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인터뷰]삼성전자 차명환, '몽환의 숲으로 재미를 찾아 떠나다"
[포모스 강영훈 기자]앞으로도 재미있는 경기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
"The Winner takes it all"
스웨덴 출신 그룹 아바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저 문장은 "승자가 모든 것을 얻는다"는 뜻으로 e스포츠에서도 종종 쓰이는 표현이다. 특히 개인리그 결승전이 끝나고 난 후 승자와 패자가 엇갈리는 순간이면 그 때만큼 저 표현이 딱 맞을 때도 없다. 그만큼 팬들은 승부의 세계에서 승자만을 기억하고 패자는 쉽사리 잊혀지기 때문이다.

리그를 개최하는 방송국에서조차 광고 영상에 깡소주와 함께 하는 PD의 모습을 연출했을 정도로 지난 피디팝 MSL의 결승전은 소위 '안습'의 대진이었다. 신동원(하이트)과 차명환(삼성전자) 모두 생애 첫 결승 진출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팬층이 얇았고 무엇보다 저그 대 저그의 싸움이라는 점이 가장 큰 흥행의 걸림돌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제동(화승)과의 정면대결에서 '폭군'보다 무서운 뮤탈을 선보인 신동원과 그런 포스에도 아랑곳 없이 "하이브 운영으로 저그전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차명환의 대결 구도는 저그전 대결에서 그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스토리였다.
그럼에도 결승전의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3:1로 일방적인 스코어가 나왔고, '혹시'하는 기대와는 달리 차명환의 하이브 운영은 단 한차례 밖에 나오지 못했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어쩌면 사상 최악의 결승전으로 꼽혔을 지도 모를 정도로 경기는 '빨리' 끝났다.
결승전이 끝나고 난 뒤 신동원이 얼마나 많은 것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차명환이 얻은 것이 별로 없다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 같다. 새로이 조지명식이 열릴 때쯤에야 '맞아. 차명환이 준우승이었지'하는 소리가 나올 법한 분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인 것. .
'하이브 저그, 패하지 않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면. 즉, 결승전 1세트마저 하이브 운영으로 이기지 못했다면 결단코 이번 인터뷰는 없었다. 그렇지만 결승에 가까이 가는 동안 매번 "하이브를 기대해 달라"는 육성을 들어온 사람으로서 결승전 1세트가 눈에 밟혔고, 시간을 내서라도 차명환과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났고, 비록 시간이 조금 흐르긴 했지만 지난 결승전 얘기부터 하이브 운영에 대한 것까지 여러 대화를 나눴다. 지금부터 몽환저그 차명환을 함께 만나보자.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칸 연습실에서 만난 차명환강영훈 기자(이하 강) : MSL이 끝나고 나서 한참을 못 보다가 최근에서야 프로리그에서 1승을 거뒀다. 경기 후의 짧은 인터뷰가 한 번 있긴 했지만 여유 있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결승 끝난 후 잘 지냈나? 근황부터 말해달라.
차명환(이하 차) : 결승전을 준비하면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코피를 쏟을 정도로 연습에 매달려서 피곤이 쌓였었던 것 같다. 긴장감이 한 번에 풀리기도 했고 쉬는 시간을 좀 가졌다. 지금은 잘 지낸다.
강 : 시간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결승 얘기 좀 자세히 해 보자. 지나고 나서도 많이 아쉬울 텐데.
차 : 2세트가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1세트에서 하이브 운영으로 이기고 '오늘 우승하겠구나'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세트에서 3번째 오버로드를 찍지 않는 실수를 했다. 그러다 보니 생각지도 않게 저글링 올인처럼 경기를 끌고 갔는데 졌다. 지고 나서도 계속 2세트에서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
강 : 그래도 1세트 승리는 멋있었다. 결승전을 통틀어 가장 재미있는 경기였다는 팬들도 많고.
차 : 사실은 모든 세트를 그런 식으로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한 세트 밖에 따내지 못해서 팬들에게 죄송했고 미디어 데이 때 한 얘기도 있어서 더 많이 아쉬웠다.
강 : 솔직히 지난 이영호 대 송병구의 스타리그 결승처럼 하이브 간다고 잔뜩 바람 넣고 실제로는 뮤링으로 막 몰아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이영호 때는 직접 인터뷰를 했던 나도 깜빡 속았었으니까.
차 : 팬들 중에도 그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더라. 그렇지만 그런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다. 결승전이라는 높은 무대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이겨야지 하는 욕심이 그만큼 컸다.
강 : 얼마 전에 신동원과 라이브인터뷰를 했는데 자기도 하이브 운영을 직접 해 보니까 꽤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고민하다가 맞춰가기로 했다고 하던데 혹시 그 인터뷰 봤나?
차 : 얼마 전에 봤다. 우선 그 인터뷰를 봤을 때 하이브 운영이 세다고 언급해서 잠깐 기분이 좋았지만 내가 준우승을 하고 난 뒤라는 것을 생각하니 씁쓸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내 빌드를 예상하고 9드론을 준비했다는 내용도 봤는데 신동원 선수가 준비를 잘 한 것 같다. 특별히 할 말은 없다.
강 : 코피를 쏟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신동원이 더 잘 준비한 셈이다. 혹시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는 없나?
차 : 연습을 덜해서 졌다거나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결승전에 올라가면 모든 프로게이머가 나처럼 하겠지만 결승전 준비는 정말 열심히 했고 후회 없이 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몽환저그' 차명환강 : 준우승하고 나서 주위의 반응은 좀 어땠나
차 : 다들 1세트만 재미있게 봤다고 하더라.
강 : 그런 것 말고 칭찬이나 위로 같은 것 말이다.차 : 자신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준우승도 잘한 거라며 스스로 위로했다. 연습실에서도 "나 준우승자니까 이제부터 잘 대접해" 그런 식으로.(웃음) 지금까지 봤을 때 준우승자는 쉽게, 빨리 잊혀지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홍)진호형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한 번 우승한 선수보다 훨씬 더 유명하지 않나. 내가 진호형 입장으로 생각해 봤을 때도 대단한 선수인 것 같다. .
강 : 진심이 묻어나는데, 그럼 홍진호의 길, 즉 콩라인을 원하는가?차 : (웃음)
강 : 그 길을 가다가 우승으로 배신한 송병구를 롤모델로 삼아야 할 것 같다. 마침 같은 편 아닌가. 송병구라는 프로게이머가 같은 팀에 있다는 것이 얼만큼 도움이 될 지 상상도 안 간다.
차 : 아무래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준우승을 하다가 우승을 한 병구형도 있고 계속 준우승만 하는 허영무도 있다. 두 명을 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할 생각이다. 어떻게 보면 내 바로 옆에 좋은 예와 나쁜 예가 나란히 있는 셈이다.(웃음)
강 : 결승전 얘기는 이쯤 해두자. 결승 전 인터뷰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굉장히 낙천적인 성격으로 보인다. 내 말이 맞나? 문제는 프로게이머라면 일반인의 것보다 훨씬 강한 승부욕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 점에서 좀 취약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차 : 내가 생각했을 때도 승부욕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 스스로도 이기는 경기보다는 재미있는 경기를 원하기 때문에 개인리그 같은 경우는 일부러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편이다. 이번 결승전도 언제 다시 올 지 모르는 무대라고 생각하고 관중들과 함께 어떻게든 더 즐기려고 노력했다. 물론 결과는 좋지 못했지만...

차명환은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준비하는 방법이 많이 달랐다강 : 언제부터 그렇게 즐기는 자세를 취했나
차 : 08-09시즌에는 내가 반짝 잘했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 나도 연패를 거듭하고 팀도 최하위권으로 떨어질 정도로 힘든 시기가 왔다. 그 때 정말 너무 힘들었다. 게임을 그만둘 생각까지 하고 며칠 집에 내려간 적도 있었는데 그 때 부모님께서도 많은 얘기를 해주셨다. 프로게이머가 된 이상 혼자만 생각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혼자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라 팀원들도 있고 응원해 주시는 팬들도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이셨다. 아마 그 때부터 즐기면서 하려고 더 노력하게 된 것 같다.
강 : 부모님들은 늘 위대하다. 그래도 이번 결승전의 경우는 '즐기는 자'가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 셈이다. 독기를 한 번 품어볼 만 한데. 스코어도 완패에 가까우니 마인드에 또 한 번 변화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차 : 그렇지는 않다. 나 같은 경우는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생각 뿐만 아니라 임하는 자세도 다르다. 개인리그에서는 계속해서 즐기는 자세로 임할 것이고 이기는 모습에서 독기가 부족하다면 그 문제는 프로리그 무대에서 풀면 된다.
강 : 이런. 팀에서 굉장히 좋아할 만한 타입의 선수 같다.
차 : 흐흐흐.

아직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는 그는 일단 하이브 운영을 계속 시도하겠다고 말했다강 : 그런데 개인리그에서든 어디서든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이 뭔가. 10년이 넘은 게임인데 아직 보여줄 것이 남았다고 생각하나?
차 : 물론 많다고 생각한다. 매일 밤 자기 전에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예전에 강민 선수나 이경민 선수 같이 전략적인 경기를 보는 것이 재미있다. 그 선수들의 VOD를 찾아서 보기도 하고 내가 프로토스를 골라서 따라해 보기도 하고 그랬다. 그 선수들의 플레이를 생각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뭔지 알 거다. 저그전에서는 아직 보여줄 것이 굉장히 많이 남았다. 결승전에서 시도한 버로우 저글링도 그런 의미에서 시도했던 거다.
강 : 결승전 얘기는 그만하자고 했지만 얘기가 나온 김에 해 보자. 버로우 저글링 때문에 지지 않았나차 : 노림수였는데 그게 막혀서 진 건 맞는 것 같다. 그냥 여러 가지를 보여 드리려고 한 것인데 신동원 선수가 잘 파악한 것 같다.
강 : 어떤 종족이랑 하는 게 가장 재미있나
차 : 아무래도 지금은 저그전이 가장 재미있다. 저그들이 다른 종족을 상대할 때는 퀸도 가끔 보이고 요즘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 저그전은 그런 부분이 너무 약하다. 저글링과 뮤탈만 가지고 연습을 하다 보니까 하는 입장에서도 재미가 반감됐고 그래서 준비했던 것이 하이브운영이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미디어데이에서 이런 얘기를 했을 때 하이브는 많아야 한 두 세트가 될 거라는 댓글들이 많더라. 사실은 모든 세트를 하이브 운영으로 준비했는데 .보여 드리지 못해서 패배보다 그게 더 아쉬운 부분이다.
강 : 하이브 저그의 완성을 위해서는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차 : 하이브 이후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누가 해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많이 연습했다. 테란의 레이트메카닉이 그렇듯이 서로 뮤탈을 뽑은 상황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하이브로 가느냐가 문제였다. 그것만 해결된다면 하이브 운영은 모든 저그 유저들히 평소에도 한 번씩은 쓸만한 전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강 : 테란의 경우 레이트메카닉이든 대놓고 메카닉이든 그런 운영으로 저그를 상대하면 바이오닉이 상대적으로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저그전에서는 그런 걱정은 없나차 : 저그는 아무래도 10년 동안 거의 똑같이 해왔고 하이브 운영을 하더라도 저글링과 뮤탈은 똑같이 계속 컨트롤하면서 해야 하니까 그런 것은 없다.(웃음)
강 : 한참 전의 얘기라서 지금은 짧게 표현하겠지만 그 당시 얼마나 힘들었을까 궁금하다.차 : 말 그대로 나가기만 하면 지던 시절이었다. 특히 플레이오프 같은 중요한 순간에서 진 적도 많은데 나 때문에 팀이 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부담이 가장 컸고 그게 가장 괴로웠다.

강 : 성격을 보면 친한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 최근에 박상우 디스도 그렇고 이 바닥은 친하지 않으면 디스도 못하는 곳 아닌가.
차 : 대체적으로 과거에 이스트로였던 선수들이랑 친한 것 같다. 상우형이랑은 아마추어 때부터 붙어 다녀서 원래 친했었고 그 형의 소개로 지금 STX에 있는 대근이랑도 친하다. 상우형이 나보다 약간 빨리 데뷔했고 잘 하기도 했다. 그래서 '저 형도 나가는데 나도 나가야지. 상우형도 이기는데 나도 이기겠지'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웃음) 서로 좋은 관계인 것 같다. 인터뷰에서 화승의 박준오 선수를 디스한 적도 있는데 준오 같은 경우는 먼저 친한 척(?)말을 걸어서 친해진 경우다. 성격이 좋은 것 같다.
강 : 팀 내에서는 누구와 친한 편인가.차 : 연습생 동생들이랑 많이 친한 편이다. 나를 잘 따르기도 하고. 또 동갑인 허영무나 임태규랑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강 : 그래도 라이브인터뷰니 옛날 얘기도 좀 해 보자. 언제 데뷔했고 어떻게 프로게이머가 됐으며 등등 차명환을 처음 보거나 더 자세히 알고 싶은 팬들을 위해 이런 질문은 꼭 필요하다.
차 : 2008년 5월에 데뷔했다. 중학교 때 TV에 나오는 프로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것이 참으로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고등학교 때 진로 고민을 하다가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게임을 하다 보니까 어느 새 고3이더라.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반대를 많이 하셨는데 아마추어 대회를 다니면서 입상을 많이 하니까 어느 정도 인정을 해 주셨다. 인문계를 다니고 있었는데 프로게이머가 너무 하고 싶어서 짐싸들고 서울로 올라오느라고 간신히 졸업했다. 부모님께서 나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다.

삼성전자 칸 테스트에서 이성은을 이기기도 했던 차명환강 :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차 : 친한 형이 있었는데 삼성전자 테스트를 보게 해준다고 했다. 영무한테 추천해 달라고 조르고 있었는데 귀찮았는지 잘 안 해주다가 어떻게 (이)성은이형이랑 연습게임을 하게 됐다. 그 때 이겨서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받을 수 있었고 그 때 성은이형 이기고 프로게이머를 이겨봤다고 자랑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강 : 돌이켜 봤을 때 지금의 위치까지 오는데 힘들지는 않았나
차 : 팀원들이 나보고 항상 '너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고 하는데 내가 봐도 그런 것 같다. 공교롭게도 내가 들어오면서 선배 저그들이 팀을 많이 나갔다. 자연스럽게 기회도 빨리 잡고 데뷔전도 이기면서 남들보다는 빨리 주목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강 : 원래부터 저그를 골랐나
차 : 원래는 테란 유저였는데 저그로 테란을 이길 때의 쾌감이 너무 좋더라. 지금도 취미생활로 부종으로 게임을 많이 하는데 실력 쌓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고 재미도 있다.
강 : 프로게이머 입에서 취미생활로 게임을 한다는 말이 재미있게 들린다. 실제로 다른 취미생활은 없나? 관심 분야라든지.
차 : 드라마 챙겨 보기? 원래 드라마를 안 보다가 보게 된 계기가 '온에어'라는 드라마를 보고 나서부터다. 그 후로는 드라마에 푹 빠졌다. 드라마를 보고 있다가 끊으면 성적이 안 좋길래 요즘은 꾸준히 조금씩 보고 있다. 온에어의 김하늘 씨가 너무 좋았다.(웃음)
강 : 다시 돌아가서, 차기 시즌 MSL 예선도 끝났는데 시드권자로서 조지명식도 기대될 것 같다. 예전부터 우승하면 택뱅리쌍을 한 조에 다 몰아놓고 싶다고 한 적도 있지 않나.
차 : 기대된다. 그런데 우승을 못해서 조지명식 전에 신동원 선수랑 친해져야 할 것 같다.(웃음) 조지명식에 올라온 32명에게 물어 보면 다 택뱅리쌍과 맞붙기 싫어한다. 나 역시 그렇고. 그만큼 그 넷이 굉장히 잘하는 선수들이고 상대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그 넷을 한 조에 몰아 놓고 택뱅리쌍도 다른 게이머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서로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있을 것 같다.
강 : 조금은 진지하게 답해달라. 차명환에게 택뱅리쌍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의미는 뭔가.
차 : 현재 프로게이머들이 모두 부러워하고 존경할 만한 선수들인 것 같다. 병구형도 옆에서 보고제동이도 실제로 몇 번 본적이 있는데 자기관리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컨디션 조절이라든지 언제 어떻게 집중해야 하는 지를 알고 있는 것 같다.

강 : 자기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본인은 얼만큼 노력하고 있나
차 : 일단 자기 몸을 잘 챙겨야 할 것 같다. 제동이도 휴가 때 놀러 갈 기회가 있어도 만약 다음 날에 연습에 지장을 줄 것 같으면 딱 절제를 한다고 하더라. 솔직히 나는 여태까지 게임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자기관리가 중요한 것 같다. 이제부터 나도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부터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이 때 바로 옆에서 차명환이 운동을 한다고?! 하면서 김가을 감독의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강 : 부디 자기관리를 잘 해서 멋진 선수가 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차 :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결승전에 와주신 많은 팬들의 응원과 함성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시 꼭 그런 무대에 서고 싶고, 아까 말했다시피 옛날에 강민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하면서 감탄했듯이 내 경기를 보는 분들에게도 그런 인상을 심어 주고 싶다. 그리고 저그전 뿐만 아니라 다른 종족전에서도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지 않았던 운영이나 전략을 생각해 놓은 것들이 있다. 어서 팬들에게 차명환의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개인리그 일정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하고 싶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몽환저그' 차명환길다면 긴, 짧다면 짧은 차명환과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됐다. 많은 프로게이머들을 만나 봤지만 차명환은 확실히 다른 선수들과는 조금 차별화된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인터뷰에는 생략했으나 결승전의 패배를 자극하며 약이 오를 만한 질문을 계속 던져봤지만 차명환의 미소 띈 표정을 독기 어린 표정으로 바꾸는 데는 실패했다. 그만큼 차명환의 '즐기는 게임, 재미 있는 게임'을 하겠다는 말은 진심이라는 뜻일 게다.
뭐 어떤가. 프로라는 타이틀이 붙긴 했지만 프로게이머 모두가 이영호(랭킹 1위)가 될 수는 없는 법. 그런 차명환이 결승에 갔던 것은 사실이고 이제는 그 누구도 차명환에게 "어이, 그런 자세로는 앞으로 절대 우승하지 못해!" 라고 말할 수도 없다. 아니, "어이, 하이브가 됐든 뭐가 됐는 이번에는 꼭 이겨 보라고!"라며 독려해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즐기는 자'가 '잘하는 자'를 이길 때, 어쩌면 우리는 정말 재미있는 결승전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므로.
kangzuck@fomos.co.kr
모바일로 보는 스타크래프트 1253+NATE/ⓝ/ez-iEnjoy e-Sports & http://www.fomos.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브인터뷰]철권계의 큰 형, 테켄크래쉬 이병국 피디를 만나다
[라이브인터뷰]이제 막 힘찬 날갯짓을 시작한 신동원을 만나다
[라이브인터뷰]전설의 부활! 무릎, 니(Knee)가 최강이다!-2-
[라이브인터뷰]전설의 부활! 무릎, 니(Knee)가 최강이다!-1-
[발렌타인 특집]정명훈-서연지, 그들의 특별한 데이트
Copyright © 포모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