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부동산재테크 중산층에 부메랑으로

입력 2010. 7. 26. 07:31 수정 2010. 7. 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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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꺾이고 거래 끊기자 대출이자만 '산더미'소득대비 부채비율 2000년 90%→2009년 153%로 급증"여유자금 없는 부동산투자 신용불량자 양산 위험"(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중산층의 자산 증식에 큰 몫을 했던 부동산 재테크가 아파트값 하락과 금리인상 등으로 이제는 가계에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 상암동의 자기 소유 아파트에서 사는 회사원 고상현(가명.38) 씨는 지난 2006년 인천 논현지구에서 구입한 미분양 아파트만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프리미엄이 붙기는커녕 분양가에 밑도는 가격에 내놓아도 팔리지도 않고, 대출 이자만 꼬박꼬박 물고 있기 때문이다.

고씨는 "원래는 입주 전 차익을 남기고 팔려고 생각했는데 아파트 경기가 싸늘해지면서 완전히 꼬였다"면서 "아파트가 자산을 불릴 보물인 줄 알았는데 돈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한 달에 부담하는 대출 이자는 100만원 안팎.지금 사는 아파트를 담보로 분양가 6억1천만원의 10%인 계약금 6천100만원과 2번의 중도금 1억2천200만원 등 1억8천300만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버틸 만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올해 말 입주 때까지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면 당장 잔금 1억8천300만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

게다가 이자후불제로 빌린 4번의 중도금 2억4천400만원에 대한 이자까지 더해지면 고씨는 그야말로 위기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고씨는 "지금 사는 집도 내놓았는데 집 보러 오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고 털어놨다.그는 "내가 선택한 것인데 지금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면서 "둘 중 아무 집이나 빨리 팔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호전되는 경제지표와 나아지지 않는 체감경기의 간극은 일정 부분 얼어붙은 부동산경기로 대출이자에 대한 체감도가 달라지는데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들어 아파트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전 재산을 털어넣고 대출까지 받아 내 집 마련을 하고 재산 증식도 꾀하자는 것이 대한민국 중산층의 보편적인 재테크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부동산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무리해서 산 집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투자 목적이 아닌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도 정도는 다르지만 상실감은 적지 않다.

대기업 과장인 김민철(가명) 씨는 2006년 서울 당산동에 있는 105㎡ 아파트를 5억6천500만원에 구입하면서 은행에서 1억5천만원을 대출받았다.

김 과장은 "아파트값은 수천만원 떨어졌는데 대출금은 이자까지 포함해 한 달에 100만원 이상 꼬박꼬박 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값이 올랐을 때는 대출이자가 부담스럽다고 생각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어쨌든 내 집은 생겼다고 자위하지만 고점에 잡았다는 생각에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696조5천610억원.이 중 절반가량은 주택대출로 주택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현재 341조8천692억원에 달한다.

통계청이 추계한 작년 전체 가구 수(1천691만7천 가구)로 나누면 가구당 2천만원이 넘는 돈을 집을 담보로 빌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나 부채 상환능력이 좋아진다면 별문제가 없지만 사정은 그렇지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 90.4%에서 작년 152.7%로 급증했다.

가처분소득 증가율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훨씬 가파른 것이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정책실장은 "1990년대만 해도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은 투기로 여겼는데 요즘에는 투자로 본다"면서 "사회의 잘못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실장은 "설령 투자로 보더라도 함부로 투자했다가는 외부 경제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으니, 여유자금 없이 무리하게 대출을 얻어 투자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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