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리비아 반군 오폭 사과 거부(종합)

김영묵 2011. 4. 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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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무센 사무총장 "유감" 표명에 그쳐

"탱크 운용 몰랐다"..반군 "미리 통보했다"

터키, 리비아 평화 로드맵 제시

(브뤼셀.카이로=연합뉴스) 김영묵 고웅석 특파원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8일 연합군 전투기가 리비아 반군 측 탱크를 오인 폭격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과는 하지 않았다.

나토의 리비아 작전 부사령관인 러셀 하딩 영국 해군 소장은 이날 작전 지휘본부가 있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어제 두 차례 공습으로 (반군 측)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하딩 부사령관은 "나는 사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뒤 "지상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었고, 어제까지 우리는 (반군) 세력이 탱크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탱크는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만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서 전선에서 관측된 탱크는 반군 소속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도 나토 TV채널을 통한 영상 메시지에서 전장의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매우 불행한 사건이며 인명 손실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감을 표명하는 데 그친 라스무센 사무총장 역시 "탱크는 카다피 친위부대가 민간인을 살상하는 데 사용돼 왔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막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토 전투기들은 전날 리비아 동부 전선의 격전지인 석유수출항 브레가 외곽에서 반군 탱크를 폭격,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반군의 압둘 파타 유니스 사령관은 나토의 오폭으로 전사 2명과 의무병 2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으며 6명이 실종됐다고 아랍권 위성 방송 알-자지라에 말했다.

특히 그는 반군이 보유한 T-55와 T-72 탱크를 거점 도시 벵가지에서 브레가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나토 측에 통보했었다고 언급, 반군의 탱크 운용과 관련한 사전 정보가 없었다는 하딩 부사령관과 상반된 주장을 했다.

유니스 사령관은 반군이 400대의 탱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는 지난 1일 밤에도 브레가와 교통요충지 아즈다비야 간 도로에서 반군의 픽업트럭을 공격해 전사 13명을 숨지게 한 바 있다.

반군 측은 나토가 2차례 오폭 사건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지난달 31일 미국으로부터 작전권을 인수한 이후 카다피 부대에 대한 공습 작전을 게을리 하고 있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하딩 부사령관은 나토 전투기가 지난 48시간 동안 318차례 출격해 23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등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지난달 31일 작전권 인수 후 8일 동안 전투기가 출격한 횟수는 1천500차례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카다피 부대는 여전히 레이더와 지대공 미사일, 자동 캐논뿐만 아니라 5천m 상공의 비행기를 격추할 수 있는 견착식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딩 부사령관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터키 정부는 리비아 정부와 반군 간의 분쟁을 협상을 통해 종결짓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제시한 이 로드맵은 카다피 부대가 포위하고 있는 서부의 주요 도시에서 부대를 즉시 철수시키고, 리비아에서 광범위한 민주개혁 절차를 즉시 시작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리비아 정부 측은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으나 반군 측은 카다피 일가가 이 나라를 떠난다면 터키의 제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양측 간 유혈 충돌을 대화로 풀어가자는 목소리는 반군이 자력으로 카다피를 축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카터 햄 미군 아프리카 사령관의 진단이 나오면서 점차 힘을 얻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햄 사령관은 전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리비아 반군이 정부군 수중에 있는 수도 트리폴리를 공격해 카다피를 권좌에서 끌어내릴 가능성을 묻는 말에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그는 또 리비아의 현재 상황이 정부군과 반군이 대치한 가운데 어느 쪽도 승기를 잡지 못한 채 교착상태로 빠져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리비아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군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전엔 무기 제공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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