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

2010. 10. 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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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허수아비춤' 출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이 소설이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미래의 삶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를 자각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썼습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67) 씨가 대기업의 비리와 천민자본주의를 신랄하게 파헤친 소설 '허수아비춤'(문학의문학)을 출간했다. 장편으로는 2007년 '오 하느님' 이후 3년여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소설은 비자금 조성과 전방위 로비, 재산 상속과 경영권 승계 등 재벌 사회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해부한다. 이를 통해 작가가 던지는 화두는 '경제민주화'다.

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씨는 "1970년대 초중반부터 정부가 국민을 향해 지금은 분배의 시기가 아니라 축적의 시기라고 공언해왔는데 40년이 지나도 분배라는 말은 한 번도 안 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며 "국민적 욕구이자 요구인 분배 없이 여러 경제 문제가 불거져 사회를 절망시키고 많은 사람에게 왜 우리가 사는 것인지 근본적으로 질문하게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작가의 말'에서 "지금 이 시점에서 '경제민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며 소설의 주제를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작가가 말하는 경제민주화란 모든 기업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명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로 내서 모두에게 그 혜택이 고루 퍼져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조씨는 "이런 소설이 필요없는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인간에게서 본능을 제거할 수 없는 한 이런 사회적 모순은 계속 되겠지만, 불의가 적고 올바른 것이 더 많이 이뤄지는 사회를 원하기에 이번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소설은 막대한 자금을 무기로 정관계 권력을 장악하고, 그들과 야합해 부정한 방법으로 불법적인 경영권과 재산권 상속 작업을 하는 재벌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린다.

그 중심에는 회장 직속의 '친위부대'가 있으며, 이에 맞서 부패하고 타락한 세력을 정화하는 힘으로 도덕적인 시민단체의 역할을 강조한다.

작가가 "너무 직설적인 게 흠일 수도 있다"라고 말할 만큼 소설은 우리나라가 겪는 문제점부터 해결책까지 거침없이 드러낸다.

조씨는 "30-4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고 이 나라에 존재하는 모든 기업의 문제를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태백산맥'을 쓸 때는 국가보안법을 걱정하며 썼지만 이번에는 전혀 그런 걱정 없이 쓰면서도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돼 있을까, 왜 작가가 이런 소설을 써야만 할까 우울하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오늘의 역사는 사회의 많은 문제점과 모순들을 끝없이 해결하면서 이뤄온 것"이라며 "우리 사회도 문제점을 고쳐가면서 나아지리라는 희망과 욕구를 동시에 지니고 썼다"고 했다.

이 소설은 지난 8월부터 온라인 연재됐으며 2개월 만에 누적 조회수 220만 회를 돌파했다.

448쪽. 1만2천원.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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