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기상이변..국내 식탁물가도 껑충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한 기상이변으로 주요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밀 가격은 부셸(약 28㎏)당 5.93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달 동안 25%나 오른 것. 가격이 폭등한 것은 밀 주산지가 가뭄ㆍ홍수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최악의 가뭄사태를 겪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23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비축식량 300만톤을 긴급 방출했다. 라보뱅크의 애널리스트인 루크 챈들러는 "최악의 경우 러시아가 식량금수 조치를 내릴 수 있다"면서 "이 경우 밀 가격이 부셸당 7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난리를 겪는 중국에서는 채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북부 랴오닝성의 선양ㆍ톄링ㆍ판진 등에 폭우가 몰아치면서 물류마비로 채소공급이 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오이ㆍ가지ㆍ마늘 등의 가격이 지난 21일 하루 만에 각각 1.3%, 1.1%, 1% 상승하는 등 21가지 주요 채소 가운데 15종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장쑤ㆍ후난ㆍ광둥성 등 남부지역의 폭우가 그치지 않는 상항에 동북지역까지 이상기후권에 들어가면서 채소는 물론 육류ㆍ수산물 수급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7,002만㏊의 농작물이 침수 등 피해를 당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도 예외가 아니다. 연초부터 봄까지 계속된 이상한파의 영향으로 출하량 부족 현상이 지금까지 이어지며 먹을 거리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 상(上)품 10㎏의 도매가격은 9,430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의 4,167원보다 두 배 이상 올랐다. 무(18㎏) 상품도 전년보다 146%나 오른 1만6,941원, 마늘(한지형 1접)과 양파(1kg)도 각각 전년보다 70%, 54%씩 가격이 뛰었다.
여름 과일 값 상승세도 무섭다. 지난해 7월 7,793원이던 방울토마토 5㎏은 이날 현재 2만2,651원에 팔리고 있다. 연초 이상저온으로 조업횟수가 줄었던 고등어(10㎏)와 갈치(5㎏)도 지난해보다 각각 37%, 21%씩 비싸게 팔리는 등 가격오름세는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대형 마트의 한 관계자는 "농작물의 경우 올해 초 이상저온으로 성장이 부진해 수확시기가 전체적으로 늦춰진데다 상품성도 떨어지고 공급량도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마늘(200g) 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13.3% 뛴 2,880원, 흙대파(700g 이상)도 전년 대비 54.6% 오른 1,980원이며 양파 값도 이 기간 37.3% 상승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예상치 못한 날씨 탓에 먹을 거리 가격 변동폭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채소와 과일 출하량이 늘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의 가격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co.kr김태성기자 kojjang@sed.co.kr> ▶[알파클럽] 재야고수 추천! 오늘의 승부주는?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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