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대담>김문수 "이명박 정부, 촛불집회·4대강 겪고 나서 소심"

2010. 8. 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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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대담=이해준 정치부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요즘 몸값이 금값이다. 차기 대선 주자라는 타이틀이 생겼다. 6ㆍ2 지방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전국적인 쓰나미에도 '텃밭' 경기도를 지켜내면서다. 하지만 그는 몸을 낮춰 도정에 더 충실하겠다는 생각이다. 한 달 전 취임식도 노숙자 밥 퍼주기 행사로 대신했다. 그는 1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맡은 바를 성실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직자의 본분"이라며 "경기도 발전과 도민을 잘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살리기 사업도 중단 없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주민이 편안해지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일에 발벗고 나서 변화된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다른 건 모르지만 섬기는 분야는 늘 1등을 하겠다는 각오다.

-새 총리에 40대의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내정하는 등 여권이 새 인물로 출발을 하려 하고 있다. 지난 2년 반의 국정 운영을 돌아보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까.

▶청와대와 정부가 너무 높은데 있고 권력이 중앙에 집중돼 있었다. 역대 정권도 마찬가지지만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해 대통령 자신은 물론 국민까지 불행에 빠뜨렸다.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과 대화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정책만 추진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버리라고 충고하고 싶다. 소통의 시스템을 재구축해야만 한다.

-여권의 최대 화두는 재집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떻게 풀어야 할까. 또 김 지사도 대선 후보군으로 언제쯤 활동을 시작할지 궁금증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절반쯤 지났다. 나 또한 취임한 지 한 달쯤 지났다. 아직 그런 얘기하기는 때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 맡은 바를 성실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직자의 본분이다. 도민을 잘 모시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 중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묻고 싶다. 당에서 함께 일하면서 지켜본 정치인 박근혜, 그리고 동지 박근혜는 어떤 인물인가.

▶한나라당의 큰 지도자로, 국민적 인기도가 상당하다. 앞으로도 당을 위해 적극 일해주셨으면 한다.

-이재오 의원이 특임장관에 내정된 배경에는 하반기 개헌을 강도 높게 추진하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나온다. 개헌에 대한 지사의 생각은 어떤 것인가.

▶개헌은 절차가 복잡하고, 국회의원 3분의 2의 발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현실성이 없다. 5년 단임제를 유지하면서도 지방으로 권력을 분산시키는 게 마땅하다. 이런 것은 개헌 없이도 가능하다. (행정구역 개편에서도) 도 폐지 같은 안 되는 것을 추진하기보다 꼭 필요한 것부터 고쳐야 한다. 지금 개헌하자고 하면 국론 분열도 있고, 실제로 개헌이 될 것인지도 의문이다. 갈라진 민심 치유가 우선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헤럴드경제 이해준 정치부장과의 대담에서 개헌을 비롯한 최근의 정국 현안과 4대강 사업, 팔당 유기농단지 문제, 도정 운영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m.com

-재선 공약인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은 어느 정도 진척되고 있나.

▶국토해양부도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했고 검증도 거의 끝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반대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미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과거 촛불집회와 4대강 반대를 겪고 나서 굉장히 소심해졌다.

-정부가 미온적인데 GTX 도입을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경기도는 포도송이식 신도시, 난개발이다. 그래서 교통 문제 해결이 최대 숙원이다. 도로 중심의 시설투자는 한계가 있다. 비용도 증가하지만 추가로 도로를 건설하면서 교통 혼잡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낳았다. 이대로라면 해법을 찾을 길이 없다. GTX는 효과적인 대체 수단이다. 최고 속도 200㎞로 경기도 어디서든 30분이면 도심 진입이 가능하다. 서울 삼성동에서 동탄까지 18분, 일산까지는 22분 소요된다.

-GTX가 건설되면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나.

▶한국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하루 승용차 38만대, 연간 7000억원의 혼잡비용이 줄어든다. 말 그래도 교통혁명이다. 수도권 경쟁력도 동반 상승이 가능하다. 러시아, 일본, 런던, 프랑스는 이미 광역철도가 도심과 신도시를 잇는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메가시티 구축을 통해 경제 허브가 탄생했다. 프랑스 RTR(광역 급행전철)는 파리 외곽과 파리 간 노선으로 통행자의 70%가 전철을 이용 중이다. 민간 투자도 가능하다. 대기업들이 60%를 투자하겠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머뭇거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4대강 사업과 관련 팔당호 상수원보호구역 유기농단지 주민들과 마찰 중인데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이곳을 대표적 유기농단지로 육성할 생각은 없나.

▶(주민들과 유기농 단지를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협상 중이다. 하지만 농민들을 옹호할 명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팔당호라는 식수원 물탱크에서 농사를 지으면 퇴비의 질소와 인이 녹조 현상을 일으켜 물을 오염시킨다. 경기지사 입장에서는 11가구의 유기농가보다 수도권 2400만명의 마실 물을 지키는 게 우선이다.

-유기농단지가 식수원 오염원이라는 경기도의 주장을 놓고도 논란이 인다. 특히 한강 살리기와 유기농대회 유치는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유기농은 생산물이 농약에 오염되지 않았다는 뜻이지, 수질이 오염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퇴비는 가축 분뇨와 식물 잔재가 섞여 하천과 호수의 부영양화를 촉진한다. 한강 살리기와 유기농대회는 별개의 문제다. 유기농업은 더욱 장려하려고 한다. IFOAM(세계유기농운동본부)도 한강 살리기 사업이 유기농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만큼 이해한다며 서한을 보내왔다.

-지사께서는 그동안 줄기차게 규제완화를 요구했는데, 그렇게 될 경우 수도권 과밀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는 16개 규제라고 하는데 모든 게 규제투성이다. 대기업과 대학은 신ㆍ증설이 안 된다. 인구밀도가 높은데 국립종합대학 하나 없다. 대신 없어야 할 것은 많다. 서울과 인접하다 보니 13개의 화장장, 분뇨처리장, 차량기지, 정신병원 같은 수도권 기피시설이 집중됐다. 전체 면적의 22%, 경기 북부 면적의 44%가 군사시설 보호구역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은 20.6%로 규제투성이다. 그린벨트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어느 나라에서 그린벨트를 국가가 규제하나. 공산국가인 중국도 이처럼 규제하지 않는다. 환경 규제로 나 홀로 아파트, 영세 공장, 축사, 창고 같은 난개발이 범람했고 기업들도 해외로 이전 사례가 늘었다.

-재선 지사로 앞으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두고 도정을 펼칠 것인가.

▶현재 우리나라에 좌절하고,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면 발벗고 나서겠다. 젊은 사람들, 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일명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다. 노인 복지 보육과 교육, 의료, 주택, 일자리 등 가능한 모든 행정을 통합해서 도민이 부르면 달려가는 119식 스피드행정을 실천하겠다.정리=심형준 기자/cerju@heraldm.com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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