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흑연'을 1500℃ 초고온ㆍ5만기압 눌러 만들어국내 일진다이아몬드 세계 세번째 제조 성공웨이퍼 연마에 사용…일반 공업용 가격의 8∼10배
영원한 부와 사랑을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의 이런 상징성은 지상에 존재하는 물질 중 가장 단단하다는 특성에 기인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아몬드를 보석으로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단단한 경도와 우수한 열전도율로 인해 전 산업 분야에 절삭 및 연마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규모가 큰 중공업 분야에서 전기, 전자, 컴퓨터,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까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자원인 것입니다.
◇한국 산업의 보석,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이같은 특성으로 인해 전 세계 부품ㆍ소재 기업들에는 다이아몬드를 생산해 가공, 판매할 수 있는 기술이 큰 경쟁력으로 여겨져왔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입니다.
이것을 만들려면 탄소로 된 흑연을 초고압 금형에 넣어 약 1500도의 초고온과 5만 기압의 초고압으로 눌러서 만드는 극한기술이 사용됩니다. 자연에서 생성되는 천연 다이아몬드와는 달리 인공 환경에서 짧은 시간에 생산한 다이아몬드인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일진다이아몬드만이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일진다이아몬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공업용 다이아몬드 제조에 성공, 1980년대 영국의 드비어스(De Beers)사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사가 양분해 독점하던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과거 공업용 다이아몬드가 주로 석재, 구조물, 콘크리트 등을 절단하고 연마하는 건설과 광산용 공구 소재로 사용돼왔습니다. 대표 사례로 지난 1995년 8월 일제 치하 어두운 역사를 상징했던 구 조선총독부 첨탑을 절단할 때 바로 이 공업용 다이아몬드가 쓰였습니다. 이 첨탑을 자르는 데 사용된 줄 톱이 바로 일진의 공업용 합성다이아몬드입니다. 다이아몬드 제조 기술이 없었다면 외세 잔재를 청산하는 곳에 외국 기술이 쓰이는 슬픈 역사가 반복되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인쇄회로기판(PCB),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산업용 기판 등 정밀소재 가공 수요가 늘어나면서 과거 건축, 토목 등 기간산업에 사용되던 공업용 다이아몬드가 전자, 반도체 등 정밀소재 가공으로 영역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선진국은 건설ㆍ석재용 저급 다이아몬드 공구 생산을 포기하고 산업용 다이아몬드 공구 생산에 주력하고 있고, 중ㆍ저급 다이아몬드 공구 제조는 중국 등 개도국으로 이전되는 형국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자, 자동차, 항공 반도체 등 정밀기술이 요구되는 첨단제품 가공에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가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반도체 가공용 다이아몬드는 반도체 웨이퍼 연마에 사용되는 제품으로 그 표면이 고도로 정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마용으로 패드(PAD)가 사용되는데 반도체 가공용 다이아몬드는 이 패드가 웨이퍼를 연마하는데 최적의 상태가 되도록 만들어 줍니다. 이런 특성을 지닌 반도체 가공용 다이아몬드 개발과 생산에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해 현재까지 반도체 가공용 다이아몬드를 개발한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일진다이아몬드를 비롯해 3개 업체에 불과합니다. 가격도 일반 공업용 다이아몬드 가격의 8∼10배 수준에 달하는 고부가가치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도체 가공용 다이아몬드 세계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 반도체의 고집적, 대용량, 소형화가 진행되는 추세여서 정밀가공에 대한 수요급증으로 시장규모는 매년 20%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최근 자동차에 인공지능시스템 도입이 확대돼 인공지능시스템 센서 가공에 반도체 가공용 다이아몬드가 사용되고 있어 관련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의학용 수술 도구, 우주항공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이아몬드의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국산화= 1987년 일진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산학협력을 통해 6년여 오랜 연구 끝에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를 개발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드비어스와 함께 공업용 다이아몬드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GE는 일진다이아몬드가 자체 개발한 기술을 두고 자사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일진은 자체 개발 기술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보스턴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하고, GE가 오히려 독과점 방지법과 부당경쟁방지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맞소송을 메사추세츠 지방법원에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 패소한 일진은 국제 법률 전문가를 영입, 현지에 맞는 법률 진영을 재정비해 다시 항소에 나섰고, 결국 GE와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국내외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며 분쟁을 성공적 합의로 이끌었습니다. 결국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기술은 개발에서 법적 승인까지 11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 국내 대표 첨단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연호기자 dew9012@도움말=일진다이아몬드<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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