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로이스터 '사인 훔치기 공방'

사직|이정호기자 2010. 9. 16. 0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을야구의 길목. 4강팀 사령탑의 시선도 날카로워지며 벌써부터 신경전이 시작됐다.

롯데-SK전이 열린 15일 사직구장. 경기전 양팀 감독이 '사인 훔치기'를 두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전날 경기 3회말 SK 선발 김광현이 선두타자 황재균에게 3루타를 맞은 뒤 문규현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주자 김성근 감독이 직접 나서 추평호 주심에게 '사인 훔치기' 의혹을 제기했다. 3루 작전코치가 포수의 사인을 훔친 뒤 1루코치에게 전달, 1루코치가 타자에게 사인을 알려준다는 주장이었다.

3회가 끝나고 김 감독이 다시 어필하자 이번에는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에 대해 '왜 같은 항의를 받아주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로이스터 "'사인 훔치기'는 없다"

로이스터 감독은 '사인 훔치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코치 2명을 거쳐 타자에게 사인할만한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우리 사인도 실수하는 선수가 많은데 다른 팀 사인까지 볼 능력은 안된다"며 여유있는 농담까지 섞었다. 그러면서 "'사인 훔치기'를 했던 안했던 문제되지 않는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며 '사인 훔치기'가 야구 규칙에 없어 가능하다는 입장까지 밝혔는데 이는야구문화적 오해에서 비롯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 규칙은 아니지만 대회 요강 26조(불공정 행위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에 '사인 훔치기'를 금지하고, 어기면 퇴장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은 야구 문화 차이인 듯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같은 '사인 훔치기'가 금지된 부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심판진의 경기 운영에 대해 "심판들이 권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항의는 감독의 권리지만 아닌 부분은 심판이 제지해야 한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김성근 "롯데 '사인 훔치기' 전부터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롯데의 '사인 훔치기'가 예전부터 있었다"며 포문을 멈추지 않았다.

전날 상황에 대해 "양쪽 코치 움직임을 보면 바로 알 만한 상황"이라며 확신을 갖고 얘기했다.

"'사인 훔치기'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로이스터 감독의 생각을 전하자 김 감독은 "아는 야구가 전부는 아니다. 여기는 한국"이라고 즉각 반응했다.

그러면서 "'사인 훔치기'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상대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고, 상대가 어필하면 그만 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감독의 어필은 확신에 찼지만 전날 주심을 본 추평호 심판은 롯데 코치진에게서 '사인 훔치기'와 관련된 움직임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평호 심판은 "김 감독이 '롯데의 '사인 훔치기'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심판진의 판단으로는 타이밍이나 상황이 맞지 않았다. 공필성 코치가 평소 제스처가 많아 오해를 한 듯하다"고 밝혔다.

<사직|이정호기자>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