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한국문화재 아직도 日에 6만점
◆ 日총리 과거사 사죄 ◆
'조선왕실의궤' 외에도 우리가 일본에서 돌려받아야 할 문화재는 상당히 많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김봉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땅에 있는 '비운의 한국 문화재'는 6만1409점(일본 궁내청 소장 도서 포함)에 이른다. 국외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 우리 문화재(10만7857점) 중 60%에 해당한다.
현재 도쿄국립박물관에 있는 '오구라 컬렉션'은 '조선왕실의궤'와 함께 반환이 가장 시급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오구라 컬렉션'은 대낮에도 인부를 끌고 고분을 도굴하러 다녔다는 일화가 전해지는 일제시대 기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1870~1964년)가 빼돌린 한국 문화재 1100여 점을 말한다.
고고ㆍ회화ㆍ조각ㆍ공예ㆍ전적ㆍ복식 등 전 분야의 유물을 망라하는 '오구라 컬렉션'은 학술적 가치도 높다. 우리나라에선 한번도 발굴된 적 없는 5~6세기 신라 금동투각관모(金銅透刻冠帽), 한국 고대 회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청동기 시대의 '견갑형 동기(어깨 갑옷 모양 장식판)' 등 국보급 유물이 즐비하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판본(古版本)인 고려대장경 재조대장경(再雕大藏經) 587상자 4995첩도 일본 오타니대에 보관돼 있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해인사 고려대장경판을 찍어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문화재청이 조사한 6만1409점보다 훨씬 더 많은 우리 문화재가 일본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 등을 거치며 개인 소장가들에게 흘러간 문화재도 상당할 것이라는 뜻이다.
일본 궁내청 등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 실태를 조사했던 박상국 한국문화유산연구원장은 "최소 10만점 이상은 될 것으로 본다"며 "우리에게 학술적 가치가 높고 불법 반출 여부를 확실히 증명할 수 있다면 돌려받으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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