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녹색인증제도

박상훈 2010. 6. 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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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녹색산업 투자 활성화로 성장 촉진"

인증기업에 R & Dㆍ마케팅 등 금융 지원 혜택복잡한 조건ㆍ평가기준… 중기 진입장벽 우려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으로 제시한 정부가 최근 녹색인증 제도를 본격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식경제부, 기획재정부 등 8개 주요 부처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이 제도는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 `녹색성장' 비전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녹색인증 시행을 위해 340여명의 분야별 전문가 그룹을 활용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지만 시행 초기부터 여러 가지 논란에 휩싸여 있어 정착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녹색인증제는 크게 녹색기술 인증, 녹색사업 인증, 녹색 전문기업 확인 등으로 구분됩니다.녹색기술 인증은 신재생에너지, 탄소저감, 그린IT 등 10대 분야 61개 부문 기술을 대상으로 하며 기술성, 시장성, 녹색성 등을 평가합니다. 시장에 출시된 최고기술 대비 70% 수준의 정량적 기술규격을 통해 평가합니다.

녹색사업 인증은 녹색기술 10대 분야 중 신소재를 제외한 9대 분야 95개 사업이 대상입니다. 녹색산업설비, 기반시설의 설치 및 공사, 녹색기술의 응용, 보급, 확산 등 경제적, 기술적 파급효과가 큰 사업에 대해 인증합니다.

인증된 녹색기술에 의한 매출액 비중이 30% 이상인 기업은 녹색 전문기업 확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녹색기술 사업화 기업에 대해 자금과 연구개발(R & D), 수출, 마케팅 등 기존에 각 부처들이 운영하고 있는 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추가 혜택을 줄 예정입니다.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시 한도적용을 제외하거나 기술평가보증료 감면, 민관합동 신성장동력펀드 투자 대상에 포함시키는 안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가R & D사업 참여시 가산점을 주거나 특허출원시 우선심사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녹색인증을 받고자 하는 기업은 전담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인증 절차는 신청이 접수된 이후 45일 이내에 모두 완료되며 인증서 신청부터 발급까지 모든 서비스를 진흥원을 통해 원스톱으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수수료는 녹색기술 100만원, 녹색사업 150만원이며 2년 단위로 갱신해야 합니다.

정부는 녹색인증제를 통해 유망 녹색기술과 녹색사업, 녹색전문기업 등 투자 대상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녹색금융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녹색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녹색인증 기술과 사업, 기업에 투자하는 민간 투자자에게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등 세제 지원에 나설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시작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정부의 녹색금융 지원 계획에 따르면 조달자금의 60% 이상을 녹색기술 혹은 녹색사업에 투자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미달된 만큼 은행이 세제지원 비용을 물어내야 합니다. 가능한 한 많은 자금이 녹색산업에 투자될 수 있도록 한 강제조항이지만 민간은행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일부 은행의 경우 관련 상품 개발을 마치고도 판매를 주저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기업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녹색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비용과 상당한 준비작업이 필요합니다. 녹색산업 특성상 막대한 초기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정부와 은행이 세부 지원조건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기업들은 기술개발이 늦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소외감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발표된 최고기술의 70%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중소기업에게는 오히려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증 받은 기업의 3분의2 이상이 대기업으로 채워지면서 자칫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이 대기업의 신사업 종자돈으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녹색금융에 대한 기업인식' 조사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국내 300여개 녹색기업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8곳은 투자확대 계획을 갖고 있지만 실제 녹색금융을 이용한 기업은 14%에 불과했습니다. 녹색인증에 대한 문제점 조사에서는 58.7%가 `까다로운 인증조건 및 절차'를 꼽았고, `벤처확인제, 이노비즈인증제 등 기존 인증제와 차별되지 않는 것 같다'(16.6%)는 의견이 뒤를 이었습니다.

본래 녹색인증제를 도입한 취지는 민간자금이 녹색산업으로 흘러 들어가 시장의 메커니즘에 따라 녹색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장기 투자를 위한 문화적 기반이나 분석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녹색인증은 녹색산업에 대한 투자여부를 판단하는데 매우 유용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녹색인증이 초기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중소기업의 녹색산업 진입을 돕고 우리 경제의 녹색화를 지원하는 제도로 정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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