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에 직접 갈아 만드는 피양 할마니표 콩비지

[TV리포트 김미숙의 느낌 맛집]

우유 빛 새하얀 콩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고, 콩의 고소함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콩비지! 국산 백태를 잘 불려 맷돌에 직접 갈고, 가마솥에서 잘 끓여, 어느 것 하나 사람 손이 거치지 않는 게 없는 만큼 정성이 깃든 음식입니다. 정직한 재료와 평소 자식에게 해주던 그 정성 그대로 음식을 만드는 곳, 이북 분들 특유의 무뚝뚝하심인지 처음 본 할머니의 무표정한 얼굴은 좀 차갑다 싶었는데, 보면 볼수록 은근히 미소 띈 모습도 살짝 살짝 보입니다. 특히, 콩비지를 끓일 때 가면 볼 수 있는, 가마솥에서 펄펄 올라오는 자욱한 연기는 옛날 시골집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평양의 평안도 사투리인 피양콩 할마니는 콩을 전문으로 하는 이북식 음식점입니다. 집에서 먹는 밥처럼 맛있는 반찬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한끼 식사로 든든히 속을 채울 수 있는 곳이지요. 5가지 반찬은 개인 접시에 먹을 만큼만 담아 먹을 수 있도록 작은 단지에 집게와 함께 서비스 해주시기 때문에, 버리는 음식도 없고, 재활용 되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조미료도 거의 쓰지 않는 듯 모든 반찬은 정갈하고 깔끔한 맛을 냅니다. 콩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답게 두부 부침이 참 맛있는데, 운이 좋으면 막 부쳐 낸 두부 부침을 맛보기도 합니다.

콩을 직접 갈아 만든 기본 콩비지에, 김치, 버섯, 무 3가지 콩비지로 골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취향대로 고를 수가 있습니다. 저는 특히 김치 콩비지를 좋아하는데, 콩비지의 고소함과 김치가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모든 식재료의 원산지 증명서를 붙여 놓아 손님들이 믿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것도 20여 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이유 중의 하나겠지요. 정직한 재료와 한결 같은 마음으로 만드는 정성, 맛과 영양까지 할머니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녹두 지짐은 노릇 노릇 맛있게 부쳐 두 장씩 내주는데, 먹음직스럽게 두툼하니 잘 부쳤습니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녹두 지짐을 호호 불며 입에 넣습니다. 겉은 바삭바삭하게, 속은 부드러운 녹두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잘 갈려진 돼지고기와 김치가 어우러져 자꾸만 손이 갑니다. 녹두는 찬 음식이므로 더운 음식인 돼지고기와 궁합이 아주 잘 맞는데, 녹두 지짐을 더욱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도 톡톡히 해준답니다. 모든 지짐이나 전이 그렇듯, 뜨거울 때 먹는 것이 제일 맛있기 때문에 맛있을 때 먹으려면 부지런히 젓가락을 움직여야겠지요.

손자들을 기다리며 정성껏 상을 차려 주시던 할머니의 마음이 느껴지는 따뜻하고 푸짐한 밥상입니다.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한 음식들이라 남기지 않고 다 비우고 나왔답니다. 재료의 순수한 맛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 있어 좋은 것으로 채우고 나온 발걸음이 더욱 가볍습니다.

콩비지

콩비지는 두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뜻하지만, 의외로 영양성분이 많이 남아 있어 찌개에 넣어 먹으면 별미가 되던 음식이었고, 먹을 것이 귀한 시절에는 훌륭한 영양 보충제로서의 역할도 했습니다. 요즘은 콩을 직접 갈아 비지로 먹기 때문에, 밭의 소고기로 불리는 콩의 영양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웰빙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건강식, 다이어트 식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녹두

청포묵, 녹두전, 떡고물, 녹두죽, 숙주나물 등으로 먹는 녹두는 이름 그대로 녹색 콩인데, 감기약이 없던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독감에 걸려 입맛이 떨어지고 열이 심하면 녹두죽을 쑤어 먹었습니다. 몸을 차게 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해열제로 쓰였을 뿐 아니라 니아신, 레티놀, 각종비타민, 식이섬유, 아연, 엽산, 철분, 칼륨, 칼슘, 탄수화물이 53%, 단백질이 25% 이상 함유된 완전한 영양 식품입니다. 피로회복, 해독작용, 원기회복에 탁월한 효능이 있으며, 여성의 미용을 위해 녹두비누, 녹두팩 등이 나올 정도로 피부에도 좋은데, 살결이 고와지고 여드름과 주근깨에도 좋다고 합니다.

여기는요!

피양콩 할마니 - 강남구 대치4동 894-14Tel. 02-508-0476

GUIDE TIP: 매일 조금씩 바뀌는 5가지 반찬들은, 반찬 가게에 내놓고 팔아도 될 정도로 한 가지 한 가지가 제대로 된 것들로 모두 맛 보세요! 어느 반찬이 제일 입맛에 맞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가끔 혼자 오는 손님들에게도 어떻게든 자리를 마련해 주는 따뜻한 곳입니다.

김미숙 객원기자 (94년 미스코리아 미)

▶ 쌍둥이 옹알이 대화 화제 "어릴때 부터 토론연습?"▶ 카이스트 학생 잇단 자살 "일탈과 실수에 돈 매기며 내몰아 참담"▶ 쌍둥이는 토론 중?…"다다다다" 옹알이 대화 '大폭소'▶ 쌍둥이 옹알이 대화 '폭소'…"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더큰 피자' 출시, 마트별 경쟁에 소비자는 웃는다▶ 서울시, 미혼근로여성전용 임대아파트 입주자 모집▶ 공무원이 밝힌 중소기업 생존 전략 '거래의 7가지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