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3년간 울부짖은 자필편지 내용보니
[CBS 조은정.박슬기.조혜령 기자]
[IMG2]고(故) 장자연씨가 지인에게 3년에 걸쳐 보낸 자필편지 전체 사본을 CBS가 법률 관계자를 통해 입수했다.
총 200여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편지에는 그녀가 성접대를 강요당하며 느꼈던 설움과 울분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주로 밤 시간대에 쓴 편지들은 떠오르는 생각을 그대로 적어내린 듯 글씨체나 어휘들이 다소 거칠었고 대부분 문어체가 사용됐다.
하지만 그녀가 접대했던 인물의 면면과, 연예계의 추악한 현실, 또 다른 피해 연예인 등에 관한 언급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었다.
아래의 편지에서 그녀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들을 '악마'로, 자신을 '놀이개'로 비유하며 힘든 심경을 전했다.
"세상은 분명 넓은데 인간 같지도 않은 그런 사람들이 나를 핍박하구.. 여기저기 술접대에다 수 없는 성상납까지...난 지금 오라면 가야하고 날 놀이개처럼 온갖 갖가지 짓을 다하구... 원하는 것 다 끝나버리면 자리가 끝나면 난 그렇게 가라면 가야하구 또 벗으라면 난 또 그렇게 악마들을....."
"새로운 옷이 바뀔때면 난 또다른 악마들을 만나야 하구.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이렇게 무명으로 활동하다가 끝나는 불쌍한 사람 나말고도 얼마나 많을지를.....어떻게 이런 꼴을 다 당하면서 이렇게 살아가구 있는 현실을 인정할 수가 있겠어"
"정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넘 힘들어. 경찰 검찰에 뛰어들고 싶은데 뛰어 들수두 없구구...(중략)... 요즘들어 하루에 몇 번씩 X매달구 자살 같은 걸 해버리구 모든 꿈들 다 정말 해버리구. 근데 하지만 날 바라보고 있을.. 엄마 아빠 제삿날두...챙기지두 못한 나쁜년인데.. 근데 날 위해서 고생 많이한 울 언니, 아빠, 오빠 생각해서라두 이런 생각하면 안되니깐. 그렇게 하면서 잘보여야 하니깐..."
결국 그녀는 "죽어버리면 모든 것이 끝날까"라며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면서 자살한 동료 연예인을 언급해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기도 했다.
"오빠 죽어버리면 모든 것이 끝날까.... 근데 XX처럼 XX는 그래두 유명세를 탔던 연예인 이면서두 아무일 없던 것처럼 XX를 괴롭혔던 사람들은.... 근데 난 이렇게 무명인두 아닌 무명에 가까운 내가 죽어버린다구 세상에 눈하나 깜빡이기나 하겠어"
장씨는 연예계를 둘러싼 어두운 현실에 대해서도 편지를 통해 토로했다.
"신인 연예인 지방생들 눈에 띄는 그런 애들은 제맘대로 무슨 짓을 해서 그렇게 하는지... 내가 알고 있는 애들 이제 스무살 된 애들....속아 넘어가서...."
"나 뿐만이 아니야. 연예계. 꿈을 접은 연예 지망생두 한둘이 아냐. 1년 넘게 내가 술접대 했던 자리에 동석한 어린 아이들. 10대 후반 20대 초반 아이들 내가 본것만 해두.. 얼마나 많은지... "
"외주 제작사 PD, 감독 들은 신인들 연예 지망생들 가지고 노는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이야. 방송사, 감독, PD, 대기업, 금융회사, 신문사 그런 곳은 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넘어야 할 산인것처럼 아니 이 바닦에 최고 장애물 같은 거...."
그는 스타가 되겠다는 꿈으로 버텨왔지만 점점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난 희망이 없어진 것 같은데 모든게 장난질 치는 것 같고. 가짜 시나리오, 드라마, 영화 계획서들도 가득하고. 2008년 초엔 사극에 출연 기회가 있었지만 바람잡기 식으로 연기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그런 씬 줄 맘도 캐스팅할 맘두 없으면서.. 그걸 이용해서 어린애들. 순진하고 세상물정도 모르는 연예 지망생들 닥치는대로 다...."
검찰, 경찰도 약자인 그에게는 기댈만한 곳이 아니었다.
"검찰 경찰쪽 사람들도..날 술접대 하고 그런 자리 참석 강요식으로 요구했을때 검사도 있었는데 무슨! 앞으로 무슨 특수부 어쩌고 저쩌고 완전 짜증.. 모든게 이해할 수 없고 이건 정말 아닌 것 같아. 내가 왜 이런 길을 선택했는지. 어느 정도는 각오를 했지만 이건 정말 아니야"
이처럼 자신의 처지에 괴로워하던 장씨는 "내가 잘못되면 이 사람들을 꼭 복수해 달라"는 당부를 남기며 자신이 접대했던 31명의 명단을 따로 적어 보내겠다고 말했다.
"2007년 8월 이전부터 날 괴롭혔던... 지금은 이름만 적어서 보낼게. 31명. 감독 PD들은 가장 마지막에 따로 쓸게. 일단은 금융회사, 인터넷 전자신문사 대표, 대기업 대표, 대기업 임원 간부, 일간지 신문사 대표는 아저씨에게 1번으로 복수를....."
"기획사 대표 6명, 대기업 대표 간부들 4명, 금융업체 간부 2명, 무슨 옛날 일간지 신문사 기자 출신 그런놈, IT 업종 신문사 대표 간부 2명, 일간지 신문사 대표 2명, 드라마 외주 제작사 피디 7명, 영화 등 감독 8명..31명이야"
장씨는 접대한 사람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회사, 접대 업소이름은 따로 보내겠다고 적었지만 입수한 편지에는 발견되지는 않았다.aor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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