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사건팀]말많고 탈많지만..택시도 '고시'

윤성열 기자 2011. 3. 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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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성열기자][10명중 3명은 탈락...입도선매 나서는 택시회사도 '합격기원']

택시기사의 '수난시대'다. 승객은 길을 모르는 택시기사 때문에 분통이 터진다고 하소연한다. 택시기사들은 만취한 손님 뒤치다꺼리로 밤이 두렵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택시를 이용한 강력범죄도 시민이나 승객을 불안케 하기는 마찬가지다. 시민들은 택시 운전사 자격에 대한 정밀한 검증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업체들대로 애로가 많다고 푸념한다. 워낙 이직이 잦고 힘든 직업이기 때문에 기사 구하기도 어려운 마당에 '정밀한 검증'은 현실을 도외시한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도 '택시의 세계'는 입문이 만만치 않다. 일부 '초짜'들과 '못된' 마음을 먹은 기사를 제외하면 먹고 살기 위한 '택시기사 입문자와 관계자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윤성열 기자

◇택시시험? 그들에게는 고시

지난 25일 오전 8시30분. 서울 신천동에 위치한 교통회관에는 택시자격증 시험을 보기 위한 응시생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150여개 운수회사 직원들은 한시간 이른 7시30분부터 시험장에 나와 책상을 펼쳐놓고 합격에 성공할 가능성 있는 기사 영입에 여념이 없다.

운수회사 직원들이 시험장에 와서 공들이는 이유는 택시기사가 만성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응시생들에게 운수회사에 나온 직원들은 벌써부터 한 사람이라도 더 챙기기 위해 다가가 말을 건넨다. "어느 지역에서 오셨어요. 요즘 밥벌이 하려니 쉽지 않죠"

U운수회사(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동)에 근무하는 박모씨는 "150개가 넘는 회사가 여기에 와서 응시생들을 안내한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섭외하려면 나중에 불합격하는 사람들도 챙겨야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나이 드신 분들은 다른 일을 찾기도 힘들어 계속 시험을 보기 때문에 특히 얼굴을 익혀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성열 기자

오전 8시50분 시험시작 종이 울렸다. 뒤늦게 시험장을 찾은 응시생들이 어쩔줄 몰라하자 이번에도 운수회사 직원들이 나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들에게 택시자격증 응시생들은 고객이나 마찬가지다. 택시기사가 있어야 회사가 돌아가는 만큼 너도나도 섭외를 하기위해 경쟁이 치열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A택시회사에 근무하는 윤모씨(55)는 "운수회사가 250개가 넘지만 매주 합격자는 150여명에 불과하다"며 "한 주에 합격자 한 명 만나 계약해도 많이 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오전 10시30분. 수험생들이 강당을 빠져나왔다. 30대 중반의 한 응시생은 "회사를 다니다 행정고시를 보기위해 그만뒀지만 여의치 않아 응시했다"고 귀띔했다. 낮 12시5분이 되자 합격자 명단이 붙었다. 발표를 손꼽아 기다리며 주변을 서성이던 응시생들이 우르르 다시 몰려왔다. 응시생 사이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윤성열 기자

자영업을 하다 택시운전을 하겠다고 나선 50대 남성은 볼펜을 쓰레기통에 집어던졌다. 결국 접수처로 다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합격자들은 오후 1시에 시작 되는 LPG교육을 받기 위해 임시로 마련된 교육접수처를 중심으로 줄을 섰다.

합격을 확인한 남모씨(45·강북구)는 "시험 난이도가 만만치는 않다"며 "회사를 다니다 중간에 그만둔 후 가족을 생각하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에서 응시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택시운송조합에 따르면 이날 택시운전자격증 시험은 올 들어 11번째다. 신청자 274명 가운데 246명(89.8%)이 응시했다. 합격자는 165명(67.7%)으로 집계됐다. 10명 가운데 3명이 떨어지는 등 합격률이 70%가 채 되지 않는 만만치 않은 시험이다.

◇ 승객 '눈높이' 맞추려면 적잖은 난관통과 해야

합격의 기쁨을 넘어 택시 운전대를 잡는다 해도 만만치 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아무리 길을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신참'인 탓에 서울시내 골목 구석구석까지 누비기를 원하는 승객과는 다반사로 다툼이 일어난다.

지난 23일 오전3시40분쯤 미아삼거리 앞 길가에서 이모씨(50)가 택시운전기사 이모씨(30)와 시비가 붙어 차량을 발로 걷어차 문짝이 떨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승객이 이씨의 택시를 발로 찬 이유는 "택시 운전이 서툴러 자신이 예상한 시각보다 늦게 왔다"는 이유였다.

또 택시요금 문제로 시비가 돼 주먹다짐을 한 30대 승객과 택시기사가 나란히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 14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차모(31)·이모씨(34·택시기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씨는 이날 오전 1시45분쯤 이태원동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이씨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요금을 낼 것을 요구하자 "지름길을 놔두고 왜 돌아왔느냐"며 이씨를 마구 때렸다. 이씨도 차씨에게 대항해 주먹을 휘두른 혐의를 받았다.

@윤성열 기자

서울 노원구에 운송회사를 둔 택시기사 박모씨(34)는 "시작한 지 얼마안 돼 길을 잘 모르는 기사들이 많을 것"이라며 "요즘은 시비를 피하기 위해 승객에게 아는 길로 가자고 하지만 술취한 승객에게는 잘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다툼이 종종 발생한다"고 말했다. 늦은 밤 취객들의 불평불만을 견뎌내는 고통도 만만치 않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택시는 지난 2월 기준으로 7만여대 가량이다. 법인택시가 2만2851대, 개인택시가 4만9504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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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성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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