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등급화 보건복지부 황당 결혼사이트

2010. 10. 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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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모가 대기업 임원·의사면 A등급…생산직은 G등급"

건강한 출산양육환경 조성 명분 어디가고 등급 매겨

보건복지부가 운영비를 지원하는 결혼정보 사이트에서 본인의 학력과 소득, 부모의 직업 등에 따라 회원들을 몇 개의 등급으로 나눠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결혼의 상품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영희 민주당 의원은 5일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운영하는 '결혼누리'(www.wed-info.kr)에 연동된 결혼지원 사이트에서 가정환경이나 학력 등을 기준으로 회원의 등급을 매겨 관리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복지부는 이 협회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5000만원씩 모두 1억원의 예산을 '결혼누리' 사이트 운영비로 지원했다.

이 사이트에 올려진 등급 기준을 보면, 부모가 고위 공무원·대학교수·의사·대기업 또는 은행 임원이면 최고 등급인 에이(A)를 주는 반면, 농업·임업·축산업과 생산직은 최하 등급인 지(G)로 평가했다. 부모의 재산도 남성의 경우 20억원 이상이면 A등급, 5000만~2억원은 최하위 등급이다.

결혼 대상자 본인의 학력도 등급으로 순위를 매겼다. 의대·한의대·치대를 나오거나 서울의 우수 대학을 졸업했으면 최고 등급인 A등급, 서울 일반 대학은 시(C)등급, 지방대 에프(F)등급, 전문대는 G등급,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면 최하위 등급인 에이치(H)등급으로 구분하는 등 모두 8등급으로 세분화했다. 소득도 연봉 8000만원 이상이면 A등급, 2700만원 미만이면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이 사이트의 회원은 현재 1만1954명이다.

최영희 의원은 "정부가 지원하는 사이트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부모의 직업이나 재산, 학벌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결혼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각만 심어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인구보건복지협회는 "회원들의 검색 편의를 위해 제공된 분류들이 등급으로 돼 있었다"며 "등급을 즉시 없애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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