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가 '삐끼의 세계' 수입 괜찮지만 '험한 꼴' 당하기 일쑤



거리가 술에 취하면 활약하는 이들이 있다. 속칭 '삐끼'라 불리는 이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삐끼란 업소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을 말한다. 나이트클럽, 유흥업소 등과 더불어 밤 문화를 논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이들은 술집이 밀집한 골목이라면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생태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 바 없다. 대체 삐끼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지난 4일 오후 9시쯤, 유흥업소가 밀집한 북창동의 한 거리를 찾았다. 현란한 네온사인은 거리에 밤이 내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듯 했고, 평일임에도 거리는 취객들로 북적였다.
거리 곳곳에서 말끔하게 차려 입은 이들이 전단지를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하는 게 눈에 띄었다. 그 중 한 명에게 다가가 말을 붙여봤다. 환한 미소와 함께 "놀다 가시게요? 아가씨 진짜 물 좋아요. 양주 큰 거에 안주, 맥주 몽땅 서비스해서 25만원! 와~ 싸다!"라는 멘트를 날렸다. 그러나 취재 중임을 밝히자 일순 얼굴이 굳어지며 "그런 거 관심 없으니까 딴 데 가서 알아보세요"라며 매몰차게 거절했다.
취재요청을 하며 돌아다니길 2시간, 번번이 거절만 당했다. 막 포기하려던 찰나 기자를 안쓰럽게 여겼는지 삐끼 한 명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취재도 좋지만 일하는데 방해되면 다들 싫어해요. 우린 시간이 돈인데 그런 식으로 물고 늘어지면 누가 좋아해요…."
자신을 '원빈아빠'라고 소개한 그는 '일에 방해가 되지 말 것'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인터뷰에 응해줬다. 기자는 그를 따라다니며 질문들을 쏟아냈고 일하는 틈틈이 그는 성실히 답변해줬다. 질문에 답하랴 손님 물색하랴 바쁠 법도 한데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올해 20살로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삐끼 생활을 해왔다. 공부에 취미가 없었던 그는 친구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했다. 용돈벌이 삼아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 벌이가 어마어마했다.
당시 그의 월수입은 300만원. 보통 월급쟁이 봉급을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월급은 15만원에 불과하지만 손님 업소에 데려가면 팀당 1만~2만원의 수당이 떨어지고 해당 팀이 마신 술값의 15% 정도를 챙긴다고 한다. 그는 "중간에 다른 일을 안 해 본 건 아니에요. 근데 벌이가 영 시원찮아서 못하겠더라고요. 이 일을 하면 솔직히 우리 나이에 만지기 어려운 돈을 벌 수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2년째 이 일을 하고 있네요"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수입은 400만~500만원. 많이 버는 삐끼들은 한 달에 1,000만원 이상 벌기도 한다.
그럼 그 돈은 어디에 쓸까. 그는 "옷값이 제일 많이 들죠. 우리 세계에선 옷차림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또 차 유지비, 나머지는 생활비, 유흥비로 나가요. 한 달에 200만원 씩은 저축하고 있고요. 이것도 나이 들면 못하는 '한때 장사'라 젊었을 때 바짝 벌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전 월드컵에 최근 휴가철까지 이어지면서 손님이 줄었다. 때문에 수입이 평소의 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하지만 휴가철만 지나면 수입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질문을 이어가다 보니 어느새 자정에 가까워졌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에 따르면 이제부터 '전투'가 시작된다고 한다. 취객은 성공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집중공략대상'이라는 것. 아니나 다를까 이내 만취한 이들이 '원빈아빠'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그의 안내에 따라 단란주점으로 향했다.
10여분이 지나자 그가 돌아왔다.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 그는 "잠깐만 쉬었다 하자"며 어디론가 향했다. 그를 따라 술집 사이 골목으로 들어서자 그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이들 너댓명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삐끼로 같은 업소에서 일하는 건 아니지만 서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업소를 자주 옮겨 다니는 직업의 특성상 웬만한 업주나 삐끼들끼리는 안면이 있다고 한다.
'원빈아빠'의 소개를 통해 다른 삐끼들과도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이 일을 시작했다는 '토쟁이'는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신입'이다. 삐끼 일이 재미있냐는 질문에 그는 "적성에도 맞고 재미도 있어요. 밤낮이 바뀌어 힘들긴 하지만 거저 돈 버는 거나 마찬가지에요"라며 들떠 있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3년차 삐끼 '짝퉁 현빈'이 "시작한지 얼마 안돼서 그렇다. 조금만 해봐라. 할 짓이 못 된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취객을 상대하다 보면 '험한 꼴'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말싸움은 일쑤고 폭행당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난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0월 취객에게 두들겨 맞아 한 달 넘게 병원신세를 져야만 했다고 한다. 그는 "손님 때렸다는 소문나면 이 일 못해요. 때리면 그저 맞는 수밖에 없죠. 모르는 사람이 보면 쉽게 돈 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도 우리만의 고충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대체로 삐끼들은 붙임성과 말주변이 좋다. 농을 건네는 것은 기본, '기사를 이렇게 저렇게 써보라'는 제안을 하는가 하면 전화번호까지 건네며 "이쪽으로 놀려오면 잘해 줄테니 다른 기자 분들하고 놀러 와요"라며 능청을 떨기도 했다.
이들과 대화를 이어가다 보니 시계바늘은 어느새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삐끼들과 작별을 고해야 했고 이들은 다시 거리로 돌아갔다. 얼마쯤 걸어왔을까, 뒤를 돌아보자 먼발치에서 삐끼들이 얼굴에 잔뜩 웃음을 머금은 채 취객들을 유혹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손님들을 데리고 업소로 향하는 삐끼가 있는가 하면 거절당한 뒤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는 삐끼도 보인다. 그렇게 유흥가의 밤은 깊어져 가고 있었다.
신성우
객원기자 jskwo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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