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마약류 과다처방, 오남용 심각

2010. 10. 1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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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포함) 의약품 투여일수가 1000일이 넘는 환자가 6000여명에 달해 마약류 오남용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마약류 오남용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은 1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9년 1년간 마약류 투여일수가 1000일이 넘는 환자가 6167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마약류 오남용실태 파악을 위해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포함)의 연간 총 투여일수가 1000일이 넘는 환자들에 관한 자료를 분석했다. 연간 마약류 투여일 수가 1000일이 넘는 다는 것은 매일 마약류 의약품을 3개 이상씩 복용하는 것과 같다.

원희목 의원실의 분석에 따르면 마약류 투여일수가 1000~2000일에 해당하는 환자는 5673명이었고, 2000~3000일 293명, 3000~5000일 128명, 5000~1만일 6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간 마약류 투약일수가 1만일을 넘는 환자도 9명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마약류 처방량이 가장 많은 환자 상위 10명의 의료기관 방문행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마약류를 타간 A씨(여·33세)는 지난 한 해 동안 139일, 1주일에 3번꼴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방문한 의료기관의 수는 총 108곳으로, 많게는 하루에 의료기관 12곳을 방문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해 지난해 A씨가 처방받은 마약류는 모두 3만9763개이며, 이는 하루 평균 109개의 마약류를 복용한 셈이다

의료기관 방문일수가 가장 많은 경우는 B씨(남·49세)는 1년간 303일이나 의료기관을 찾아 마약류를 처방받았다. 하루 최대 9곳의 의료기관을 방문했으며, 1년 동안 총 2만9188개의 마약류를 처방받아 1일 평균 80개씩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의료기관 방문일수가 16일밖에 되지 않는 C씨(남·80세)의 경우 마약류 처방량이 총 2만2188개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C씨는 두 달에 한번씩 종합병원에 가서 마약류를 받아왔는데, 한번 방문시 무려 3006개씩 처방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원희목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마약류 과다 처방 사례들은 대부분 의원급 의료기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상위 3명을 제외하고는 종합병원을 방문한 적이 없고, 대부분 의원급에서 마약류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원희목 의원은 "여러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면서 마약류를 처방받는 환자의 경우, 일반적인 환자와는 달리 약물의 의존성으로 인해 이미 1개 의료기관의 처방량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태까지 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독이 의심되는 환자로 보건당국의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원 의원은 마약류를 1000일 이상 처방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점검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치료를 위한다고 해도 중독우려가 있는 마약류를 지나치게 많이 처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료기관들이 마약류 안전 불감증에 빠진 것은 아닌지 우려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원희목 의원은 "복지부와 식약청, 심평원 등의 협의가 우선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마약류 관리 데이터 베이스 구축' 등 향후 마약류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송병기 매경헬스 기자 [bgsong@mkhealt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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