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배추 과잉, 이젠 '폭락' 걱정
'폭등→안정→폭락'. 배추값 그래프가 널뛰기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폭등했던 고랭지배추 값은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겨울에는 월동배추 과잉으로 인한 폭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산 수확량 증가와 중국산 배추 수입 증대, 소비 둔화까지 겹쳐 지난해처럼 '밭째로 갈아 엎는' 사태가 재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월동배추 10만t을 조기출하해 폭락 사태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김종훈 식량원예정책관은 13일 "12월 이후 출하되는 월동배추 재배면적이 15% 늘어나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월동배추 폭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농협에서 6만t을 조기출하하는 것을 포함해 10만t을 미리 당겨서 김장배추용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산물산지유통인 중앙연합회 박장구 기획부회장도 이날 "5만8000t을 폐기한 지난 겨울의 재판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월동배추 폭락 가능성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재배면적이 평년에 비해 늘었고 현재 작황이 좋기 때문이다. 최근 배추 가격이 급등하자 산지에서는 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 정식작업이 이달 초까지 이뤄졌다. 박 부회장은 "이달 들어 기후도 매우 좋아 벌써부터 가락시장에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급락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산 배추에 대한 할당관세가 14일부터 연말까지 폐지되는 점도 물량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달에만 이미 2317t을 민간에서 수입해 들여왔으며 무관세로 인해 수입량이 폭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 상인들의 사재기가 이뤄지고 있어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중국 광저우일보는 이날 "9월12일 ㎏당 4.40위안(약 748원)이던 배추값이 10월 초 국경절 연휴기간에는 5.2위안(884원)에 거래돼 한달새 12%가 올랐다"고 보도했다. 한국 교민 밀집지역인 베이징시 왕징지역의 경우 한달 전 소매시장에서 한 포기에 2위안이던 배추가 최근에는 3~4위안에 호가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최근 한국의 배추 파동으로 채소 도매상들이 동북지역의 배추와 무 등을 사재기하고 있기 때문에 배추값이 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에서 처음 수입하는 중국산 신선배추도 총 160t 중 절반이 12일 국내에 도착했다. 이들 배추는 18일 가락시장 경매대에 오를 예정이다. 윤요근 농민연합 상임대표는 "(중국에서) 배추가 많이 들어오면 농민들은 결국 또 한번 밭을 갈아 엎게 되는 형국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28일 포기당 최고 1만5000원(소매가)까지 치솟았던 배추가격은 최근 많이 떨어지고 있다. 13일 현재 배추 소매 평균 가격은 포기당 7600원 수준이다. 평년치에 비하면 여전히 비싼 가격이지만 정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준고랭지 배추가 본격 출하되면서 반입량이 늘었고 소비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농산물산지유통인 중앙연합회는 이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김장배추 10만포기를 소외계층에 무상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장구 부회장은 "이번 사태로 유통인들이 폭리를 취하고 출하량을 조절했다는 비판은 오해"라면서 "작황이 60% 수준으로 급감해 원가가 크게 올랐으며, 신선배추 특성상 사재기도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다슬 기자·베이징 | 조운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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