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수학여행 '유전 해외, 무전 국내'

'빈부격차' 비교육적 행태 지적..해당학교 "문제없어"
(전국종합=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전국 일부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자발적 신청, 학과 특성에 따른 체험학습 등을 이유로 국내와 중국과 유럽 등으로 행선지를 나눠 수학여행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해당 지역 시.도교육청과 해당 학교는 "테마학습 차원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수학여행조차 가정 형편에 따라 가야 하는 비교육적 행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전국 시.도교육청과 일부 학교에 따르면 대구 A고교는 다음달 말부터 6월초 사이 2학년들을 3그룹으로 나눠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베이징으로 여행을 가는 학생들은 37만여원, 제주도는 20여만원의 경비를 부담하도록 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국내 여행과 국외 여행으로 그룹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서울 B고등학교 2학년도 다음달 중순 250여명은 제주도로, 나머지 학생 가운데 150여명은 중국 상하이, 100여명은 베이징으로 수학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경비는 제주도가 30여만원, 중국이 60여만원이다.
이 학교 역시 학생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국내외 국외 여행으로 팀을 나눴다고 말했다.
경북 C고교 역시 2학년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중국팀(280여명)과 유럽팀(40여명)으로 나눠 실시하기로 했다.
학교측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못가겠다고 밝힌 일부 학생에 대해서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가도록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산의 D고교는 140여명의 학생은 중국으로, 360여명의 학생은 제주도로 오는 6월 중순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다.
학교측은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은 해외 관광 및 여행 등과 관련된 학과 학생들"이라며 "실무와 관련된 테마학습 여행의 성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일부 학교의 '따로 따로' 수학여행에 대해 일부에서는 "옆 친구처럼 해외 여행을 가고 싶어도 결국 돈이 없어 국내로 수학여행을 가야하는 학생이 있을 것 아니냐"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조차 빈부의 격차를 느끼며 가도록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교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한 학교 학생들이 주제에 따라 소그룹으로 나눠 국내 여러 곳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으나 같은 학교에서 국내외로 나눠 여행하는 것은 빈부격차를 느끼게 할 수있는 비교육 처사"라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도 "소그룹으로 테마여행을 하는 것을 권고했지만, 한 학교에서 국.내외로 나눠 수학여행을 추진하는 것은 위화감을 줄 수 있어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 A고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국내외로 나눠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에 대해 "경제적 차이에 의한 것도 있지만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경북의 C고교 관계자도 "중국과 유럽으로 나눠 여행하는 것은 학생들의 필요와 관심에 따른 것"이라며 "이를 경제적 관점에서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 역시 "주제별로 수학여행을 나눠 실시할 필요도 있다"며 "해당 학교에서 사전에 학생.학부모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한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k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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