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울림..공연장도 악기가 된다
'잔향 시간' 이 좋은 음향 결졍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2초깊은 울림으로 클래식음악에 최적대중음악 메카'악스홀'압도적 볼륨 명성
같은 공연이라도 공연장에 따라 감동이 다르다. 뒤에 있는 좌석에 앉으면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는 공연장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구석에 앉더라도 악기의 작은 울림까지 들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증가하면서 그들의 무대를 조금이나마 나은 음향으로 즐기고자 하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같은 연주도 공간의 규모, 벽면의 마감재, 객석의 구조 등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예민한 귀를 지닌 관객들이 먼저 알아채고 있는 것. 국내의 장르별 공연장 현황과 구비된 음향시설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국내 대표 공연장의 음향에 얽힌 얘기를 들어봤다.
▶다목적홀, 전용홀
=공연장은 크게 다목적홀과 전용홀로 나뉜다. 다목적홀은 콘서트, 오페라, 뮤지컬, 국악, 발레 등 모든 장르를 소화하는 공연장. 전용홀은 오로지 콘서트, 오페라, 대중음악 등 한 장르를 위한 공간이다. 국내 다목적홀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LG아트센터 등이 손꼽히며, 전용홀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오페라하우스, 세라믹팔레스홀, 대중음악 전용공연장인 악스홀 등이 있다.
공연장 사운드를 결정짓는 요소는 다양하다. 그중 가장 중요한 요인은 소리의 잔향(殘響) 시간. 잔향 시간은 어떤 소리가 발생하고 그 소리가 저소음인 60㏈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평상시 잔향이 길면 소음이 울려 거슬리지만, 공연장에서 긴 잔향 시간은 사운드를 풍부하게 만든다. 특히 콘서트는 소리를 가장 멀리, 풍부하면서도 부드럽게 전달하는 울림이 필수로 꼽힌다. 예술의전당 음악부 문성욱 씨는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클래식 음악은 2~2.2초 정도 울림이 지속되는 것이 좋다고 보며, 스피치를 위한 공간은 메시지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 울림을 최소화한다"며 "클래식 전용홀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2초, 오페라하우스는 1.5~1.8초로 맞춰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 전용홀, 내추럴 사운드의 정점
=국내서 클래식 음악의 최고 음향을 들을 수 있는 곳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세종문화회관 챔버홀, 세라믹팔레스홀 등이 꼽힌다.
그중 1988년 개관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국내 유일한 클래식 전용공연장이다. 콘서트홀이라는 공간이 하나의 악기로 기능을 한다. 바이올린의 울림통과 비교하면, 공연장 자체가 울림통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 관계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클래식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라, 내추럴한 사운드를 최대한으로 들을 수 있다"며 "다목적홀에서 사용하는 가변장치(잔향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목적의 전기장치)를 쓰지 않고도 공간 자체에서 깊은 울림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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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홀인 LG아트센터는 주변 소음이 전혀 들리지 않는 방음 설계로 유명하다. 지하철 역 인근에 위치한 공연장에 소음이 들릴 것을 감안해, 공연장을 지층 위에 띄워 놓은 특수 공법으로소음을 차단했다. |
최근에는 고양아람누리의 아람음악당의 음향도 손꼽힌다. 최적의 음향을 전달하기 위한 직사각형(슈 박스) 형태를 한 전용홀로, 나무로 된 내부 마감재가 따뜻한 느낌의 음향을 전달한다. 오직 오케스트라 연주에 최적화된 음향시설로, 클래식 연주자들이 선호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공연을 한 프랑스 피아노3중주 트리오 방데레는 "믿을 수 없다(Incredible). 세상의 모든 공연이 아람음악당 같았으면 좋겠다"고 호평을 하기도 했다.
세종문화회관의 챔버홀 역시 작은 규모(400여석)지만, 음원을 최대한 살리는 것에 집중한 실내악 전용공연장이다. 내부 벽면은 음원을 단순히 흡수하지 않고, 멀리 반사시켜 공간 내부에 울리도록 할 수 있는 신(新)공법 건축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최고의 음향시설에도 공간 규모가 너무 작아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세울 수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 측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챔버홀 페스티벌을 개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을 세운 것도 높은 수준의 음향시설을 알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외 세라믹팔레스홀도 소규모 클래식 전용공간. 이곳은 홀 내부 벽을 도자기의 소재인 세라믹으로 마무리해 섬세하면서도 부드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대중음악 공연장, 압도적인 사운드=
스피커를 쓰는 공연장은 규모에 걸맞은 스피커, 공연장 내부 구조 등 다양한 요소가 음향의 품질을 좌우한다. 국내 유일한 대중음악 공연장 악스홀의 음향은 압도적인 볼륨과 부드러운 음질로 유명한 곳. 몇 만명의 관객을 수용하는 록페스티벌 규모의 스피커를 설치해 음향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미카, 에이브릴 라빈, 익스트림, 후바스탱크, 제이미 컬럼 등 해외 아티스트 등이 악스홀에서 공연했으며, 특히 록 장르와 같은 폭발적인 사운드가 필요한 무대에 적합한 공연장이다
악스홀 운영국 박현수 과장은 "일본에서 유명한 공연장 시부야악스를 모델로 만든 공연장이다. 일본 현지 스태프가 직접 설계했으며, 약 50억 규모의 음향시설을 갖춘 공간"이라며 "1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체조경기장에나 설치할 법한 스피커 용량이 2000석 규모의 공연장에 설치돼, 전 공간에서 풍성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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