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물<33>하도야의 칼은 발기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원작 박인권·글 유운하
◇제7화 검사의 칼<33회>
하도야는 가볍게 자신의 몸을 문질렀다. 문득 사타구니에 손이 갔다. 남자의 상징이 만져졌지만 불에 닿은 것처럼 퍼뜩 놀라며 손을 떼었다. 하도야는 냉수로 목욕을 하면서도 참을 수 없는 열꽃이 얼굴로 치솟아 오름을 느꼈다.
그것은 수치심이면서 극심한 모멸감의 또 다른 반응이었다. 하도야의 상징물은, 적어도 그의 기억으로는 발기가 된 적이 없었다. 사춘기를 지나며 청년이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칼은 발기하지 않았고 언제나 절망적이었다.
물론, 한동안은 병원을 찾아 발기부전에 대한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인터넷을 이용해서 익명으로 여러 방면의 처방을 시도해 보기도 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여자에 대한 욕정은 남들과 다름없었지만 칼은 언제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도야가 전혀 발기되지 않는 것은 바로 그날 이후였다. 괴물 같은 인간 하류의 대물을 목격한 그 때, 백마강변에서 자신의 고추를 꺼내 놓고 부르짖던 제비의 물건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래서…신은 공평한 것인가."
하도야가 여자에 대해서 예민할 수밖에 없는 시기에도 오로지 목표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성적인 불균형으로 인한 것인지도 몰랐다. 어쩌면 그의 예정된 성공신화에는 남자의 상징을 잃어버린 불행의 그늘이 뒤덮여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사실 하도야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는 거기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
하도야를 끊임없이 괴롭혀온 정신적 스트레스는 결국 몰입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건 법 위에 군림하려는 부정과 불의의 쓰레기더미를 완전히 소각하고자 하는 집념으로 나타났다.
"오재봉이 거물이라는 거 인정해. 권력의 배후로, 지하 경제계의 큰 손으로, 그리고 암흑가의 보스로 완벽한 권좌를 유지하고 있는…보기 드문 범죄 총수야!"
하도야는 모처럼 수사팀과의 회식자리에서 발언했다. 505호의 유일한 꽃인 여수사관이 곱게 눈살을 찌푸렸다.
"검사님답네요. 오늘은 좀 다른 화제를 꺼내 주시죠. 애인 소개나 결혼발표 이런 거요!"
"오재봉을 구속시키는 것은 일반 범죄자 수백 명을 검거하는 것 만큼이나 크나큰 효과가 있어. 우선 이 대형 사고를 마무리 한 후에 내 여자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하지."
김동기가 소주잔을 건넸다.
"검사님 사모님은 절대 평범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집 사람 같으면 이해가 불가능 하니까요."
하도야가 술을 받아 마시며 웃었다.
"나도 그럼 괴물인가? 내 동생처럼."
"동생이라니요?"
"이런 내가 좀 취했나? 그 녀석 이야기를 꺼냈군. 후후… 지금쯤 서울로 올라 왔을 텐데…하나뿐인 형에게 연락을 안 하네."
이미영이란 이름의 여수사관이 관심을 보였다.
"부여에서 올라오신 모양이지요. 부친을 돕고 있다던 그 동생 분 말이죠? 이제 서울로 취직한 거에요?"
"확실히는 모르지만 그런 거 같아."
"검사님, 그런데…왜 괴물이라는 거죠?"
이미영 수사관을 비롯한 김동기 등 전 수사팀원들이 하도야에게 시선을 던졌다.
"나와는 아주 다른 굉장한 능력을 지닌 놈이거든."
하도야의 팀원들이 서로를 돌아봤다. 굉장한 능력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에 대한 관심과 의혹이었다. 마치 퀴즈와 같은 하도야의 말에 김동기 수사관이 지나가는 말처럼 중얼거렸다.
"하 검사님이 가장 다른 부분이라면…혹 여자 아닙니까? 동생 분이 여자들에게 엄청 인기 있는 분인가요?"
모두의 시선이 약속이나 한 듯 하도야 검사에게 꽂혔다.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 말은 내가 전혀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다는 말이기도 한 건가?"
여자 수사관 이미영이 펄쩍 뛰었다.
"어머머, 하 검사님, 검사님이 기회를 주시지 않아서 그렇지…우리 지검의 미스들이 얼마나 흠모하는지 아세요? 눈길 한번 주시지 않는 건 바로 검사님이라고요. 매일 범죄 수사에 카리스마를 줄줄 흘리고 다니시지만 말고 기회를 좀 주셔요. 동생 분처럼."
하도야도 때로는 그러고 싶었다. 조직 내에서도 선정적인 유혹을 받아 봤지만 결정적인 결함이 그를 구속했다. 미치도록 여자가 그리울 때도 있었다.
하도야는 키득거렸다.
"우리 아버지는 참 공평하게 형제를 키웠지. 한 명은 여자를 모르고 살 만큼의 일벌레로! 다른 한 명은 일은 모르고 여자를 위해 살 만큼!"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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