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기차여행
오영욱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2010. 9. 16. 21:52

기차는 훌륭한 건축입니다. 순수하게 기능적인 논리로 짜인 그 모양새에는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내부 공간은 쾌적합니다. 아직도 몇몇 기차에는 변기 구멍 밑으로 철길이 보이는 화장실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그 또한 묘한 쾌감을 줍니다. 무엇보다 바깥 경치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에 기차만한 공간은 또 없습니다.
감옥이 아닌 이상 모든 공간은 바깥 풍경과 나름대로의 관계를 맺습니다. 창은 그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특히 기차의 창은 채광이나 통풍보다는 풍경을 바라보게 하는 목적이 더 큽니다. 특별히 시선을 가리는 것 없이 모든 경치를 객차로 끌어들입니다. 창가 자리에 앉아 막 사색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경부선을 탔을 땐 슬프게도 역방향 통로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창에는 커튼이 쳐졌고 주변에 아름다운 사람도 없었기에 나는 딱히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기차의 덜컹거림에 몸을 맡긴 채 그림을 그렸습니다.
< 오영욱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향신문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속보]1000억대 잔고, 알고보니 5만원···검찰, 대장동 일당 ‘깡통 계좌’ 알고도 성남시에 넘겼
- 이 대통령, ‘통일교·신천지’ 겨냥 “해악 너무 오래 방치”…종교지도자들 “해산, 국민도 동
- 현직 경찰서장 관할지역 카페서 미술전시회 열고 작품 판매 ‘논란’
- [속보]민주당 윤리심판원, ‘비위 의혹’ 김병기 제명
- [단독]이틀 새 연쇄추돌로 7명 숨진 서산영덕고속도로…교통사고 치사율 ‘전국 1위’
- 어도어 계약해지 다니엘…“끝 아닌 시작, 마음속엔 항상 뉴진스 있어”
- [단독]장경태 고소인 전 연인, 경찰에 영상 추가 제출…“3초 원본서 성추행 입증돼”
- ‘용인 일가족 5명 살해’ 50대 무기징역 확정···양쪽 모두 상고 포기
- JMS 성폭행 피해자 명예훼손한 ‘JMS 신도 출신 유튜버 ’ 징역형 집행유예
- [단독]김병기 ‘공천헌금’ 의혹도 추가 고발···수사받는 사건만 총 24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