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박물관 'LUST' 展] 흐트러진 신발..방안에선 무슨 일이

2010. 9. 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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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벗은 듯한 신발 두 켤레. 여자 종은 들어가야 될까 말까를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주변에는 계곡과 빽빽한 나무들로 '사철 언제나 봄날과 같다'는 그림 제목 '사시장춘(四時長春)'을 잘 표현한다.

이 그림은 실제 남녀를 등장시키지 않고 표현해낸 에로티시즘의 진수로 조선 후기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 그림으로 추정되는 작품이다. 18세기 우리 조상 성풍속을 은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하나의 열쇠다. 한국 춘화가 은근한 매력이 있다면 중국 춘화는 정교한 필치로 여자들 발에 주목한다. 중국에서는 여자 발을 인위적으로 작게 하기 위한 전족 풍습이 있던 만큼 발을 만지는 것이 극도의 내밀한 행위로 여겨졌다.

일본 춘화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두 사람 행위에 집중해 보는 이에게 압도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18~19세기 한ㆍ중ㆍ일 3국을 대표하는 춘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평창동 동아시아 전문 화정박물관은 동아시아 춘화 114점을 특별전 'LUST(욕정)'에서 선보인다.

한혜주 관장은 8일 "오랜 기간 야심치게 준비한 기획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요가 꾸준했던 춘화를 학술적으로 접근한 전시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전시 의미를 설명했다.

김옥인 학예사는 "다색판화 선구자로 알려진 스즈키 하루노부에서 에도를 대표하는 가쓰시카 호쿠사이, 메이지 시대 이름을 날린 도미오카 에이센에 이르기까지 일본 춘화를 엄선해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스즈키 하루노부 작품인 '풍류염색마네몬'은 콩처럼 작게 변한 마네몬이 색도수행을 위해 각국을 유람하면서 남녀 간 정을 배우게 되는 이야기다.

'사시장춘'으로 은근하게 시작되는 전시는 전족을 본떠 만든 작은 도자기와 왼쪽을 펼치면 춘화고 오른쪽으로 펼치면 미인화가 나오는 부채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룬다. 중국에서는 전족을 본떠 만든 도자기에 술을 따라 마셨다고 한다. 노골적인 성 묘사와 동성애, 훔쳐보기, 불륜 등 금기된 영역도 거침없이 다룬다. 전시 성격상 19세 이상 관람가다.

홍선표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한국 춘화는 리얼하면서도 낭만성과 살냄새를 풍기는 수준 높은 경지에 올랐다"며 "중국 춘화는 여자들 표정이 없고 생명력이 없지만 정교한 필치가 명품급"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춘화는 초현실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전시는 14일부터 12월 19일까지며 다음달 2일 춘화에 대한 학술 강연도 미술관에서 개최한다. (02)2075-0124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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