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와 환상의 짝꿍 미야자키

2010. 7. 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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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세계]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이 출렁출렁 푸른 물결 넘실대는 바다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여름. 나고 자란 땅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지난해인지 지지난해인지 모를 고만고만한 여름 바다의 기억만 덧그려온 뇌주름에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처녀 여름'의 추억을 아로새기고 싶다면 주저 말고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라!

◆태평양 속살 누비는 해양 스포츠의 천국=1시간 30분, 입국신고서 빈칸을 메우고 신문 두어종 뒤적이면 어느새 마무리되는 짧은 비행시간. 여름 그리고 바다와 합이 착 들어맞는 남국의 땅 미야자키는 회가 동하면 언제든 훌쩍 떠나도 별 무리 없는 이웃나라 일본에 위치한다.

어찌하여 여름, 바다와 환상의 짝꿍인고 하니 태평양과 면한 지리적 이점 탓이다. 규슈 끝자락, 동쪽으로 태평양을 껴안은 미야자키현은 남북 400km에 이르는 시원한 해안선을 품고 있다. 키 큰 야자수와 어우러져 남국의 진한 향기를 내뿜는 바다 안팎에는 보고 즐길 거리가 즐비하다.

특히 짙푸른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니치난(日南) 해안은 이국적 풍광 속에서 각종 해양 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눈부시게 아름다운 이곳 바다의 속살을 누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핑과 스쿠버 다이빙이다.

서핑에 최적인 파도가 연중 물결치는 미야자키는 열도 최고의 서핑 포인트로 꼽힌다. 파도는 구릿빛 서퍼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수영을 못해도 상관없다. 경험으로 미루어 장담하건대 파도를 향한 열망만 가득하다면 몸속 깊숙이 숨어있던 눈곱만한 운동신경까지도 폭발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물론 실력 발휘에 앞서 서핑 강습을 받는 게 순서다.

초보자는 아오시마(靑島) 해변에 자리한 팜 비치 호텔(Aoshima Palmbeach Hotel)이 운영하는 서핑 강습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자. 일본에서 파도타기의 일인자로 뽑힌 서퍼를 비롯한 전문 강사 40여명이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게 서핑을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한다. 강사 친절도는 별 다섯. 그를 믿고 따르면 저주받은 운동신경의 소유자도 1~2시간 내 보드 위에 일어서 파도를 가르게 된다.

스쿠버 다이빙 포인트는 난고초(南鄕町) 오시마(大島)가 미야자키에서 제일 유명하다. 아오시마 해변에서 남쪽으로 30여분 차를 달려 아브라츠항(油津港)에서 배로 갈아타고 10분 정도 바다를 향해 나아가면 에메랄드빛 물결에 둘러싸인 작은 섬 오시마에 닿는다.

남북 길이 3km 남짓의 오시마는 제 몸집에 비해 '큰' 이름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오시마가 품은 해양 생태계가 놀랍도록 풍요롭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역시 별 다섯개가 아깝지 않은 다이빙 강사의 지도에 따라 바닷속으로 뛰어들면 신비로운 수중 세계가 펼쳐진다.

이방인에게 행여 코빼기라도 보일세라 지느러미를 재게 놀려대던 물고기들이 서서히 경계를 늦추고 곁으로 다가오는 순간 기뻐 환호성을 지르면 황천길. 물고기들과의 교감은 가슴으로만 나누는 센스가 필요하다. 몸을 낮출수록 긴코가시고기, 할리퀸새우, 고비, 먹붕장어 등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물고기들과 나란히 알록달록 다채로운 산호초 사이를 누빌 수 있다.

미야자키는 구로시오 난류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수온이 18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아 연중 다이빙이 가능하다. 11~3월의 바다가 가장 맑고 투명한 속내를 드러낸다.

이밖에도 미야자키에서는 스노클링, 카약, 바나나보트 등 바다에서 가능한 모든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일본 건국 신화의 요람 아오시마=흥미진진한 해양스포츠의 매력에 흠뻑 취해 언제까지고 바다에 머무를 수 있을 것 같지만 체력의 한계는 늘 예상보다 빨리 온다. 그래도 아쉬워할 것 없다. 물 밖으로 나와도 미야자키가 선사하는 즐거움은 계속된다.

아오시마 해변과 다리로 연결된 아오시마는 일본 신화와 남국의 정취, 독특한 해안지형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섬이다. 섬 가운데 일본 초대 천황인 진무천황의 조부'야마사치히코'와 그의 아내'도요타마히메'를 모시는 신사가 있어 성지로 추앙받으며 에도시대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다. 지금은 인연을 맺어주는 운이 있다고 알려져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는다.

본전 오른편 문으로 들어서면 하늘마저 가린 울창한 열대우림지대를 지나 섬의 정중앙부에 이른다. 이 숲에서 수백년간 자리를 지켜온 비로야자는 '신이 내려오는 나무'로 신성시 여겨지고 있다. 아오시마에는 비로야자 3000여그루를 비롯한 열대식물이 빼곡 들어차 있는데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 이름 없는 풀 한포기조차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섬 중앙부에는 큰 돌을 원형 또는 방형으로 두른 원시적 형태의 신사 '이와사카(磐境)'가 세워져 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납작한 토기에 소원을 담아 이와사카에 던져 넣으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와사카 속에 쏙 집어넣지 못해도 너무 실망하지 말 것. 토기가 이와사카 겉에서 깨지는 것은 나쁜 운이 떨어져나가는 길운을 의미한다.

섬 주변은 '도깨비 빨래판'이라고 불리는 기이한 바위에 둘러싸여 있다. 신생기 해식작용에 의해 진흙과 모래가 빨래판 무늬로 굳어지면서 생성된 것으로 아오시마와 니치난 해안 일대에서만 볼 수 있다.

◆깎아지른 절벽, 동굴 속에 자리한 우도신궁=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깎아지른 절벽에 세워진 우도신궁은 도요타마히메가 진무천황의 아버지인 '우가야후키아에즈노미코토'를 낳은 곳이다.

절벽을 깎은 파도와 바람이 함께 빚은 기묘한 형상의 바위가 광활한 태평양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올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신당은 신비롭게도 절벽 위 동굴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신화에 따르면 이곳에서 도요타마히메가 본래의 모습인 상어로 변해 아기를 출산하는데 이를 남편 야마사치히코에게 들키자 바위에서 아이가 먹을 젖이 나오게 만들고 신궁을 떠났다.

본전 뒤에 있는 이 바위는 젖가슴 형상으로 '오치치이와(お乳岩)'라고 불린다. 우가야후키아에즈노미코토는 여기서 떨어지는 맑은 물을 먹고 자랐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신화가 얽혀 있는 연유로 우도신궁은 임신과 순산, 육아를 기원하는 참배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절벽 아래에는 야마사치히코와 도요타마히메가 타고 왔던 거북이 바위로 변했다는 거북바위가 있다. 본전 앞에서 판매하는 '운다마(運玉)'라는 작은 돌을 이 바위의 움푹 파인 홈에 집어넣으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전설이 있다.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으로 던져야 한다.

◆명품 전망대 호리키리 고개=니치난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때 반드시 거쳐가야 할 곳. 호리키리(掘切) 고개는 미야자키의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명품 전망대다. 자연이 미야자키에 준 선물 '도깨비 빨래판'과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노라면 일상에 막혀 있던 가슴이 탁 트인다. 해안을 따라 피어난 화려한 열대의 꽃들은 철마다 모습을 달리하며 고개를 찾은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태양의 메시지를 전하는 선멧세 니치난='태양의 메시지'를 받는 곳이라는 뜻의 선멧세 니치난(Sun messe nichinan)은 지구 반대편으로 1만5000km 떨어진 칠레 이스트섬의 모아이상 7석을 복원해놓은 테마파크다.

드넓은 태평양 바다를 거칠 것 없이 품에 담을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일본은 본섬의 모아이상 복원공사를 지원한 것에 대한 보답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실물 크기의 모아이상을 재연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경도상 이스터섬과 일직선에 놓여 있으며 7석 각각 연애운, 재물운, 건강운 등을 상징하고 있어 석상을 만지면 연애나 사업이 잘 풀린다고 한다.

◆고전적 풍치 멋스러운 오비성과 성하마을=미야자키는 이국적 풍광과 일본 특유의 고전적 풍취가 공존하며 고혹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지역이다. 특히 이토가문이 300여년간 지켜온 오비성과 그 주변에 형성된 성하마을(城下町)은 옛 모습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어 소박하나 고풍스런 일본의 정취를 호젓이 음미하기 좋다.

오비성은 현재 성터만 남아 있는데 성내에는 100년 넘게 자란 삼나무가 수백그루 뻗어 있다. 정문에 해당하는 오테문(大手門)도 수령 100년이 넘은 삼나무로 1978년 복원된 것. 성 내 역사자료관에서는 이토가와 가신에게 전해 내려온 갑주와 도검, 무구, 고문서, 의복 등을 볼 수 있다.

오래된 돌담과 대문이 운치 있는 성하마을로 향하는 발걸음은 느긋할수록 좋다. '작은 교토'라 불리는 성하마을의 구석구석을 구경할 때 관광지도가 있으면 탐험 재미는 배가 된다. 오비성 입장권이 포함된 이 지도(1000엔)에는 마을의 상점에서 과자나 음료, 특산품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쿠폰 5장이 붙어 있어 마을을 산책하며 주전부리나 기념품을 고르는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준다.

쿠폰을 교환할 수 있는 상점에는 분홍색 깃발과 번호가 붙어 있다. 잠시 앉아 쉬며 목을 축이고 가기 좋은 가게는 상큼한 샤베트를 제공하는 15번 '상가자료관(商家資料館)' 1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곳은 삼나무 목재를 판매하다 메이지시대부터 철제도구를 취급했다. 저울, 다리미, 주판, 자전거 등 가게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는 물품이 전시돼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TIP. 미야자키 '여기!'

◆衣 - 이온 몰 미야자키='이온 몰(Aeon Mall)'은 규슈 최대 종합쇼핑센터다. 160여개 전문숍이 입점해 있으며 GAP, 유니클로 등 의류가 싼 편이다. 세일기간에 찾으면 싸고 예쁜 옷이 지천이라 쇼퍼홀릭은 지갑 단속을 단단히 해야 한다.

◆食 - 니치난 가다랑어 구이 정식=미야자키는 풍요로운 자연이 선사한 식도락 천국으로 농·축·수산물 모두 풍부하다. 일본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미야자키 소고기와 토종닭을 숯불에 구워낸 지토리(地鷄), 당도 높은 망고 등 명물 음식도 여럿이다.

향토음식으로는 '니치난 잇폰즈리(一本釣り)가츠오(カツオ)아부루리쥬(炙リ重)'가 먹어봄직하다. 우리말로 옮기면 가다랑어 구이 정식인데 가다랑어를 회와 풍로구이, 따뜻한 차에 밥과 함께 말아 먹는 오차즈케(お茶漬け) 등 다양한 풍미로 즐길 수 있다.

잇폰즈리란 낚싯줄 하나에 바늘 하나를 꿰어 생선을 낚는 방법을 뜻한다. 즉 니치난 잇폰즈리 가츠오 아부루리쥬는 니치난 해안에서 낚시줄을 던져 하나하나 잡아올린 가다랑어만을 상에 올리는 요리로 쌀을 비롯한 나머지 식재료도 모두 미야자키에서 수확한 것만 사용해 신선한 맛이다.

니치난 소재 음식점 9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데 이중 비빙야(びびんや, 0987-23-5888)에서는 참기름을 넣은 고추장 소스와 가다랑어 내장으로 담근 젓갈, 와사비 등이 들어간 올리브오일 소스로 맛을 낸 두툼한 가다랑어 회와 새콤한 타르타르소스를 얹어먹는 미야자키 특산 닭튀김 '치킨남방(チキン南蠻)', 생선살을 갈아 만들어 쫄깃한 면발이 일품인 '교우동(ぎょう-どん)'을 한상에 올린다. 값은 1200엔. 딱 부러지게 차려낸 한상 차림치곤 저렴하다. 풍로구이는 한쪽만 가볍게 구워야 가다랑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住 - 시가이아 리조트·아오시마 팜 비치 호텔=미야자키공항에서 20분 거리, 미야자키시 해안가 거대한 소나무숲에 둥지를 튼 시가이아 리조트(Seagaia Resort)는 명실공히 미야자키 최고의 리조트다. 700ha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의 중심에 743개 전 객실 오션뷰를 자랑하는 높이 154m의 초특급 호텔 '쉐라톤 그란데 오션리조트'가 솟아 있다.

이외에 일본 명문 골프코스인 `피닉스 컨트리클럽`과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할 수있는 '월드 컨벤션 센터 서미트' 등을 비롯해 국제 경기가 가능한 테니스코트, 일본 유일의 반얀트리 스파, 노천온천, 동물원, 식물원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리조트 전용 바다인 '모험비치'는 해수욕과 해양스포츠용 비치가 따로 마련돼 있어 여름 휴양객에게 각광받고 있다. 해양스포츠 전용 비치에서는 스탠드업 패들 서핑, 카약, 패들보트, 바나나보트, 밴드와곤, 하이파이프 등 6종의 해양스포츠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리조트 소나무숲에서 해안까지 단숨에 달려나가는 자전거 하이킹도 인기다. 온천욕은 밤에 즐겨야 제맛이다. 소나무숲 사이로 어둠이 내려앉으면 고즈넉한 운치는 한층 더 깊어진다.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면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

아오시마 팜 비치 호텔의 온천수도 겹겹이 쌓인 피로를 푸는데 효과 만점이다. 41도의 천연 온천으로 피부미용, 신경통, 피로회복, 근육통에 효능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데 몸을 담가보면 안다. 매끌매끌 피부가 윤이 난다. 숙박객은 무료로 머무는 동안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으니 피부를 생각한다면 바다보다 온천에 피부를 양보해도 좋을 듯싶다. 5~8월 밤바다를 산책할 때 운이 좋으면 바다거북이 산란하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다.

취재협조=미야자키현 서울사무소 02-736-4755

미야자키=글·사진 주성희 기자 esc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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