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베른과 아트릭스의 상상 대담

2011. 4. 1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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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저널 버즈]

최초의 잠수함은 지난 1954년 미국에서 진수된 원자력 잠수함인 SSN-571 노틸러스다. 노틸러스라는 명칭은 1870년 출간된 소설 해저2만리에 등장한 잠수함명에서 따온 것이다.

소설 속엔 유선형 비행기도 등장한다. 인류가 실제 비행에 성공한 건 1903년 12월 17일 라이트 형제가 12마력짜리 엔진을 단 세계 최초의 비행기로 이뤄낸 12초가 시작이다.

1969년 인류는 드디어 달의 '고요의 바다'에 첫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이미 1865년 출간된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소설에선 이 미지의 장소를 여행하고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한 상상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거나 실현 불가능해보이는 꿈도 있다. 아이슬란드에 가서 분화구를 '한땀한땀' 찾아보면 진짜 지구 중심 세계로 가는 통로가 있을까? 물론 지난 2008년 개봉한 영화 <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 같은 판타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소설 '신비의 섬'에 나온 말처럼 '미래엔 물이 석탄처럼 쓰이게 될 것'이란 상상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놀라운 상상의 인물은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이다. 20세기의 과학은 쥘 베른의 꿈을 뒤쫓았을 뿐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그는 과학 소설의 아버지로 불린다. 어릴 적 한번쯤은 읽어봤을 달세계 여행이나 해저 2만리, 80일간의 세계일주, 15소년 표류기 같은 작품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판타지라는 멋진 소재 덕인지 영화화된 작품 수만 해도 21편에 이른다고 한다.

그의 탄생 183주년이었던 지난 3월 24일 구글은 이를 기념해 노틸러스 잠수함을 컨셉트로 삼은 로고로 사이트 메인 페이지를 꾸미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인류에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다.

상상력이 주는 혜택은 현재보다 미래에 있다. 지난 2001년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미래 사회에선 군사력보다 아이디어의 힘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를 상상하는 경쟁이 미래 산업에 대한 통찰력으로 이어진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할 수 없는 것까지 상상하라'고 하지 않나. 상상력은 이미 가장 큰 경쟁력이 된지 오래다.

구글은 지난 3월 24일 쥘 베른 탄생 183주년을 기념해 잠수함 로고로 메인 페이지를 장식했다.

■ 스마트폰의 영토 확장, 노트북 시장 넘볼까?기능이 평준화되고 가격이나 디자인 외에 별다른 경쟁 수단이 없어 보이는 IT에서도 상상력은 경쟁을 위한 기본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모토로라가 선보인 스마트폰 아트릭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아이폰 열풍'을 이끌며 15%에 이르는 점유율을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을 비롯한 대부분 업체가 안드로이드를 택해 경쟁하는 구도다.

안드로이드라는 같은 플랫폼을 택한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 하드웨어 사양 경쟁에 치중하는 게 사실이다. 올해는 듀얼코어, 내년엔 쿼드코어…. 경쟁사보다 가격대비 경쟁력이 높다거나 사양이 뛰어나다는 점만 강조된다. '상상할 수 있는 당연한 경쟁력'만이 존재하는 듯하다.

모토로라의 아트릭스는 전혀 다른 가치를 드러낸다. 아트릭스는 웹톱(Webtop)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내세웠다. 독 외에도 랩독(Lapdock)이라는 노트북을 닮은 도킹스테이션을 제공한다. 아트릭스만 끼우면 노트북으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몇 가지 매력적인 점을 암시한다. 두뇌 역할을 맡는 스마트폰만 바꾸면 듀얼코어를 쿼드코어로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노트북을 쓰다보면 사양이 금세 처져 업그레이드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 아트릭스는 스마트폰만 달랑 바꾸면 노트북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다. 어찌 보면 노트북의 가장 이상적인 업그레이드 형태가 아닐까?

또 따른 장점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요즘 각광받는 '콘텐츠 소비 중심 기기'를 '콘텐츠 생산 도구'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아무래도 휴대성을 강조하다 보니 생산보다는 소비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다. 여전히 콘텐츠 생산은 노트북이나 PC 몫이다. 하지만 아트릭스는 스마트폰이 소비 뿐 아니라 생산까지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아트릭스의 구조가 주는 또 다른 혜택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다. 이제껏 PC 시장은 운영체제는 윈도, 하드웨어는 인텔 x86 계열이 주도해왔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애플이나 구글이 주도한다. 안드로이드 노트북이 나왔다고 해서 당장 윈텔 노트북을 내버릴 용기는 없다.

하지만 아트릭스처럼 일반 소비자에겐 디폴트 제품 격인 스마트폰을 자연스레 노트북으로 확장하는 형태라면 안드로이드 진영도 얼마든지 기존 노트북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 획일화된 노트북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도가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 컴퓨팅의 확장은 필연적으로 기존 시장과의 중첩 현상을 일으켜 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오는 2012년이면 PC를 넘어설 전망이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 90만대를 기록, 9,210만대에 머문 PC를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물론 IDC는 PC 판매에 영향을 줄 대상으로 스마트폰보다는 태블릿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IDC는 올해 태블릿 판매량을 4,200만대로 예측, 지난해 2,400만대를 2배 가까이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아트릭스처럼 기존의 보완 관계가 아닌 대체 관계의 가능성을 현실화한다면 직접 경쟁 대상도 얼마든지 될 수 있을 것이다. PC 시장은 이미 노트북 중심 구도로 바뀐 상태지만 그나마 노트북 시장도 스마트폰의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스마트폰, 생산도구로서의 가능성 연다아트릭스가 물론 당장 노트북을 대체할 수준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 등이 소비 중심 구조이다 보니 당장은 웹서핑이나 동영상, 음악 등 멀티미디어 기능 외에는 쾌적하다는 느낌을 덜할 수 있다. 하지만 키보드는 랩독에 아예 달려 있는 데다 USB 포트 2개를 통해 마우스나 키보드를 곧바로 연결해 쓸 수도 있어 '생산'을 위한 기본 상태는 잘 갖췄다.

화면도 넓다. 랩독의 화면은 11.6인치다. 널찍한 화면에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띄워놓고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건 여느 노트북 못지 않게 쾌적하다. 스마트폰에 담아둔 동영상이나 음악, 사진 등은 아이콘 형태로 생긴 간단한 UI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있는 기능은 랩독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아트릭스를 랩독에 연결하면 에뮬레이터처럼 화면에 스마트폰 화면이 뜬다. 화면을 11.6인치 가득 차게 키운 다음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된다. 문서도 스마트폰에 설치해놓은 퀵오피스 같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작성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 화면에서만 처리하는 건 아니다. 랩독 화면에는 통화나 주소록, 이메일 같은 스마트폰 기능 외에도 윈도 탐색기를 닮은 파일 관리자, 파이어폭스 브라우저,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검색 등의 단축 아이콘도 함께 배치되어 있다. 다만 멀티미디어와 인터넷 서핑 외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기본 지원 해상도나 크기 탓에 전체 화면을 쓰지 못하는 것도 많다.

모토로라 측은 아트릭스를 내놓으면서 N스크린이나 클라우드컴퓨팅 등을 언급하면서 단순 스마트폰이 아니라 스마트워크나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염두에 뒀다는 점을 강조했다. 업무를 염두에 둬서 그런지 아트릭스는 지문 인식 같은 보안 기능도 갖췄다.

당장 문서 작업 등을 위해선 최적화 애플리케이션 등장이 선결조건이겠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TML5 지원 등이 늘어나면 웹 환경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파이어폭스가 HTML5를 지원하는 만큼 웹 애플리케이션이 아트릭스를 단숨에 쾌적한 생산 도구로 바꿔줄 수도 있다.

랩독에는 USB 포트나 널찍한 화면, 키보드 외에도 배터리도 내장되어 있다. 모토로라에 따르면 8시간까지 스마트폰을 더 쓸 수 있다고 한다. 키보드 앞쪽에는 트랙패드도 달았고 스테레오 스피커를 곁들였다. 두뇌 빠진 구조 격이어서 그런지 무게도 1.1Kg으로 가볍다.

랩독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은 단품 기준 500달러, 아트릭스와 함께 구입할 경우 300달러(32만원 가량)라고 한다. 가격이 조금 걸릴 수도 있지만 확장 여력이나 쿼드코어 등 스마트폰을 바꿔도 계속 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력은 충분하다.

두뇌 격인 기능은 모두 스마트폰에 담는 만큼 랩독, 어쩌면 미래의 노트북이 될 수 있는 도킹스테이션의 두께는 물론 설계와 디자인 등에서 자율도가 높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쇠퇴하는 명가를 이 제품 하나가 일으켜 세울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평범한 안드로이드 계열의 하드웨어 일변도 경쟁 구도를 바꿀 상상력을 제공했다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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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원 기자(lswcap@ebuz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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