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힘들었나' 박용하 자살 원인 3가지

2010. 7. 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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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2억원 횡령·사업 압박·부친 암투병… 한류스타 부담까지

갑작스런 자살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고(故) 박용하가 스스로 세상을 떠나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박용하는 6월30일 오전 5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신의 방에서 캠코더 전선으로 침대에 목을 매 서른셋의 삶을 마감했다. 유서도 발견되지 않은데다 휴대전화에서 통화 목록까지 모두 삭제한 터라 그의 자살 이유를 두고 팬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가고 있다.

박용하의 자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추측된다. ▲ 구상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압박 ▲ 연예 활동에 대한 부담 ▲ 부친의 암투병으로 인한 고통 등으로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강남경찰서 곽정기 형사과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 박용하의 사망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에서 "부친의 암투병, 사업활동, 연예 활동을 병행하는데 따른 스트레스로 술을 마시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결심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용하의 자살 원인 첫 손에 꼽히는 것으로는 레스토랑 사업 구상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공식브리핑에서 "박용하가 일본 관광객을 상대로 새로운 사업과 연예활동을 병행하는데 힘들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용하는 사업가 안모씨와 함께 서울 명동에 일본인을 대상으로 한 한류 관련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문제를 두고 고심했다. 박용하는 사망 전날인 29일 오후 9시께 안씨와 청담동에서 만나 술을 마신 뒤 귀가해 자살했다. 안씨는 박용하에게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안씨는 30일 오전 1시 9분 '용하야, 힘든 것 같아 보여. 때가 있고 시가 있는데 함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자'고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장을 받지 못했다.

박용하는 지난해부터 개인적으로 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하며 측근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제주도에서 일본 팬들을 초대해 열었던 팬미팅과 관련해 사기를 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하는 2억원에 가까운 돈을 사비를 털어 팬들에게 배상을 해 주는 등 직접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며 고충을 겪었다.

박용하가 한류스타로서 부담감도 가졌다는 추측도 불거지고 있다. 박용하는 자살 사흘전인 27일에도 일본에서 콘서트를 열 정도로 굳건한 한류스타의 입지를 갖고 있지만, 국내 활동에 대한 부담을 가져왔다. 지난해 영화 <작전>과 KBS 2TV 드라마 <남자 이야기> 등에 출연했지만 예상보다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최근 드라마 <러브송>(가제)에 캐스팅되었지만 사망 2,3일 전부터 지인들에게 '일도 힘들고 이 생활도 너무 힘들다. 생각이 정리되면 다시 이야기 좀 하자'고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하의 힘든 속내를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박용하의 측근에 따르면 그는 최근 지인들의 경조사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는 등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프리카 차드 어린이를 돕는 등 봉사 활동도 꾸준히 해왔고, 드라마 <온에어> 영화 <작전>을 통해 맺은 인연과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지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박용하가 지병을 앓고 있는 아버지의 병환으로 힘들어 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했다. 이 측근은 "박용하와 최근 지인의 상가에서 만났다. 조문하고 함께 앉아 있는데, 아버지가 위암 말기라서 그런지 내내 얼굴 표정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박용하는 자살 전인 오전 0시40분께 위암 말기인 아버지의 등과 다리를 주무르면서 '내가 아파야 하는데 미안해 미안해'라고 울먹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하의 빈소는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됐다. 소지섭 송승헌 이병헌 박희순 유진 유노윤호 싸이 김기수 김진표 김민정 등 지인들이 조문했다. 발인은 7월 2일 오전 8시다. 화장은 성남 화장장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현아기자 lalala@sportshankook.co.kr문미영기자 mymoo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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