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룡 "공부 잘했어요. 내신도 3등급" (인터뷰)

뉴스엔 2010. 10. 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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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범석 기자]

"어휴, 억울해. 저 불량학생 아니었어요. 풍생고 시절 공부도 잘했거든요. 내신 3등급이면 괜찮은 거잖아요."

장진 사단의 대표 배우 류승룡은 전북 전주에서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을 밤샘 촬영하고 오는 길이라며 눈을 껌뻑였다.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냐"는 질문에 그는 "다들 외모만 보고 껄렁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반장도 했고, 전교 50등 안에는 꾸준히 들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 수다쟁이 이요원"1학년 때 반골기질 때문에 선배들한테 찍혀 연극반에 들어가게 됐어요. 연극 치료 받으면서 장래희망이 바뀌었죠. 훌륭한 배우가 되자로요."

'난타' 1기 배우로 시작해 장진 사단에 합류하며 충무로에 얼굴을 알린 류승룡. 장진이 연출한 '박수칠 때 떠나라' '거룩한 계보' '퀴즈왕'에 출연했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영화는 '7급공무원'이었다. 어리버리한 후배(강지환)를 다그치고 임무를 부여하는 코믹한 국정원 팀장으로 출연, 큰 웃음을 선사했다.

"신태라 감독의 그 영화 이후 관객에게 실례를 범하는 배우가 되지 말자는 생각을 또한번 하게 됐죠. '된장'도 그런 영화가 될 겁니다."

애틋한 멜로와 미스터리가 절묘하게 포개진 '된장'(감독 이서군/제작 필름있수다, 21일 개봉)에서 류승룡은 의문의 살인사건 배후를 쫓는 시사프로 PD다. 영화를 끌고가는 길잡이 역할.

그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시나리오에 반해 5분 만에 출연을 결정했다"며 "스케일은 작지만 이런 참신한 기획이 제대로 평가받았으면 좋겠다. 제목도 어떤 미사여구 보다 우리 영화를 가장 잘 표현해준다"고 말했다. 요즘 영화가 감각적이고 충격적인 스토리로 무장했지만 '된장'은 감성에 어필, 잔상이 오래 남는 영화가 될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요원과는 첫 동반 출연이었지만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거의 없어 회식 자리에서의 기억이 오히려 선명하다고 했다. "의외로 말수가 많고 쾌활해서 좀 놀랐어요.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구나를 느꼈죠."

▲ 다작 배우?"소속사 대표라지만 너무 장진 감독과만 작업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 답했다. 그는 "그런 선입견이 있지만 '거룩한 계보' 이후 3년간 장진과 떨어져 지냈다. '열혈남아' '천년학' '황진이' '시크릿' 등 다른 회사 작품에 출연하며 사이즈를 키운 뒤 '퀴즈왕'에서 다시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장진 다 됐다'며 깎아내리는 사람도 있지만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태어나서 그처럼 기발하고 샘솟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을 못 봤다. 그런 박한 평가는 아마 그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높아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류승룡은 어떤 사람일까? "가십을 제공하지 못 하는 배우. 감정 표현에 솔직한 남자. 어색한 분위기를 절대 못 참는 인간. 가끔 반복된 잘못에 화도 내지만 뒤끝은 전혀 없는 사람. 이 정도일 것 같네요."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처럼 울지 않으면서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는 연기를 하는 게 꿈이라는 이 털털한 남자는 "현대인에게 여행과 요양이 필요한 것처럼 '된장'은 각박한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정서적 여행 같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언제부턴가 노배우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마다 경건해집니다. 어쩌면 그분의 유작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매순간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헤어질 때 인사가 좀 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평양성' '아이들' '고지전' 등 한꺼번에 너무 많은 영화에 출연하는 건 아닐까. 류승룡은 "3년에 한 작품만 출연해도 저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 배우가 있지만 저는 출연료 때문에 거절한 작품이 하나도 없다. 돈 때문에 좋은 작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답을 대신했다.

(사진=미스터리 안에 멜로를 숨겨놓은 영화 '된장'에서 시사프로 PD 역을 맡은 류승룡)

김범석 kbs@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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