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랭, 손호영 보자마자 게이 같다고 했다니..

유상우 2010. 9. 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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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사람들이 날더러 이중적이란다. KBS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을 때도 인터넷 게시판이 폭발했다. '쟤는 집이 망했다면서, 혼자 힘든 척은 다하면서 하고 다니는 건 명품 백에다 명품 옷과 모피에 엄청나게 화려하다고. 앞뒤가 안 맞는다고 재수없다'고 말이다. 변명하지 않고 말하자면, 나는 그 명품 옷들이 좋다. 대학시절까지만 해도 내 옷장엔 200벌이 넘는 명품 정장들이 있었다. 하나하나 모두 너무 좋아서 샀다. 집도 작아지고 동네도 바뀌고 해서 그나마 그것들은 옛날의 나를 이어주는 유일한 끈인데…."('혜령아, 그 얘긴 다음에 하자' 중)

"안재환씨 장례식에 어떻게 그런 차림(오렌지색 니트에 흰색 바지)으로 올 수가 있냐. 내 입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유치한데, 나도 장례식에 검은 옷 입고 가야 된다는 것 정도는 안다. 나 정말 서울시 홍보대사로 그날 행사 때문에 그렇게 옷 입고 있다가 정신없이 뛰어갔다. 아무 정신이 없었다."('그랬구나, 그랬어' 중)

"정말 내가 멀쩡한 스트레이트 성인남자 손호영씨더러 보자마자, 밑도 끝도 없이 '게이 같아!'(기사 제목들)라고 했을까? 방송에서 앞뒤 맥락 다 보신 분들은 안다. 기자 분들은 노이즈 마케팅, 낚시, 떡밥, 이런 것들을 은근히 즐긴 것 같다. 화나고 기분 나빴지만 세상에 바람이 한 번 불었구나, 그런 셈 친다."

"'낸시랭'은 필리핀에서 활동할 때 불리던 이름이다. 그곳에서 외국 애들이랑 어울리면서 '혜령 박'이란 발음이 어색하다는 걸 많이 느꼈다. 선생님들은 'Hae~ Ryoung… Who?' 이때 난 어려운 발음의 이름이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변호사와 상의해 '랭(Lang)'이라는 외국 성을 찾아냈다. 내가 장차 미국으로 유학 가 활동하면서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될 것이기 때문에 '낸시랭'이란 이름이 딱 좋았다."

팝 아티스트이자 행위예술가인 낸시랭(31·박혜령)이 자전적 에세이집 '낸시랭 난 실행할거야'에 털어놓은 이야기들이다. 예술가로서 성장과 그간의 활동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풀어냈다.

낸시랭은 '셀러브러티 아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예술가로 통한다. 항상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대중의 찬사와 질시를 동시에 받고 있기도 하다. 케이블채널이나 홈쇼핑, 지상파TV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거나 돌발적인 행동을 하는데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큐티, 섹시, 키티'를 외치며 과감한 노출과 섹시 코드를 만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유로움과 당당함, 눈치 안 보기'로 대표된다.

낸시랭은 오해와 질시를 웃으며 가볍게 넘긴다. "이런 소리 하면 또 돌 날아올지 모르겠지만, 나는 악플, 오해, 루머들 때문에 깊이 상처받았던 적이 없다." 모든 상처를 자신의 미래를 위한 거름으로 사용하겠다는 다짐이다.

낸시랭은 연예계와 미술계를 허물고 하나가 되게 하고 싶다고 바라기도 했다. "이 둘이 결합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 같다. 어쩌면 새로운 개인이 만들어질지 모른다. 아트와 엔터테인먼트만큼 현대사회에서 뜨겁고 또 그것들만큼 사람들의 욕망이 집중된 곳이 있을까?"

낸시랭은 2003년 뉴욕과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대받지 않은 꿈과 갈등: 터부 요기니 시리즈' 퍼포먼스, 2004년 광주 비엔날레에서 '낸시랭 사인회: 뷰티풀 몬스터', 프랑스 '앵그르 뮤지엄' 전시 등 숱한 예술활동으로 팝아티스트의 입지를 굳혔다.

한편, 낸시랭은 올해 말 음반을 발표하면서 가수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다. 낸시랭 지음, 270쪽, 1만2000원, 사문난적

swry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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