 힘이 안되니까"라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자신의 행동을 변명했다.

SBS 4월16일자 8시 뉴스

문제는 작년 11월 서울시교육청이 체벌을 전면 금지했음에도 이런 비상식적인 체벌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건은 다행히 제보를 통해 언론에 알려져 학교 측이 문제의 교사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체벌은 여전히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3월에도 서울의 모 중학교에서 교사가 공사용 쇠파이프로 학생들을 때리고 체벌 도중 여학생의 속치마, 속바지, 체육복 등을 벗으라고 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체벌사례가 보도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적이 있다. 관련 학교 측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런 비교육적인 체벌을 금지하지 위해 서울에서도 학생인권조례 재정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참여율이 높지 않다. 조례를 주민발의를 통해 제정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1%인 8만2천여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지만 이번 달 15일을 기준으로 35000여명이 조금 넘은 인원이 서명에 참여한 상태다.

공현 서울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통화에서 "초중등 교육법 18조에 학생인권이 제시돼 있지만 학교장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며 "이번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인권이 제도적으로 규정되고 보장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참여를 호소했다.

운동본부는 16,17일 양일간 서울지역 19군데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동시다발 집중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17일 여의도 윤증로, 북한산, 도봉산, 어린이대공원 등에서 캠페인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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