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등록금'에 쫓기는 카이스트 영재들

정혁수 기자 2011. 3. 3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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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합니다. 안정적으로 학업과 연구에 매진하도록 해야지, 성적에 따른 차등 학비로 스트레스를 줘서는 안됩니다."

KAIST 학생들의 잇단 자살과 관련, 지난 2007년 도입된 KAIST의 이른바 '징벌성 장학금' 제도가 도마에 올랐다. 과거 KAIST는 경제적 부담없이 연구와 공부를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우수한 인재들이 가장 선호했다.

그러나 2007년 부임한 서남표 총장은 학생들의 사회적 책임감을 강조하고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성적에 따른 차별적인 등록금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이 제도는 평점 3.0(만점 4.3)에서 0.01점 낮아질 때마다 약 6만원(2010년 기준)을 다음 학기 시작 전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학교 측은 이 같은 새로운 등록금 정책을 통해 학기당 최대 750만원가량을 징수하도록 했다. 1년에 1500만원을 상회하는 등록금 액수는 등록금이 가장 비싸다는 영남대(1040만원)보다도 51%나 비싼 금액이다. KAIST 총학생회 관계자는 "장학금 액수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평균적으로 납부하는 등록금의 액수는 국공립대 가운데 4위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 제도의 취지는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 글로벌 수준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평가를 전제로 한 카이스트 학점체계는 재적인원의 3분의 1이 등록금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돼 있다. 30% 이상이 3.0 이하의 학점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학점 2.0 미만의 평점자의 경우 최대 750만원의 등록금 폭탄을 맞게 된다.

KAIST생들의 대부분은 성적 우수 조기졸업자이거나, 고교 재학시절 상위 0.5% 이내의 학생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상대평가라고는 하지만 '낙오자'가 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학생은 "주변의 축하를 받으면서 자랑스럽게 들어왔는데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 부모님에게 수업료 부담까지 드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 관계자는 "영재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은 무한경쟁 분위기에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 정혁수 기자 overall@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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