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땐 정치에 무관심..30代되니 관심 높아져

◆ 한국사회 미드필더 X+세대 ① 만31~42세 500명 사회의식 조사 ◆X+세대가 20대일 땐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처럼 보였다. '탈정치' 세대라 불렸다. 하지만 그들은 '탈권위'를 추구했을 뿐 정치에 무관심한 건 아니었다. 386세대가 자본론 등 사회과학 금서를 읽고 '사회 구성체 논쟁'을 벌였다면 이들 세대는 '우리 안의 파시즘'을 읽고 '적과 싸우다 적을 닮아버린' 듯한 학생운동 조직의 권위주의에 반기를 들었다.
386세대가 유럽 68세대의 전투성을 배워왔다면 X+세대는 68세대의 이념, '일상의 정치'를 습득했다.거대 담론보다는 자유, 환경, 인권, 동성애, 페미니즘, 삶의 질 등의 마이크로 이슈에 관심을 돌렸다.
이들 세대의 정치 참여 방식도 전 세대와 달랐다. 길거리와 광장이 아니라 1990년대 초반 등장한 PC통신에서 토론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치를 풍자하고 패러디하고 놀라운 속도로 글을 '퍼다' 날랐다. 이들이 사회에서 무한경쟁으로 내몰릴수록 정치는 비장한 투쟁이 아닌 '놀이'가 됐다.
스마트폰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의 등장은 이들의 정치 참여에 날개를 달아줬다.
정치와 사회 부조리에 대한 '촌철살인'을 날리고 함께 즐거워하고 공감한다. 트위터 타임라인(글이 올라오는 창)에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사람들만큼이나 사회 뉴스에 대해 한마디씩 언급하는 30대가 많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들은 자기가 선택한 소셜 커뮤니티에서 나름의 아이덴티티를 획득하고 그 인격이 요구하는 평판에 따라 행동한다"며 "현재 온라인 공간과 가상 인격은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는 이 같은 X+세대의 정치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트위터에서 이들은 '투표하자'는 글을 열심히 RT(리트윗)했다. 답답한 정치 현실을 바라보던 이들 세대는 예전에는 '부패한 현실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쿨하다고 생각했지만 '정치적 관심을 갖고 투표장에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쿨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들은 1990년대 대학의 탈거대 담론을 본 뒤 외환위기를 겪은 세대"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취업ㆍ생활 전선에 뛰어들었고 고용이나 미래가 불안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에 이들에게 '정치'란 먹고사는 문제와 연결된 일상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들의 정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은 바로 이런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X+세대의 절반 가까운 수가 '복지국가'를 대한민국이 나가야 할 미래라고 꼽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 이호승 팀장 / 이재철 기자 / 고승연 기자 / 정석우 기자 / 임영신 기자] ▶ [화보] '초미니' 아이유, '짧아도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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