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여자가 섹스하는 237가지 이유
여자는 왜 섹스를 하는가. 이 도발적인 질문이 주는 당혹감은 무엇보다 여성으로 성을 제한한 데서 오는 낯섦과 누구나 잘 안다고 여기지만 설명하기 어려운 거리에서 온다. 또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라는 것을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는 점도 기인한다. 텍사스대 임상심리학과 교수로 심리생리학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신디 메스턴과 같은 대학 진화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는 이런 학계의 간과와 태만에 대한 반성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공저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원제: Why Women have sexㆍ사이언스북스)는 5년간 피험자 3000명 이상이 참가한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여성이 보이는 성애의 신비를 밝혀낸 역작이다. 여성들의 증언과 폭넓은 과학 및 임상 사례, 연구 내용을 씨줄과 날줄로 여성의 성애를 풍요로운 태피스트리로 제시한 것이다.

이들이 연구를 통해서 밝혀낸 섹스를 하는 이유는 237가지나 된다. '지루해서' '신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등 세속적인 것에서 영적인 것, '내 남자가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나 몰래 바람을 피운 남편을 응징하고 싶어서' 등 이타심에서 복수심에 이르기까지 심리적 차이는 미묘하고 다양했다. 이들의 조사에 따르면, 어떤 여성들은 우월감과 힘을 느끼기 위해서 섹스를 했고,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격하시키기 위해, 친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적에게 피해를 줄 목적으로 섹스를 했다. 이 책의 탁월함은 여성들이 실제 생활에서 겪는 성적 만남을 상세히 기술하고 섹스를 하도록 추동하는 동기들과 이 동기들 각각이 여성의 성 심리에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해준 데에 있다. 가령 성적 끌림에서 여자에게 남자의 체취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여성의 후각이 배란기를 전후해 절정에 달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실험 결과, 성적으로 냄새가 끌리는 대상의 경우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인 주요 조직 적합 유전자 복합체인 MHC가 대립적인 경우였다. 여자가 냄새가 좋아서 남자와 섹스했다고 말한다면 이는 성행위의 동기 이면에 진화적 적응이란 근본적 이유가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키스를 잘하는 게 여자가 섹스를 하는 이유가 될까. 여성의 66%가 형편없는 키스를 하고 나서 성적 끌림이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키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불안이 감소되고 입 냄새를 통해 상대방의 건강 상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자는 키스로 건강 상태와 유전자 적합성을 알아내는 것이다. 섹스를 관계 적격 심사의 일환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성 경험에 나서는 동기로 섹스기술 향상을 꼽는 '정보가 풍부한 쇼핑객' 입장은 선택한 배우자가 자신의 성활동 기억들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그동안 여성의 성행위 동기에 대해 일부 특정한 시각에서 논의된 것과 달리 전통적인 맥락과 호르몬, 뇌과학물질, 혈류, 해부학적 구조 등 생리학적 연구 성과, 임상례, 성애에 영향을 미치는 정신 상태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조명했다는 점에서 여성의 섹스에 관한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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