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화산이 준 선물 온천, 몸 담그면 '아래'의 자유로움이..


가고시마에 동행한 한 일본전문 여행사 대표는 "온천을 즐기러 일본에 오면서 활화산을 피해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그는 "활화산이 있다는 것은 바로 양질의 온천이 있음을 보증하는 것이고, 활화산은 또 그 자체로 볼거리가 충분한 관광명소다"고 했다.
일본인에게 숙명과 같은 활화산은 죽음의 공포에 대한 대가로 뜨거운 선물을 주었다. 바로 온천이다.
신모에다케가 옆에서 분연을 내뿜고 있는 기리시마 계곡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온천단지다. 일본 천황도 일부러 찾아왔다고 한다. 온천이 모여있는 계곡은 분화구에서 4km 이상 떨어져 있어 화산 분화로 인한 통제에서 자유롭다. 온천이 늘어선 마을에 들어서자 유황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깊은 계곡을 따라 난 길 옆으로 뭉실뭉실 하얀 연기가 피어 올랐다. 땅에 박은 온천공에서 올라온 연기다. 크고 작은 온천들이 계곡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곳 온천단지는 온천수의 수량이 워낙 풍부하다. 기리시마 이와사키 호텔의 경우 건물에 딸린 노천탕이 웬만한 수영장 크기다. 여러 갈래의 굵은 파이프를 통해 뜨거운 물이 계속 유입되고, 차고 넘치는 온천수는 그대로 계곡으로 흘러 내려간다.
넓은 노천탕에서 깅코만으로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피로를 푼 다음, 저녁식사를 할 때였다. 식사 도중 기리시마의 계곡온천 이야기가 나왔다. 오후에 몸을 담근 노천탕 말고 인근 계곡에 조성된 또 다른 노천온천이다. 숲에서 즐기는 노천욕이란 이야기에 귀가 솔깃했다.
기리시마 계곡온천에는 일본의 영웅 사카모토 료마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난해 일본에선 대하드라마 '료마전'의 내내 화제였다. 일본 근대화의 선구자이자 일본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로 꼽히는 료마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료마는 막부시대 말기의 인물이다. 근대화의 물결에 무기력한 에도막부와 지방권력들의 엉거주춤한 동거체제가 지속되던 때다. 근대화의 필요성을 자각한 료마는 지방 최대세력이면서 서로 대립하는 사츠마번과 조슈번을 중재해 동맹을 이끌어 내 메이지유신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료마 자신은 33세의 젊은 나이에 암살돼 메이지 유신을 보지 못했다.
료마가 가슴에 상처를 입은 뒤 신혼여행 겸 치료를 위해 찾은 곳이 기리시마 온천이다. 기리시마 이와사키 호텔이 소유한 계곡온천에서 실제 료마가 온천욕을 했고, 지난해 드라마도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한다.
식사를 서둘러 마친 뒤 계곡온천으로 나섰다. 호텔측이 계곡온천에서 입을 옷을 전해준다. 그런데 옷이 이상하다. 윗도리는 문제될 게 없는데 아랫도리가 요망스럽다. 남자고 여자고 속옷을 벗고 입으라면서 줄이 달린 긴 천만 건네준다. 허리에 몇 번 감아 돌리니 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스커트의 모양이 된다. 반바지 같은 것으로 주면 좋을 것을 왜 이런 치마를 입으란 걸까. 일행 중 이곳을 경험했던 한 분이 그 이유는 물에 몸을 담가야 알 수 있다고 했다.
호텔에서 조금 떨어진 계곡온천장. 계곡의 비탈을 돌로 막아 만든 아담한 탕들에선 수증기가 피어 올랐다. 숲속에서의 온천욕이라서인지 훨씬 상쾌하다. 자연의 깊은 속살에 몸을 던져 그런가 몸에 감기는 온천수의 따뜻함이 다르다.
이곳은 혼탕이다. 물론 옷을 걸친 상태지만 혼탕이란 이름에 괜히 설렌다. 남녀가 거리낌 없이 한 탕에 들어앉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수영장의 수영복보다 더 많이 가렸는데 괜히 낯이 붉어온다. 복장의 비밀이 풀렸다. 우리 몸 제일 안쪽의 속살이 온천수와 바로 만난다. 그냥 알몸이었을 때는 몰랐을, 스커트 속에서의 그 살랑거리는 묘한 부드러움. 이거였구나.
이 탕 저 탕을 오가다 이번엔 계곡물에 발을 디뎠다. 많이 차가울 줄 알았는데 따뜻했다. 워낙 많은 온천수가 쏟아져 들어오니 계곡물도 이렇게 따뜻해진 것이다. 호텔들이 운영하는 계곡온천은 호텔 투숙객에 한해 개방된다.
가고시마의 땅끝마을 이부스키는 모래온천으로 유명하다. 이곳 바닷가의 검은 모래 아래엔 온천수가 흘러내린다. 온천수로 달구어진 뜨거운 검은 모래를 온 몸에 덮고 찜질을 하는 게 이부스키식 모래온천이다.
한여름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얇은 유카타 하나를 걸치고 모래 위에 누워있으면 온천 관리인이 삽으로 모래를 퍼선 몸을 덮어준다. 온몸으로 묵직한 모래 무게를 버티고 있으면 5분도 지나지 않아 이마엔 굵은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숯가마에 들어앉아있는 듯 온 몸에서 땀이 솟는 게 느껴진다. 15분 정도가 적당한 시간이다. 더 누워있다가는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모래찜질이 끝나면 모래 묻은 유카타를 입은 채 바로 옆에 마련된 온탕에 들어가 모래를 씻어낸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온탕에서 땀과 모래를 씻어내는 재미도 즐길 만하다.
이부스키의 모래온천은 특히 피부미용에 효과가 좋다. 한번 경험으로 그 매력에 빠진 여성들이 하루에도 서너 번 모래찜질장을 계속 찾아온다고 한다. 이부스키는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전 총리가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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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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