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날마다 '각본없는 드라마'..PS 초대박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명품 야구, 명승부, 극적인 드라마...'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앞에는 주옥같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심판의 마지막 아웃 판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포스트시즌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삼성과 두산이 맞붙은 플레이오프에서는 1~4차전까지 모두 1점차로 명암이 갈리는 초접전이 벌어졌다.
약속이나 한 듯 양팀은 7회까지 '탐색전'을 펼치다 8회부터 본격적으로 승부를 걸어 야구를 하는 이나 보는 팬 모두 오금이 저릴 만큼 짜릿한 경기를 선사했고 결국 최종 5차전까지 치달았다.
각본 없는 드라마의 출발점은 화끈한 타격전으로 진행된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였다.
역시 5차전까지 혈전을 벌였던 양팀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빼면 1~4차전을 8회까지 1점차 살얼음판 승부를 펼쳤다.
올해 포스트시즌 9경기 중 8경기가 이런 모양새로 진행되면서 야구팬은 한 시도 자리를 뜰 수 없었고 그야말로 선수나 감독 못지않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경기에 몰입했다.
그래서 보는 이들도 지친다는 말이 절로 터져 나왔다.
포스트시즌 9경기 모두 만원 관중을 이루며 흥행에서 대박을 터뜨렸고 지상파 방송사 중계 시청률도 갈수록 높아갔다. SBS가 중계한 10일 3차전 시청률은 10.4%였고 MBC 전파를 탄 4차전은 13.2%로 올랐다.
워낙 예측을 불허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다 보니 네티즌 사이에서는 시청률 보증수표인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는 견해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40대 직장인인 유모씨는 "30년 야구팬으로서 최근 야구 인기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DMB로 야구를 시청하는 사람들도 많고 아파트에서는 월드컵 때처럼 환호성도 들린다. 한국시리즈도 기대된다"며 뜨거운 야구 열기에 혀를 내둘렀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매 경기 진행 중인 문자중계와 야구팬들이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 'MLB 파크'에는 이번 포스트시즌에 대한 팬들의 관전평이 실시간으로 쏟아진다.
벼랑 끝에 몰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을 눈앞에 둔 두산이 4차전이 열린 11일 네이버 문자중계 응원게시판은 삼성(5만2천449개)과 두산(5만1천562개) 등 양팀 합쳐 10만개가 넘는 응원글로 도배됐다.
MLB 파크 게시판에 글을 쓴 아이디 '20승태훈'이라는 팬은 12일 '정말 어제 경기는 끝나고 보는 저도 마침내 진이 다 빠지더군요'라면서도 '플레이오프 들어 두산 선수들의 투지와 이기려는 마음은 저를 충분히 감동시켰습니다. 페넌트레이스 때 보여줬던 실망스런 모습을 정말 상쇄시키고도 남음이 충분한 경기를 9경기째 해줬으니까요'라며 두산 선수단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삼성을 응원하는 'NailMaster'라는 팬은 '어느 팀이 이기든 4차전 이내에서 끝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럴줄 알고 5차전은 클릭(예매)도 안했더니 망했네요. 표 사놓을걸..양도하실분 없나요?'라며 표 구하기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후리지아'라는 팬은 '경기 중후반 두산 1~3번 좌타라인을 왼손 투수 권혁이 막아야 하는데 지금 부진해서 전체적으로 (삼성 불펜에) 과부하가 걸리죠. 5차전 키도 결국 권혁이 마운드에서 얼마나 경기 중후반에 두산의 좌타라인을 막아줄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봅니다'라며 전문가에 버금가는 식견을 뽐냈다.
'우용아빠'라는 아이디를 지닌 팬은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켈빈 히메네스가 완투한다고 가정하고 두산의 한국시리즈 선발투수 로테이션을 홍상삼-김선우-히메네스 순으로 예상,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SK와 격돌하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반면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선발승리를 거둔 투수가 김선우와 히메네스 단 2명밖에 없는 점을 꼬집는 팬도 있었다.
'재곤니즘'이라는 팬은 '어느 정도 전력이 되어서 (포스트시즌에) 올라왔다는 4팀인데 선발투수로 이닝도 못 막아주는 게 한국만의 특징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하위 네 팀 중에도 봉중근(LG) 류현진(한화) 선수 말고는 긴 이닝을 던질 투수가 없는 거 보면..'이라면서 선발투수 문제가 해도 너무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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